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냄새 나는 노트북 전문웹진

서울경마결과◀ 아, 진작 말씀하셨으면 좋았을 것을
신경이 쓰이네요.” “그렇습니까.” 서울경마결과 “예. 그래요.” “하지만, 우리는 아직 서로의 이름도 모릅니다.” 서울경마결과 “아! 그랬나요.” 그녀가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이름을 가르쳐 줄 생각은 없는 듯, 품속의 주머니 하나를 꺼내며 짐짓 딴청을 부린다. 서울경마결과 “이런! 백강환(白鋼丸)을 아홉 개나 써 버렸네! 당 노대가 알면 날 죽이려 할 거야!” 고개를 마구 흔들던 그녀. 서울경마결과 그녀가 불쑥 손을 내밀고는 청풍의 행낭을 가리켰다. “이.......피풍의나 꺼내 줘요.” 서울경마결과 “예?” “어서요.” 서울경마결과 영문을 모른 채, 꾹꾹 말려 있는 피풍의를 집어 빼어 그녀에게 건내 주었다. “흥. 다행히 속까지 젖지는 않았네요.” 서울경마결과 파앙! 파아앙! 내력을 실어 털어내는 피풍의가 뽀얀 물방울을 만들었다. 한 번 돌려 본 그녀가 그것으로 온 몸을 둘둘 감싸고는 그 속에서 주섬 주섬 움직인다. 서울경마결과 “저쪽을 좀 보아 줄래요?” 청풍이 화들짝 놀라 뒤로 돌았다. 피풍의 사이로 나오는 옷. 그녀의 경장 상의(上衣)다. 부서진 목장 길다란 나무 조각 하나를 땅에 박고 이제 타오르는 불가에 그대로 서울경마결과 걸쳐 놓았다. “지, 지금........뭐하시는 겁니까.” 서울경마결과 “벗어서 말리는 편이 빠르죠.” “.......!!” 서울경마결과 대담해도 이렇게 대담할 줄이야. 지나치다고 느낀다. 화산파의 추격을 받게 되었으면서도 여유롭게 구는 것. 그것보다 더하다. 아무리 강호의 여인이라지만, 강호 여인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서울경마결과 “그, 그렇다면, 그러니까, 그 피풍의처럼 털어서 말리면 되지 않습니까.” “옷이 망가져요.” 서울경마결과 대뜸 대답하며, 경장 바지 하의까지 벗어다가 불 근처에 걸쳐 놓았다. 청풍으로서는 식은 땀이 흐를 정도.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서울경마결과 “같이 말리는 것이 좋을 텐데요. 나도 그 쪽은 안 볼게요.” “아, 아닙니다.” 서울경마결과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로서도 편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고개를 쳐든다. 아니 될 말이다. 이렇게 아녀자 하나와 늦은 밤, 빈 사당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충격적인 일이었다. 서울경마결과 옷은 벗지 않는 대신, 품속에 든 소지품들을 확인했다. 동전이 든 피낭은 그대로 잘 있다. 혹시 몰라 피혁 주머니에 넣어 둔 자하진기 비급도 문제없다. 물이 조금 스며 든 것 같지만, 사부가 쓰던 종이와 묵필(墨筆)은 서울경마결과 물에 닿는다고 번지는 종류가 아니었었다. 백매화 새겨진 원로원 은패 역시 그대로였다. 장문인이 보낸 정검대 검사들, 왠지 이 은패는 앞으로 쓸 일이 없을 것 같다. 어쩌다가 일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 서울경마결과 실로 모를 일이었다. 딸깡. 서울경마결과 물건들을 집어 빼면서 흘러나온 것일까. 품속에서부터 하나의 조그만 물체가 떨어져 나왔다. 서울경마결과 ‘이것은........!’ “아!” 서울경마결과 이쪽을 본 것인가. 그녀가 일순 탄성을 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떨어진 것은 목걸이. 서울경마결과 우윳빛 옥석이 매달려 있는 아기자기한 목걸이다. 연선하가 준 것, 아니, 다른 ‘누군가’가 연선하를 통해서 준 물건이다. 그리고. 서울경마결과 청풍은 깨닫는다. 이 목걸이다. 서울경마결과 주홍색 바위를 타고 부는 바람, 황석곡. 적색기와에 분홍장식과 한 쪽으로 보이는 연화봉과 운대봉. 서울경마결과 매화정. 구름이 쉬어가는 곳에 한 여인과 한 소녀가 보인다. 서울경마결과 한 여인은 연선하. 그리고 한 영명한 소녀는 이제 뛰어난 미녀가 되어 있을 게다. 청풍이 고개를 돌려 본 여인. 서울경마결과 피풍의를 둘러친 그녀의 아름다운 목선 밑으로 한 개의 목걸이 줄이 걸려 있다. “서.......영령.......?” 서울경마결과 “........” 그녀가 홱 고개를 돌렸다. 서울경마결과 “........언니에게 누가 준 것인지 이야기하지 말라 그랬었는데요.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모양이네요.” 연선하는 서영령이 주었다고 말 한 적이 없다. 서울경마결과 그저 머리 속에 남아 있는 이름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