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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기가막힌 사망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지방의 한 PC 방에서 한 남자가 인터넷 게임을 하던 중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 남자는 죽기 직전까지 무려 72시간 동안 쉬지 않고 게임을 했다고 한다. 의사가 진단한 사인은 '한자리에 너무 오래 앉아 있어 피가 몰려' 사망했다는 것.
장시간 앉아 있음으로 피가 몰려 일시적인 장애를 겪거나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일은 그리 드믄 일만은 아니다. 가령 장시간 비행기로 잦은 이동을 하는 여행객 중에서도 동일한 증상으로 돌연사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이렇게도 죽고 저렇게도 죽는 사람이 있는 법인데, 이것이 뭐 그리 대단한 사건이냐고 시덥지않게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실 컴퓨터 앞에서 72시간 동안 게임을하다 돌연사한 이 남자의 죽음의 진짜 원인은 '사이버 중독'이었기 때문이며 이는 '전국민 초고속 인터넷 시대'라는 유례없는 사이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릴만한 중요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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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컴퓨터의 급속한 발전과 인터넷의 보급으로 우리의 생활 환경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인터넷이 보급시킨 새로운 문화는 사람들의 삶의 유형을 완전히 바꿔 놓았으며 그 부작용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사이버 중독'이라는 것이다.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 '사이버 중독'은 그리 친근한 표현이 아니다. 보통 '인터넷을 너무 많이 하면 안좋다는 말이겠지..'라고 단순한 의미로 받아들이려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사이버 중독'의 실체와 그 심각성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되면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폐해를 초래하는 중증 질환인지를 인식하게 될 것이다.
'사이버 중독'이란 정보 이용자가 지나치게 컴퓨터에 접속하여 일상 생활에 심각한 사회적, 정신적, 육체적 및 금전적 '지장'을 받고 있는 상태로 정의된다.
여기서 '중독'이라는 말이 갖는 의미는 지나친 컴퓨터 사용으로 인하여 의존성, 내성, 및 금단 증상이 발현됨을 전제조건으로 하는데, 이는 마치 마약, 알코올, 도박 중독증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
사이버 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먼저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허전할 때 자신도 모르게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하여 시간을 보냄으로 인해 위안을 얻는 '의존성 중독'과 하루 종일 웹에 접속한 상태를 지속하며 컴퓨터를 한시도 끄지 못하지만 작업 효율은 떨어지는 '내성 현상 중독' 그리고 인터넷을 떠나 있으면 왠지 불안하고 집중이 안되며 인테넷 상에 꼭 알아야할 중요한 일이나 이메일이 도착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몹시 궁금해하는 일종의 '정보 노이로제형 중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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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인터넷 중독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스포츠 투데이
사이버 중독은 위에서 언급한 일련의 증상들만으로는 단정적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
각각의 증상들이 심각하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만성적이 되어 신체, 심리, 사회 활동 등에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라면 일단 '사이버 중독'으로 봐야 한다.
물론 현재까지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사이버 중독'을 일종의 '장애'로 봐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분분하다. 인터넷의 보급된 시간이 아직은 정확한 임상 실험의 데이타로 표출될만큼 길지 않을뿐더러 인류의 생활 양식에 괄목할만한 악영향을 끼쳤다는 확실한 보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사이버 중독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견되고 있으며 매우 다양한 유형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온라인 중독 센타'가 설립되었으며 일본, 유럽 등의 나라들에서도 '사이버 중독'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에 있다.
반면 인터넷 보급률에 있어서 압도적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는 사이버 중독에 대한 통계는 물론 변변한 치료시설 하나 없는 실정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사이버 중독 정보센타'(www.syadic.or.kr)가 있어, '사이버 중독'이 무엇인자, 어떻게 예방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그리고 관련 증세를 겪었던 사람들의 경험담이나 자가 진단법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문제는 그것이 전부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이러이러한 정신적인 신종 질환이 있으니 잘 읽어보고 각자 알아서 조심하라'는 경고성 문구들만 있는 셈이다. 이나마 이것도 거의 홍보가 되지 않고 있어 일반인들은 '사이버 중독'이 가져오는 폐해에 대해 거의 무감각한 실정이다.
자칭 사이버 강국이라고 떠들면서 사이버 시대의 실질적인 부작용인 '사이버 중독'에 대한 연구나 대책에 있어 아직까지 전무한 상태라니 실로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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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각설하고, 인터넷 사용자라면 누구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사이버 중독'에는 어떠한 유형이 있는지를 먼저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사이버 중독'은 대체로 4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1. 채팅 중독
채팅 중독자? 쉽게 말해 하루라도 채팅을 하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고 무기력해며 정상적인 일상 생활이 안될 정도로 산만해진다면 일단 그 사람은 '채팅 중독자'인 것이다.
채팅 중독을 일으키는 매체로는 각종 채팅 사이트, 머드게임, 각종 커뮤니티, 사이버 트레이딩 등을 들 수 있다. 일단 통신상에서는 익명성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고민이나 비뚤어진 욕망들을 여과 없이 표출할 수 있으며, 매번 새로운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인해 점점 채팅에 빠져들게 된다.
또한 채팅을 매개로 이용한 이성간의 만남을 낭만적이고 로맨틱하게 묘사한 '접속' '유브갓 메일' 등의 영화나 각종 TV 드라마 등은 채팅에 대한 비정상적인 환상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채팅에 빠져든 사람들 중 상당수는 점점 감정 조절 능력이 결여되는데, 이는 보이지도 않고 누군지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내키는데로 표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식으로 갖는 이성간의 만남은 십중팔구 부도덕한 관계나 성폭행과 같은 사회적 문제거리로 남게된다.
또한 언제나 마음내키는대로 새로운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과 채팅이 없으면 일상적인 대인 관계를 원활하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정상적인 사회 생활에 심각한 불균형감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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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과도한 체팅은 사이버 중독의 신호탄이다. 출처 : 스포츠 투데이
이러한 채팅 중독은 심각한 언어파괴 현상을 유발한다.
요즘 통신상에서 오고가는 표현들을 보면 이것이 한국어인지 아니면 외계어인지 도통 구분할 수 없는 요상한 '성형 문자'(?)들이 범람한다. '해써효', ' 안냐세욤', '방가방가' 등의 표현은 이제 애교에 불과하다. 각종 특수 문제들과 기호등을 자기 멋대로 사용한 일명 '내멋대로식의 표현'들은 이제 그 위험 수위를 한참 초과하여 일상 생활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얼마전 한 중학생이 제출한 작문 과제물이 인터넷에 올라온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을 본 사람이라면 심각성의 정도를 절감할 것이다.
언어파괴적 현상이 일반적이다보니 이제는 '아햏햏', '방법한다', '쌔우다 와 같이 그 어원을 찾아볼 수 없는 천박한 표현들을 일종의 '일상적인 문화적 현상'으로 받아들이자고 떠들어대기도 한다.
채팅 중독이 가져온 또 하나의 부작용은 일명 디지털 '폐인'이다. 처음에 특정 사이트에 중독된 한 사람이 초췌한 모습으로 식사를 하면서까지 그 사이트에 접속한 장면을 디지털 카메라로 올리자, 동일 증상을 겪고 있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비슷한 자신의 사진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되어 일단의 폐인이라는 집단을 형성하게 되었고 그것과 관련된 각종 표현들이 인터넷에 난무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디지털 폐인들은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 일단 초췌하고 지저분한 모습은 기본이고, 생활 주변이 매우 더러우며 면식 - 라면이나 우동처럼 '면'으로 된 식품을 말함 - 과 DDR을 위한 휴지 - 자위행위를 가리키는 속어 - 는 기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밤잠 안자고 특정 사이트 주위를 맴도는 웹 중독자들을 가리켜 '폐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너나 할 것없이 자신이 '폐인' 중 한사람이라고 떠들어 대고 있다. 현실세계에서는 누구도 환영하지 않을만큼 망가질대로 망가진 모습을 인터넷 상에서는 특별한 의미로 사용되는 '디지털 폐인'으로서 매우 낭만적이고 인터넷 시대에 바람직한 모습으로 혼동을 하는 모양이다.
이러니 어찌 '사이버 중독'이 심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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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유명한 게임 중 하나인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
'사이버 중독'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중독은 문자 그대로 롤플레잉게임, 아케이드, 액션, 어드벤쳐, 시물레이션, 머드 게임 등에 지나치게 탐닉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게임 중독'에 빠지면 단순히 게임에 탐닉하는 정도를 넘어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실제로 한 중년 남자의 경우 '리니지'에 빠져 잘나가던 룸살롱과 집까지 날린 경우도 있으며 컴퓨터 전문가인 남편에게 역시 '리니지'를 배운 뒤 교통사고를 당해서도 병실 침대에 누워 노트북으로 '리니지'를 하다가 이혼당한 평범한 주부도 있다고 한다.
얼마전 한국 영화 중에 '파라다이스 빌라'라는 영화에서도 게임 아이템을 도둑맞은 한 평범한 청소년이 그것을 다시 되찾기 위해 무차별 살인 행각을 벌인뒤 마치 마취에서 깨어난듯 다시 평범한 청소년의 일상 생활로 돌아가는 충격적인 소재를 다뤘듯이,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은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현실에서의 법과 규칙을 무시하는 일을 서슴치 않게 된다.
더욱이 컴퓨터 게임들이 점점 난해해지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 중독자들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의 80% 이상을 게임에만 몰두하며 날이 갈수록 폭력적이 되어가는 게임에 빠져들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사이버상의 설정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현실에서 폭력적인 행동을 표출하기까지 한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청소년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면서부터 아예 학교와 일상생활을 팽개치고 자신도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가출한 청소년들도 상당수이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청소년들 중에는 부모들과 게임문제로 적잖은 갈등을 빚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이들 중에는 부모가 컴퓨터 게임을 제재할 경우 폭력을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솟아오른다고 대답하는 청소년도 있다고 하니 그 정도의 심각성은 언급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게임 중독의 대표적인 또하나의 증상은 일명 '리셋 증후군'이다.
때때로 컴퓨터는 프로그램상의 충돌이나 데이터 병목현상 등으로 정상 작동을 하지 못하고 소위 '먹통'이 될 때가 있다. 이럴 경우 리셋버튼을 누르면 컴퓨터는 처음으로 돌아가 정상적으로 부팅을 거쳐 재가동 된다.
마찬가지로 게임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사회 생활에서도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때, 지혜롭게 극복하기 보다는 그 상황을 완전히 끝장내버리고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하는 '리셋 증후군'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반응을 보여줄지는 뻔한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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