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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 미국 애틀란타에서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해이다. 김건모의 '스피드'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었고 아이돌 스타 HOT가 '캔디'라는 노래로 데뷰한 해이기도 하다. 네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리메이크작 '로미오와 줄리엣'이 많은 연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그리 오래 전도 아닌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노트북계에서 만큼은 1996년이 아득한 옛날처럼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1996년 당시 출시된 최신 노트북 PC 중 하나였던 삼성의 센스 5900 시리즈의 모습을 지금의 최신 노트북 PC와 비교해보면 그야말로 '굴삭기 앞에 놓여진 삽'의 형상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동세대의 제품임에도 '세대를 달리한다'고 표현할 수 있을만큼 IT 업계는 최근 10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룩해 왔다. 특히 그 선봉에 서 있는 노트북 PC 분야는 '무어의 법칙'을 꼬박꼬박 지켜내며 기아급수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996년에 출고된 2000cc 자동차나 2003년에 출고된 최신 2000cc 자동차 모두 최고 속력 200km 안쪽에서 왔다갔다하는 것은 마찬가진인데, 1996년에 출시된 노트북은 2003년에 출시된 최신 노트북 PC의 10의 1에도 못미치는 빈약한 성능을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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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은 오래 묵힐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지만, 노트북은 오래될수록 '고물'이란 소리만 들을 뿐이다.
그렇다고 오늘 '추억의 제품'에서 다룰 '센스 5900'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1996년만 해도 '노트북 PC'는 007의 제임스본드가 폼나게 들고다니면서 적을 교란시키는 용도로 사용했음직한 최첨단 장비에 속하였다. 가격? 지금의 T40 최상위 모델은 당시 평범한 보급형 모델 가격에 해당했을 정도로 당시의 노트북 PC는 비싼 기기였다.
그중에 특히 삼성이 자체 기술로 야심차게 선보인 국내 첫 Pentium 모델인 5800 시리즈는 당시 PC 사용자들의 선망의 대상이였다. 센스 5900은 5800 시리즈에서 TFT 액정으로 사양을 높이고 CPU,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을 강화한 마이너 업그레이드 모델이였으며 외장형 CD롬과 FDD로 구성된 풀셋의 가격은 무려 400만원이 넘었다.
센스 5900의 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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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SPC 5900의 외형을 살펴보도록 하자. 이 제품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유저들이라면 이시간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반추해보는 것도 괜찮은 휴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검회색의 본체는 강화플라스틱 재질로서 단단하고 견고한 느낌을 준다. 앞서 살펴봤던 코모스의 나이스 컴이 마치 작은 공구 박스 같은 느낌이었지만 SPC 5900은 고급형 모델답게 그런대로 노트북의 외형을 하고 있다. 상판의 중앙에는 고전적인 삼성의 로고가 각인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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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의 각 모서리 부분은 둥글게 처리되어 있지만 노트북 각부분의 두께가 두꺼운 관계로 그다지 부드러운 느낌이 들지도 않는다. 검회색의 외장 덕분에 안그래도 무거운 노트북이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어두운색의 외장과 특별함이 없는 심플한 디자인은, 당시만 해도 중후한 멋과 나름대로 고급스러움을 풍기기는 했지만 유저들에게 제품의 특징을 각인 시켜줄만한 개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IBM ThinkPad의 삼색의 IBM 로고나 빨간콩이라 불리는 포인트 디바이스를 한 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을만큼 특징적이지만 SPC 5900에는 그와 같이 강한 인상을 풍길만한 디자인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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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정 상판을 열어보자.
액정의 중앙으로 고정래치가 위치해 있으며 상판 중앙에는 래치를 풀어주는 회색의 길다란 버튼이 자리잡고 있다.
당시로서는 그럭저럭 멋진 내부 디자인이였다. 색상의 선택이 썩 훌륭해 보이지는 않지만 제법 통일성을 이루고 있으며 키보드는 특수키와 문자키의 색상을 분리하여 사용 편의성을 강조하였고 트랙포인트부의 디자인도 외부와 잘 융화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 있다. 트랙볼 부의 디자인은 두 버튼이 트랙볼을 떠받들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그 형상이 둥근 모습의 트랙볼과 잘 어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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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세로로 똑바로 세울 수 있을 만큼 믿음직스러운(?) 두께를 자랑한다. 스테이크는 두꺼울 수록 환영받겠지만 노트북은 어디 그런가... 이정도면 그럭저럭 베개로도 활용이 가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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