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쉽 세단인 K9 3.3 프레스티지입니다. 기아차가 최초로 선보이는 럭셔리 대형 세단인 K9은 출시 때부터 논란의 중심이 된 모델입니다. 기아차는 ’벤츠, BMW, 아우디’와 경쟁해도 될만한 자동차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아차가 기대했던 것보다 냉담했습니다. 기아차는 초기 마케팅 실패를 인정하고 타킷 수요층 분석과 옵션 가격 조정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였지만, K9의 판매 부진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기아차는 논란이 되었던 디자인을 일부 변경하고 옵션 대비 가격을 조정한 2014년형 K9을 새롭게 선보였으며 최소 170만원에서 최대 680만원까지 가격을 인하하였다고 주장합니다. 2014년형 모델은 3.3 모델의 엔트리인 프레스티지를 4,990만원으로 책정하고 옵션 구성은 파노라마 썬루프 120만원, 헤드업 디스플레이 120만원, DIS 내비게이션 UVO(9.2인치 모니터) 254만원 등입니다. 2013년형 모델과 비교하면 차량 가격은 238만원 인하되었으며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기본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대신 전동식 트렁크와 LED 안개등은 추가되었습니다. 파노라마 썬루프를 선택할 수 없었던 것과 달리 2014년형 모델은 파노라마 썬루프 선택이 가능합니다.
이그제큐티브 트림은 5,590만원으로 2013년형 모델보다 60만원이 인상되었습니다. 하지만 254만원에 별도 판매되는 내비게이션 UVO(9.2인치 모니터)를 기본 장착되었습니다. 대신 컨티넨탈 셀프실링 타이어는 제외되어 있습니다. 넣고 뺀 옵션을 감안하면 가격 인하폭이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모니터가 8인치에서 9.2인치로 커졌고 UVO 기능이 추가되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UVO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만큼, 이 부분을 삭제하고 가격을 인하하였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선택 옵션은 파노라마 썬루프 120만원,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78만원, 후측방 경보 시스템 79만원, 어탭티브 풀 LED 헤드램프 110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8 모델의 가격도 조정되었습니다. 먼저 노블레스 트림이 새로 생겼습니다. 판매 가격은 6,260만원입니다. 렉시콘 오디오, 뒷좌석 전동식 허리지지대, 무드 램프, 최고급 스웨이드 내장 트림, 최고급 카매트는 제외되어 있습니다. 즉 이그제큐티브에서 일부 옵션을 빼고 가격을 낮춘 모델입니다. 노블레스 트림에서 선택 가능한 옵션을 파노라마 썬루프 120만원,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 차량 통합 제어 시스템 + 앞좌석 프리세이프 시트 밸트 196만원), VIP 시트 303만원(이 옵션은 2013년형 모델 대비 6만원 인상되었습니다.), 뒷좌석 듀얼 모니터 247만원(이 옵션은 2013년형 대비 3만원 인하되었습니다.)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그제큐티브 트림은 VIP 트림으로 변경되었고 차량 가격도 6,600만원에서 6,830만원으로 230만원 인상되었습니다.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된 것은 전자 제어 에어 서스펜션이 추가되었기 때문입니다. VIP 트림에서 선택 가능한 옵션은 파노라마 썬루프 120만원,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 차량 통합 제어 시스템 146만원, VIP 시트 293만원(이 옵션은 노블레스 트림보다 10만원 낮군요), 뒷좌석 듀얼 모니터 247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RVIP 트림은 7,580만원에서 7,830만원으로 250만원 인상되었습니다. 역시 가격 인상의 원인은 전자 에어 서스펜션이 추가되었기 때문입니다. 프레지던트 트림에만 장착되었던 대형 실내등도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선택 가능한 옵션은 파노라마 썬루프 100만원(옵션 가격이 트림별로 들쑥 날쑥이로군요.), 뒷좌석 9.2인치 듀얼 모니터 247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8,530만원에 판매되었던 프레지던트 트림은 2014년형 모델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 가격 조건에 K9의 판매는 무리라고 판단한듯 합니다.
전반적으로 하위 트림은 가격이 소폭 내렸다고 볼 수 있고 상위 트림은 추가된 옵션만큼 가격을 챙겨 받고 있기 때문에(트림 명칭도 바꿔 놓고 옵션으로 더하기 빼기를 많이 해 놔서 정확한 계산이 쉽지 않군요.) 기아차의 주장대로 최소 170만원에서 최대 680만원까지 가격을 인하한 효과를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2014년형 K9 가격에는 배기량 2리터급 이상에 부과되었던 개별소비세율 하락(프레스티지 트림의 경우 62만원 인하)에 따른 조정 금액도 반영되어 있어 기아차가 판매 부진으로 인해 K9의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일각에서는 2013년형 모델과 2014년형 모델의 세부 옵션을 비교 분석해보면 주력 차종의 기본 차량 가격이 최소 20만원에서 최고 80만원 가량 인상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K9의 초기 마케팅이 실패했다고 스스로 인정해 놓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야심차게 기획한 2014년형 모델에까지 트림과 옵션 조정을 이용해 소비자들에 혼란에 빠드리는 기아차의 얄팍한 상술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미 익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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