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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KTX를 타고

사실 KTX 탑승도중의 테스트는 시간적으로는 경부고속도로에서의 로드테스트보다 시간적으로는 훨씬 앞서 시작했고 늦게 끝났습니다. 첫번째 테스트는 3월 23일 경부고속철도 서울-대전 구간에서 했고, 그리고 두번째 테스트는 3월 29일 경부고속철도 서울-동대구 구간에서 했음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제품을 수령받고 영등포역을 향해 출발한 때는 3월 23일 밤 9시를 살짝 넘겨서였습니다.
하지만 예매한 승차권대로 열차를 타기에는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논현동에서 영등포역까지 20분만에 갈 수는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바로 7호선을 타고 이수역까지, 그리고 4호선을 타고 바로 서울역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예매한 열차를 놓쳤으니 당연히 승차권 반환의 수수료도 많고, 남은 편이 KTX밖에 없다보니 비싸도 어쩌겠습니까. 무조건 KTX를 타야 했지요. 바로 다음날이 예비군 훈련이기도 해서 안 가면 안 되었습니다. 서울역에서 대전역까지는 KTX, 그리고 대전역에서 왜관역까지는 무궁화호를 이용하는 패턴이었는데, 우선 KTX 탑승시간 동안만 테스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전원을 켠 후 바로 전원을 켰습니다.

지금 화면을 보시면 화면이 최저 밝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화면의 휘도 조절방법을 몰랐으니까요. EVDO 모드로 접속되어 있고, 조선닷컴 카페 "최원석의 자동차 세상" 을 보던 도중 메신저를 켜서 지인과의 온라인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다른 지인이 메신저에 접속하는군요.

열차가 시흥의 지하선로구간을 통과하고 광명역을 나오면서부터 EVDO 모드의 접속은 끊어지고, IS95B 접속으로 재접속되었습니다. 아래 연속된 세 사진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 세 장의 사진은 이어서 촬영한 것으로, 조작 시비를 불식하기 위해 중간에 KTX 차내의 TV 속도표시장면을 중간에 찍은 것입니다. 시속 292.3km. 거의 300km 가까운 고속에서도, 약간 불안하긴 하지만 IS95B 모드로의 접속이 가능하여, 텍스트 위주의 페이지 확인은 가능했습니다. 메신저 사용시 파일 받기/보내기 등은 불안정해서 다소 난점이 있습니다.

천안아산역을 지날 즈음이었습니다.
싸이월드 접속을 하면서, 좋아하는 가수의 PV 동영상을 보러 시청페이지를 찾던 도중이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이 사진을 찍으면서 아주 이상한 포즈를 취했습니다.
옆자리가 비어 있었기에 혼자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왼팔을 옆으로 쭉 펴고 손목을 꺾은 상태에서 카메라를 잡고 찍었으니, 셀카놀이도 참 이상하게 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당시 이 열차는 천안아산역을 통과하는 열차였습니다. 창 너머에 천안아산역의 표지판이 희미하게 보일 거예요.

사용상태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띄워놓은 상태에서 다른 일본어 홈페이지를 연 상태였습니다. 미니홈피의 음악을 듣기위한 플러그인 설치는 원활하게 되지 않았습니다만, 이것은 제품의 문제라기보다는 아직 EVDO의 실제 사용가능한 범위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은 곳이 있다면 바로 헤드폰 단자의 위치 그리고 키보드 위의 음량조절버튼이 아닐까요. 대개 모바일 노트북은 휴대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이와 별개로 최근 보급이 가속화되고 있는 MP3 플레이어의 경우, 이어폰을 기본으로 갖고 다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음질을 중시하는 분들은 휴대용 헤드폰 앰프에 대형 헤드폰을 물려서 사용하시겠지만요, 그건 어디까지나 소수의 매니아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두 경우를 조합해 봅시다. 노트북에 저장해 둔 음원을 이동중에 감상하고 싶을 경우,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한 이어폰을 연결하는 것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이 경우 사진과 같이 헤드폰 단자가 본체 한쪽면의 사용자 가까이에 있는 것이 아무래도 유리합니다. 이 배치방식은 극찬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군요. 게다가 음량 조절을  Fn 키와의 조합없이 키보드 상단의 독립된 키로 할 수 있다는 것도 상당한 메리트입니다. 특히 데스크탑에서 처음으로 노트북으로 이행한 분들에게 위화감 없이 적응가능한 구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왕 이어폰을 꽂았으니, 한번 EVDO의 성능을 살려서 스트리밍 동영상배신서비스를 이용해 볼까 하고, 필자가 잘 이용하는 일본의 음악배신 사이트인 barks.jp에 접속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습니다.

다음의 사진을 보겠습니다.

버퍼링을 하는 것 같습니다만, 끝끝내 제대로 영상과 음악이 나오지는 못하고, 결국 대전역이 가까와지는 시점에서는 제품을 끄고는 내릴 준비를 해야만 했습니다.

제품의 수납상태는 어땠을까요?

당시 사용하던 가방인 타거스 백팩형 노트북 가방(이전의 노트기어 프로슈머 이벤트에서 받은 것입니다) 속에다 제품을 넣었더니, 딱 맞는 사이즈더군요. 저의 메인 노트북인 SONY VAIO GR5F/BP는 14.1인치 화면을 채용한 대형 노트북이라서 넣고 다니기에는 내부 공간이 약간 부족한 감이 들었습니다만,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 제품은 마치 딱 맞춘 것처럼 수납에서도 강점을 발휘하더군요. 여성용 숄더백에 넣어서 휴대하기에도 무리없는 사이즈 같습니다.

<img src="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79/31979/1/DSC03630.JPG">
 
그리고 그 다음주인 3월 29일.
다시 서울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 그리고 노트북의 서울시내 테스트(제4편에 그 이야기가 나옵니다)도 하기 위해서였지요.

첫 회에 보면 나오는 사진속의 인물이 제 친구입니다. 그리고 제4편에 또 다른 친구도 등장하므로 미리 귀띔해 놓겠습니다. 3월 28일 구미에서 서울로 이동할 때에는 고속버스를 이용했고, 그 때의 사용감은 이미 전회에서 두 번에 걸쳐서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3월 29일 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경부고속철도에서의 전구간에 걸친 테스트 이야기입니다.

3월 28일 서초구의 센트럴시티(강남고속터미널 호남선)와 동대문구의 경희대에서, 그리고 29일의 광진구의 장로회신학대 그리고 관악구의 서울대 주변의 이른바 녹두거리에서의 테스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려는 때는 저녁 8시를 넘겨서였습니다. 하필이면 그 때 경부선 새마을호, 무궁화호 열차가 파업중이라서 운행본수가 격감한 상태로, 탈 수 있는 열차는 오로지 KTX 뿐이었습니다. 이미 예매해 놓은 승차권은, 파업 때문에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어 환불을 받고 그 환불금액에 추가로 돈을 더 보태어 KTX를 타지 않으면 안되었으니까요. 그 때문에 당초 기획했던 경부선 재래선상의 테스트는 할 수 없게 되었고, 부득불 대전-동대구 간의 고속선상 테스트로 대체하는 수밖에 없었게 되었습니다.

5년만에 만난 친구와 식사를 하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그간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지난번 해외여행 때 찍은 사진을 제품을 통해 보여 주면서 한참 수다를 떨었지요. 그런데 거기서 문제가 생겼던 것입니다. 이미 배터리의 잔량은 50% 남짓. 그런데 리뷰는 써서 올려야 하고, 최대 절전 모드로 구동하여도 1시간 40분 이상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서울역에 도착해서였습니다. 승차권을 사고 나니 발차 시각으로부터는 약 40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주변에 전기 콘센트가 없는가 해서 찾아보고 하나를 발견해서, 사진과 같이 충전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충전 알림을 나타내는 전면부의 LED에는 주황색 불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상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혹시 이것 때문에 고장이 난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그건 아니더군요. 핸드폰 충전기를 연결했지만 그것도 작동되지 않았으니까요.
결국 문제의 그 전기콘센트는 충전이 불가능한, 작동 안 되는 것이더군요.

그러던 와중에 개찰이 시작되어 플랫폼으로 내려 가야 했습니다.
열차가 미끄러져 들어왔습니다.

행신역을 시발역으로 하는 열차였는지 차창 너머로는 이미 소수의 승객들이 타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번에도 아니나다를까 저의 옆에는 아무도 앉지 않더군요. 3월 23일 밤과 같이, 역시 옆 자리가 비어 있는 채로 제품 테스르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오히려 그 상황이, 가끔 플래시가 터지는 것 때문에 옆 좌석의 승객이 불편해 하는 것을 미연에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제품을 켜고 무선인터넷에 접속 후, 노트기어 홈페이지에 사용기를 올렸습니다.

배터리 잔량은 약 1시간 45분으로, 동대구역까지의 소요시간과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경부고속철도와 경부선이 합류하는 지점인 경부선 지천역 인근에 다다를 때까지 텍스트를 업로드하고 난 후 내릴 준비를 하면 되었기에, 배터리 잔량에 대해서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신호가 끊겨 재접속을 할 때 처음 보는 모드가 출현했습니다.
이전에는 EVDO(2.4Mbps) 아니면 IS95B(14kbps)였는데, 특이하게도 CDMA 2000 1X(153.6kbps)라는 모드로 접속이 되었으니까요.

결국 KTX가 큰 커브를 그리며 감속을 시작하던 때가 왔습니다. 경부고속철도와 경부선 재래선이 합류하는 지천역 부근이 다 왔다는 신호였습니다. 노트기어에 올릴 첫 리뷰의 텍스트 부분을 완성한 후에 전원을 끄고 가방 안에 제품을 수납했습니다. 배터리 잔량은 약 10분. 곧 끄지 않을 경우 작업중인 자료는 물론, 갑작스런 방전으로 전기적인 충격이 부품에 가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끄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었습니다.

동대구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0시 36분.

아직은 전국적으로 EVDO 접속이 가능하진 않기에 아쉬운 점과 개선사항도 없지 않습니다만, EVDO 모뎀 내장이라는 비밀병기를 탑재하고 있는 제품은, 아주 급박한 상황에서의 통신축선 확보 면에서 다른 노트북이 할 수 없는 특기를 가졌다는 점에서 그 특유의 존재가치를 자랑할 만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서울과 대구에서의 테스트 결과를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내일 쯤 게재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사용에 참고 되시길 바랍니다.

평가자 이 상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