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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illiteracy)이라함은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문장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우리 민족은 원래 한자를 사용하여 문자생활을 해왔으나 세종 25년 음력 12월, 우리 민족 고유의 문자인 '훈민정음'이 창제되었으며 몇 해 지난 세종 28년(1446년) 음력 9월 상순에 반포되었다. 우리의 고유 문자인 한글이 자랑스러운 것은 배우기 쉽고 사용하기에 편리하다는 점이다.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나라의 문맹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것이 이를 입증해 준다.
그러나 'Digital'이라는 새로운 원리가 현대인의 생활 전반을 대변하는 '키워드'로 등장하면서부터 문자의 해독력의 여부에 따라 판단되는 '문맹'이라는 말의 의미도 점차 확대 적용되고 있다.
'씨디를 굽는다'라는 말을 듣고 프라이팬을 떠올리는 사람.
'우체국'에 가야만 편지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미국에 있는 친구와 공짜로 통화할 수 있다는 말을 도무지 믿으려 들지 않는 사람.
'포토샵'이라는 이름을 동네에 새로 개업한 사진관쯤으로 알고 있는 사람.
바로 위와 같은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은 'Digital'이라는 원리가 사람들의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는 2004년의 시점에서 '디지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문맹' (Digital illiteracy)으로 취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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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라는 말은 '손가락이나 동물의 발가락'이라는 의미를 가진 '디지트'(DIGIT) 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대에는 셈을 손가락으로 했기 때문에 디지트은 숫자 세기의 뜻도 포함하고 있다. DIGITAL 이란 단어도 이 단어가 표현해야 하는 주요 의미가 '숫자 계산'이기 때문에 DIGIT에서 어원을 따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DIGITAL이란 '숫자 계산 방법 중의 하나'라고 이해해도 무관할 것이다.
그런데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가능케 하는 최첨단 디지털 기기들이 데이터를 인식하는 방법은 단지 '0'과 '1' 두 가지 뿐이다.
진공관 컴퓨터 '에니악'을 기억하는가? 최초의 컴퓨터였던 에니악은 '0'과 '1'을 표현하기 위해 수 천 개의 진공관을 설치하여 이 진공관이 켜지면 '1' 꺼지면 '0'이라 하여 데이터를 표현하였다. - 불이 꺼지면 0!, 켜지면 1! 이것이 바로 디지털의 원리이다.
그렇다면 '하나는 알아도 둘은 모르는 것'이 바로 디지털이라는 의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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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캐논의 630만 화소 일안 리플렉스 디지털 카메라 EOS-10D
알고 보면 별 것 아닌 디지털이라는 원리는 20세기를 넘어 21세기 초를 사는 우리 인류의 생활을 정신없이 변화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밥통 하나를 사더라도, 선풍기 하나를 고르더라도 박스에 대문짝만한 글씨로 '디지털 센서가 자동으로 최적의 온도를 감지해서 이러쿵저러쿵...이라고 쓰지 않으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없을 정도이다.
이렇듯 사람들의 생활을 뿌리째 뒤흔들어 놓고 있는 디지털 문화의 산물 중에 가장 두드러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기는 단연 '디지털 카메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일련의 단계들을 포함하는 행위였다. 자동 혹은 수동 카메라를 사용하여 필름이 허용하는 컷 수만큼 찍은 다음, 필름에 빛이 들어가지 않게 잘 보관한 상태에서 사진관에 맡기면 수 시간 혹은 하루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 촬영한 결과물이 담긴 사진과 원본인 필름을 받아오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기에 사진이 인화되기 전까지는 - 프로가 아닌 이상 - 사진이 또렷하게 잘 나왔는지, 누군가 사진에서 잘려 나가진 않았는지, 행여 필름에 빛이 들어가 인화 불능의 상태가 되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도통 알 수가 없었으며 전문 사진사가 아닌 이상 인화된 사진을 인위적으로 보정하거나 변경할 수 없었다.
'한 번 잘못 찍으면 그것으로 끝'이었기 때문에 사진에 능숙하지 못한 일반인들은 날씨나 광량, 주변 환경 등에 따라 복잡한 조절이 필요한 수동카메라 보다는 적당히 찍어도 적당히 잘 나오는 35mm 자동 줌 카메라가 높은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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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일반에게 '디지털 카메라'라는 것이 서서히 일반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필름'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각종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후보정 및 자유로운 편집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은 '카메라'에 대한 사람들의 관념을 뿌리째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물론 초창기 디지털 카메라는 일반인들에게 그리 만만한 물건이 못됐다. 우선 수 십 년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온 필름 카메라에 비하면 초창기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은 아이들 장난감 수준에 지나지 않았으며 초기에 투입된 과도한 개발비로 인해 제품 가격 또한 수 백 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고가격대를 형성하였다. 따라서 초창기 디지털 카메라는 업무상 꼭 필요한 사람이거나 새로운 기기에 대한 과도한 호기심을 나타내는 일단의 '얼리아답터'들의 전유물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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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올 4월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니콘의 보급형 DSLR 카메라 D70 - www.nikon.co.jp
그러나 2002년을 기점으로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이 필름 카메라 수준에 필적할만큼 향상되었으며 가격대 또한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어 현재에는 300만 화소 CCD에 액정 디스플레이를 갖춘 자동 디지털 카메라의 가격이 과거 35mm 필름 자동카메라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물론 전문가용으로 분류되는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라는 말의 약어로서 한마디로 ‘일안반사식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바디만을 기준으로 저렴하게는 130만원대에서부터 고급품으로는 1000만원에 육박할 정도의 고가격대에 판매되고 있으며 소니 DSC-F828이나 미놀타 A1과 같은 보급형 최상위 모델의 경우 130-40만원대로 일반인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40-50만원대의 300-500만 화소대의 제품들이 주로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품군이다. 한 조사 기관에 따르면 2003년 국내에서 판매된 디지털 카메라의 총 판매대수는 100만 대를 넘었다고 하며 올 해에는 그 수가 급증하여 200만 대에 육박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3년 전에만 해도 디지털 카메라의 사용층은 10-20대에 해당하는 젊은층에 국한되었으나 최근에는 40-50대 중장년층들도 디지털 카메라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주 고객층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어 '1인 1디카 시대'라는 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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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쯤해서 디지털 카메라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이미 잘 알려진 것과 같이 디지털 카메라는 필름 대신 ‘CCD’ (Charge Coupled Device)라는 장치를 사용한다. 이것은 노트북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CPU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필름카메라의 경우 35mm, 80mm, 100mm 등 필름의 크기에 따라 카메라의 종류를 구분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는 이 CCD가 어느 정도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느냐에 따라 고급/중급/하급 제품으로 그 종류가 나뉘게 된다.
디지털 카메라를 구분 짓는 또 다른 단위는‘300만 화소’, ‘500만 화소’ 등과 같은 ‘화소’ 단위이다. 이는 간단히 말해서 디지털 카메라에 탑재된 CCD가 처리할 수 있는 이미지 정보의 양을 단위로 표시한 것이다.
CCD는 미세한 화소를 매우 세밀하게 배치한 '이미지 프로세서'를 의미한다. 이러한 이미지 프로세서에 내장되어 있는 화소가 300만 개이면 '300만 화소'의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CCD가 되는 것이고 500만개의 화소가 집적되어 있으면 500만 화소대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CCD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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