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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출처 : sharp.co.jp
PC 시대가 지나가고 있는가?
노트북 컴퓨터의 급속한 보급으로 인해 한 때 '머지않아 데스크탑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 그러한 전망이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컴퓨터 산업의 패러다임이 포스트 PC로 빠르게 급물살을 타면서 PC업계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1999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데스크탑 컴퓨터의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데스크탑 컴퓨터를 대체할 PC계의 희망으로 일컬어지던 노트북 컴퓨터의 판매도 가파르던 상승곡선에서 서서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앞으로의 세계적인 PC시장의 추세나 전망과 같이 시건방을 떨자는게 아니다.
그저 우리나라의 PC시장도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포스트 PC로의 전환기를 앞에 둔 이 시점에서 한번쯤은 변화하는 모바일 환경에 대해 생각깊이 고찰해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괜찮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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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모션 컴퓨팅사의 타블렛 PC
사실 지금의 PC시장의 불황은 시대적 과도기로부터 기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의 PC 방식으로는 컴퓨터 기능이 인간의 활동공간 어디에나 스며들어 있듯이 존재하는, 이른바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 또는 퍼베이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 환경을 감당할만한 역량이 부족하다. 특화된 처리 기능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인터넷과의 연결성 및 무선 통신 기능, 소형, 경량 등 포스트 PC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가장 큰 위기감을 느끼는 업체는 단연 PC시대의 최대 수혜자였던 '마이크로 소프트'사이다.
지금 MS사는 포스트 PC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대안으로 '윈도우 XP 타블렛 에디션'을 발표하였고 각 모바일 PC 제조사들이 앞을 다투어 포스트 PC 시장의 선점을 위한 첨병으로 '타블렛 PC'들을 쏟아내고 있다.
요즘 한창 떠들고 있기 때문에 타블렛 PC에 적용된 기술이 새로 개발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타블렛 PC가 대중앞에 공개된 것은 2000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컴덱스'에서였다. MS의 회장 빌게이츠는 개막 연설에서 '윈도우 OS를 종이처럼 편하게 쓴다'라는 골자 아래 타블렛 PC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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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IBM이 많은 공을 들여 출시했으나 시장에서 참패한 트랜스 노트
하지만 이것 또한 처음은 아니였다.
펜으로 쓴 필기체를 직접 인식하는 방식은 이미 MS에서 92년 '윈도우 포 펜 컴퓨팅'이라는 OS로 첫선을 보인바 있었으나 대중들의 무관심으로 사장된 실패 모델이었으며 2000년 컴덱스에서 발표된 타블렛 기능의 PC는 이를 모바일 형식으로 다듬은 응용작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당시 '타블렛 PC'의 발표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선은 다분히 비판적이었다.
결국 MS의 발표에 이어 후지쯔에서 최초로 출시한 '펜 타블렛'은 대중적이지 못한 컨셉으로 인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팔려나간 소량의 제품들도 PC로 활용되기 보다는 공장 재고 목록 작성용으로 일부 사용되는데 그쳤다.
모바일 컴퓨터의 선두주자였던 IBM이 2001년 봄 야심차게 내놓은 '트랜스 노트' 역시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생산이 전면 중단되어 '실패작' 명단에 올랐으며 늘 새로운 컨셉의 제품으로 시장을 뜰썩거리게 만드는 소니의 타블렛형 데스크탑 역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였다.
초기의 타블렛형 PC가 실패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당시 출시된 타블렛형 PC는 단순히 전자펜을 이용하여 모니터에 글이나 그림 등을 직접 입력할 수 있다는 점 외엔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었으며 하드웨어의 성능도 동시대 PC와 비교해서 보잘 것 없는 수준이였다. 그렇다고 휴대하기 간편한 크기였냐면 그것도 아니였다. 가장 컴팩트했던 IBM의 타블렛형 노트북인 트랜스 노트의 경우도 웬만한 준올인원 노트북의 무게에 버금갔기 때문이다.
특히 정교하지 못한 인식률은 액정 모니터를 디지타이저로 활용하기엔 역부족이었고 호환되는 프로그램이 소수에 불과해 펜으로 정보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타블렛 PC 전용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야 했으며 저장한 정보를 일반적인 PC 환경에서 출력하는 방식도 불편했다는 점 등 효용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거기에 특화된 상품답게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지금보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조건을 두루 갖춘 셈이다. 따라서 2002년 말, 또다시 군둥내 풍기는 컨셉인 '타블렛'을 포맷으로 각 제조사들이 쏟아내고 있는 새로운 모바일 기기에 대해 일반적인 시각은 아직까지 차가운 편이며 타블렛형 PC를 'PC 시장의 해결사'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무르익고 있는 타블렛 PC 시장의 분위기는 2000년 당시처럼 냉소적이지만은 않은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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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도시바의 타블렛형 노트북 SS3500
MS사는 이번에 출시한 타블렛 PC가 예전과는 달리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현재의 타블렛 PC는 태블릿PC를 `컴퓨팅, 커뮤니케이션, 전자책을 위한 것'(for computing, communicating, and e-books)라고 강조했다.
이것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모바일 인터넷 환경과 기존의 PC 체계와의 완벽한 호환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데, 현재 출시되고 있는 타블렛형 PC에는 이 두 가지 요구사항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타블렛형 PC 에는 무선랜과 블루투스와 같은 강력한 무선 네트워크 기능이 탑재되어 있음은 물론 기본 OS도 윈도우 XP를 기반으로 개발되어 기존의 PC와 완벽하게 호환되며 인터페이스의 통일성도 유지하고 있어 기존 PC 사용자들의 이질감을 없앴기 때문에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MS사는 낙관한다.
물론 성능도 일반 PC와 비교할 때,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에서 내놓은 타블렛형 PC들의 사양을 모면 CPU를 제외한 나머지 사양은 현재 출시되고 있는 노트북 컴퓨터와 대등하거나 그에 필적할만한 스펙을 갖추고 있다.
또한 OS로 제공되는 윈도우 XP 타블렛 에디션은 현재까지 가장 안정적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윈도우 XP커널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각종 프로그램들을 일반 PC와 그대로 공유 할 수 있으며 한 단계 더 진보하여 '음성 명령'을 통해서 아웃룩이나 워드 등의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텍스트를 입력하는 이른바 딕테이션 기능을 갖추고 있고 전자펜을 사용하여 필기체와 그림 등을 섬세하게 입력할 수도 있다. 그 뿐 아니다. 전자펜으로 끄적거린 내용을 택스트로 전환할 수도 있고 전자유도방식의 디지타이저 역할을 하는 액정은 펜만으로도 마우스나 키보드가 해야 할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타블렛 PC는 사무용으로 활용할 때 그 진가가 더욱 빛을 발한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파워포이트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할 때, 발표자는 강조할 부분에 직접 '낙서'를 해가며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진행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OS의 제어판을 통해 전자펜의 굵기를 정하거나 입력 강도/속도 등을 조절할 수 있고 펜을 쥐는 습관에 따라 왼손, 오른손 잡이의 설정도 가능하다. 다국어를 지원하는 OS답게 한글을 비롯해 각종 외국어들을 풍부하게 지원하며 기업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보안기능도 XP의 그것과 동일하다.
여기에 호재로 작용하는 소식이 있다. 2003년부터 무선가입자망(WLL)용 2.3㎓ 대역의 주파수가 고속 무선인터넷 접속을 위한 `휴대 인터넷용'(portable internet)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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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는 현재 WLL서비스가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KT와 하나로통신에 분배했던 이 대역의 주파수를 회수해 연내 휴대 인터넷용으로 전환, 내년에 사업자에게 할당하는 내용의 `2.3㎓ 대역 주파수 활용방안'을 확정, 발표하였다.
2.3㎓ 대역이 휴대 인터넷용으로 사용되면 기존 무선가입자회선 용도가 폐지되는 대신 개인정보단말기(PDA)나 노트북PC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무선으로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타블렛 PC의 입지는 더욱 확고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노트북 컴퓨터에도 무선랜이나 블루투스와 같은 네트워크 장치들이 장착되어 있어 무선 초고속 인터넷을 위한 제반 환경을 구축하고는 있지만 액정과 본체부가 따로 분리되어 사용할 때마다 일정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나 키보드만을 이용한 입력 방식 등은 여전히 모바일 환경에서는 불편한 디바이스이며 이는 타블렛 PC처럼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처할만큼 유연한 신축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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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점점 고사양화되가는 노트북의 스펙을 따라잡는 것이 타블렛 PC의 과제이다.
그렇다고 타블렛형 PC가 무조건 낙관적이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MS는 타블릿 PC의 주요 고객층을 일반 사용자가 아닌 모바일 인포메이션 소비자(mobile information consumer)라고 말한다.다시 말해 타블렛 PC는 주로 기업 사용자들을 겨냥한 상품이라는 것이다.
사실 타블렛 PC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기능과 편의성으로 무장되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일반 사용자 시장을 파고들만큼 차별화된 특징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다시 말해 현재의 컨셉으로는 노트북 PC와의 차별화를 느낄만한 매력이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역시 타블렛 PC의 사양과 가격이다.
모든 분야가 다 그렇겠지만 특히 모바일 시장에서만큼은 '다운 그레이드'라는 단어가 통용되지 않는다. 타블렛 PC가 특화된 상품이기는 하나 여전히 모바일 컴퓨팅 환경을 지닌 일종의 PC인만큼, 타블렛 PC의 사양이 노트북 컴퓨터의 사양에 비해 떨어진다면 절대로 일반 사용자들의 구매욕을 강하게 자극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노트북 컴퓨터의 사양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데스크탑 컴퓨터에 필적할 정도의 수준을 이룩했다. 가장 문제로 지적되던 부면이 열악한 성능의 그래픽 칩셋과 하드디스크의 속도였지만 이제는 그것도 옛말이 되어버렸다.
현재 그래픽 칩셋은 데스크탑용과 노트북용이 거의 동시에 개발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며 내년 상반기쯤이면 노트북에서도 7200RPM의 속도를 발휘하는 하드디스크를 장착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타블렛형 PC가 이러한 노트북 컴퓨터의 사양을 빠른 시일 안에 따라잡을 수 있는가이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노트북 컴퓨터와 대등한 스펙을 갖추면서도 가격대 또한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 내릴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 될 것이다.
각 제조사들에 의해 출시된 타블렛형 PC의 가격대를 보면 대략 200만원 후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양은 팬티엄 3 800MHz-1GHz나 크루소 5800 800MHz-1GHz사이의 CPU를 탑재한 기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노트북에서 이정도 사양이면 100만원 중후반대로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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