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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보낸이 : 조항균(허수애비) 2003-06-0
주먹 끝에서 세찬 파공음이 터져 나왔다. 개방 절기, 일타(一打)의 권력으로 단단한 옥(玉)을 부순다는 파옥권이다. 사나웠다. 마사 그리고 민첩했다. 그렇게나 고고한 태도를 보이던 양화개였으나, 권법을 전개하기 시작하니 완전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파아아아. 권형과 투로가 이어지는 것이 전광석화와 같았다. 마사 목신운형의 진결을 떠올리며, 용보를 밟아 양화개의 권격들을 흘려냈다. 위, 아래, 만만치 않은 압력을 견뎌내면서 한 발 더 전진한다. 마사 권각이 그대로 닿는 거리까지. 양화개의 몸이 바람을 일으키며 견미각(犬尾脚), 강력한 일격을 내쳐왔다. 마사 위이이잉. 회선하여 들어오는 양화개의 발등이다. 마사 뼈를 부술 수 있는 경력이 실려 있었다. 격타당하면 그것으로 끝날 수 있을 만큼, 강맹한 위력이 느껴졌다. 만만하게 볼 공격이 아니었다. 파락! 땅에 닿을 듯 아래로 몸을 숙인 청풍이다. 곧바로 검을 내뻗으려 했으나, 양화개는 그럴 틈을 주지 않았다. 마사 견미각의 축이 되는 왼발을 가볍게 튕겨 몸을 뒤집고, 번신각(?身脚)의 일격을 날려온다. 절묘하게 이어지는 연환퇴(連環腿)였다. 파팡! 파파팡! 십여 합을 넘어갈 때 까지. 청풍은 검을 전개할 수 없었다. 이 정도 근접한 곳. 마사 분명, 양화개의 거리다. 병장기를 상대할 때와는 확실히 다른 감각. 마사 그 뿐인가. 청룡검이나, 강의검이나 이척이 넘는 장검이다. 검을 내치기엔 공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파아아아아. 마사 좁디 좁은 쾌속선 위, 수면을 크게 뒤흔들 정도의 경풍이 퍼져 나간다. 어렵사리 피해낸 측면으로 양화개가 펼치는 번신각의 파공음이 거세게 들려왔다. 마사 번신각에서 다시 견미각으로. 전환이 이루어지는 속도가 눈부셨다. 마사 “!!” 기세를 탄 양화개다. 마사 계속 속도가 붙어가는 것일까. 꺾여 들어오는 시점이 예상보다 더 빨랐다. 마사 읽고 있던 공격각을 상실하며, 철벽같던 방어가 무너졌다. 옆구리로 들어오는 일격. 마사 너무 가깝다. 피할 도리가 없었다. 마사 그렇다면 받아낼 수 밖에. 목신운형의 진기를 있는 대로 끌어 올렸다. 마사 뻐억! 청풍의 전신이 크게 흔들렸다. 마사 버텨낸다. 갈빗대 두세 개는 간단히 나갔을 일격이다. 마사 청풍은 눌러 참았다. 견뎌 냈을 뿐 아니라, 거기서도 또 한 발 더 앞으로 전진했다. 마사 그 정도면 결정타. 양화개, 그의 얼굴이 크게 굳었다. 마사 나간다. 금강탄의 일격이 양화개의 앞으로 짓쳐 들었다. 마사 충격을 반격으로. 거리의 제약에 묶여 있던 두 자루 신검이 마침내 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큐유우우우! 마사 청룡검이 바람을 가르며 울리는 소리는 승천하는 신룡의 용음(龍吟)과도 같았다. 양화개가 미친 듯 팔선보를 전개하며 전신을 휩쓸어오는 막강한 경력을 흩어냈다. 마사 쾌속선 뒤 쪽으로 ‘촤악’하고 갈라지는 물소리가 들릴 정도. 개방 장로의 무력은 확실히 만만치 않았다. 마사 청룡검이 뻗어나간 틈새로 양화개의 몸이 급격하게 쏘아져 오더니, 기합성을 내지르며 파옥권의 일권을 내질러 왔다. “합!” 마사 이래도 멈추지 않을테냐, 묻는 듯한 공격이다. 그에 대한 청풍의 대답. 마사 오직 하나다. 빠아악! 마사 청풍은 물러나지 않은 채, 청룡검을 든 왼쪽 어깨로 파옥권을 받아내 버렸다. 휘청 흔들리는가. 마사 그래도 내 뻗는 강의검의 섬광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정심한 내공의 힘이다. 마사 풍부한 경험의 힘이다. 파검존 육극신의 내력은 이런 수준이 아니었다. 마사 성혈교 사도의 수공, 석대붕의 염사곤, 지금 다시 마주친다 한들 어찌 감히 맨몸으로 받아내겠는가. 상대해온 무공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마사 백야참을 발하는 섬광이 가까워질 수록. 양화개의 눈에 떠오른 것은 경악의 감정일 뿐이다. 다급하게 쾌속선 바닥을 향해 몸을 던지며 볼썽사납게 구르고 말았다. 마사 터엉!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