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_1.jpg)
최근 삼성 센스 노트북 관련 동호회들에서 한바탕 폭풍이 몰아쳤다.
문제는 삼성이 얼마전 센스노트북을 대표할만한 '역작'으로 표현할만큼 강한 자신감을 갖고 출시한 센트리노 노트북인 센스 SX10 때문이다.
센스 SX10은 인텔이 올 3월 12일 '센트리노'라는 새로운 브랜드 발표 일에 맞춰 가장 발빠르게 출시한 국내 1호 센트리노 기반의 노트북 PC였다는 점에서 국내외 업체 관계자들과 노트북 사용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센스 SX10은 14.1인치 액정을 탑재한 표준형 노트북 PC로서는 19.8mm라는 엽기적인 두께와 서브노트북급에 해당하는 1.8kg 무게의 세계 최경량 모델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었다.
최신 제품답게 출시 초기의 가격대는 기존의 펜티엄 4 모바일 CPU 기반의 노트북에 비해 약 40-50만원 높은 가격대로 출시되었지만 인텔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모바일 전용의 센트리노 플렛폼에 대한 기대감과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드라이브 내장형 14.1인치 노트북이라는 외적인 특징이 잘 맞아떨어져 센스 SX10은 시장 진입초기부터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최근 침체된 삼성의 노트북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
|
사진설명 : X10에 부속되는 3셀 기본 배터리
그러나 센스 SX10은 '세계 최경량, 세계에서 가장 슬림한 14.1인치 표준형 노트북'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기 위해 적절한 기본 배터리 성능과 발열부분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만 하였다.
하지만 출시 초기에는 짧은 배터리 성능과 높은 발열이 제품 선택을 좌우할만큼 큰 문제점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듯 했다.
일단 센스 SX10이 출시될 당시만 해도 달리 비교할만한 경쟁 기종이 없었다는 점, 또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무게와 두께를 줄인 슬림형 모델들의 고질적인 문제가 바로 배터리 효율과 고발열이였던 것인 만큼 사람들은 X10의 화려한 외형에 가려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에 그리 크게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았다.
그저 기존의 습관대로 '슬림하고 가벼우니 이정도 문제는 감수해야 하는 것' 정도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하지만 경쟁사들에서 센트리노 기반의 노트북을 줄지어 선보였고 대부분의 센트리노 탑재 기종들이 기존 펜티엄 4 모델에 비해 안정적인 발열과 최소 3시간을 넘기는 높은 배터리 효율을 보여주자 센스 SX10 사용자들 사이에서 강한 불만의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
|
사진설명 : 삼성이 6월 30일까지 실시하고 있는 '매트릭스 이벤트' - 출처 : www.zaigen.co.kr
노트기어의 벤치마킹 결과에서도 센스 SX10은 델, 소니 IBM, 도시바, 후지쯔 등 메이저급 제조사에서 줄지어 출시된 센트리노 모델들에 다소 높은 발열과 형편 없이 짧은 기본 배터리 구동 시간을 나타냈으며 이러한 센스 X10의 단점에 대한 불만은 각 노트북 동호회를 중심으로 사용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 나가 노트북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삼성에서는 별매로 판매할 예정이였던 대용량 배터리와 배터리 충전기 그리고 최근 개봉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SF 영화의 대작 '매트릭스 2' DVD와 기념품을 패키지로 한 이벤트 상품을 내놓았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벤트성 패키지 상품을 내놓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출시 초기 실판매가 약 310만원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했던 최상위 모델 X10-JB561/14R에서 램의 용량을 512MB에서 256MB로 줄인 변형 모델 X10-JMW를 X10-JB561/14R보다 약 20만원 저렴한 가격인 289만원에 내놓은 것이 문제였다.
더군다나 X10-JMW에는 약 4시간 정도의 구동이 가능한 6셀 추가 배터리팩과 배터리 외부 충전기 그리고 매트릭스 2 DVD, 오리지널 모자, 티셔츠 등의 이벤트 상품이 추가되어 있어, 실제 체감적으로는 약 40여만원 이상의 가격 하락이 단행된 셈이다.
물론 이는 6월 30일까지 진행하는 한시적 이벤트에 국한된 것이고 경쟁사인 LGIBM 역시 T, X 구입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배터리와 외장형 콤보 드라이브 등을 사은 선물로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중였기에 배터리 사용시간에 있어 약점을 지닌 센스 X10의 경우 이에 대응할만한 조치가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제품 출시와 동시에 이벤트를 진행했던 LGIBM과는 달리, 출시 초기부터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부실한 배터리 성능에 대한 개선책을 이벤트 기간동안 구매하는 구매자들에게만 한정했다는 점, 그리고 출시한지 2개월이 채 안된 상황에서 약 40만원 이상의 실질적인 가격인하가 단행되었다는 점 등으로 인해, 한 때 각종 센스 동호회들에서 기존 구입자들의 강력한 항의와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으며 이벤트 제품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서로간에 욕설을 주고 받는 등 파행적인 분위기가 상당기간 지속되었다.
|
|
사진설명 : 출시 당시 1000만원에 육박하는 초고가의 600X - 초고가 모델답게 가격하락 폭도 화끈하게 496만원!!
분명 노트북 PC는 첨단 IT 분야에서도 선두에 서있는 제품이며 최신 기술이 개발되면 이를 가장 빨리 적용하는 선구자적인 대상인만큼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기존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은 고사하기 마련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가격 하락 또한 그 어떤 제품보다 급격히 떨어지는 '한시적 제품'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보통 신제품 출시후 2-3개월 후에 단행되는 가격 인하 조치는 IT 업계에선 피할 수 없는 일종의 수순인셈이다.
아마 노트북을 4-5년 이상 사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2000년 06월 13일자 IT속보에 실린 다음과 같은 놀라운 기사를 기억할 것이다.
"본격적인 저가형 노트북 PC 시대가 열린다. LGIBM은 지난 9일 Think Pad 600X 제품의 가격을 496만원 인하했다."
496만원이면 현재 최고의 노트북 PC로 평가받고 있는 IBM T4O의 최상위 모델을 구입할 수 있을만한 금액이다. 따라서 노트북 PC에 있어서만큼, 다른 사람보다 비싼 값에 먼저 구입한 사람들은 그것을 '손해'로 규정지어서는 안된다.
이는 타인보다 먼저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모델을 통해 보다 능률적이고 효율적인 일처리 기회를 얻기 위한 일종의 '기회비용'인 셈이다. 또한 가격 인하 후에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한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이득을 보았다고는 볼 수는 없다.
늦게 구입한만큼 그 제품을 충분히 활용함으로 인해 얻게되는 만족도나 작업 성취도에 있어서는 수개월 먼저 구입한 사람들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
|
사진설명 : 이번 매트릭스 이벤트 발표로 인해 여러 삼성 센스 동호회에서는 이에 따른 격렬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 노트북 인사이드의 삼성 동호회에 올라온 관련글들 중 일부
1분 1초를 다투는 첨단 IT 업계에서 남보다 2-3개월 앞서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다는 것은 결코 사소하거나 당연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많인 비용이 소요되는 일이며 금전적인 손실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소모적인 일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 매트릭스 이벤트 상품을 기획한 삼성측의 대응에도 문제는 있다.
센스 X10은 기존의 밋밋하고 특색 없는 노트북으로 평가받았던 '센스' 제품군에 활력을 불어 넣은 제품이자 삼성의 노트북 제조 기술의 위상을 높여준 혁신적인 모델인만큼 기존 구매자들에 대한 사후 관리에 보다 신중한 대응을 했어야 했다.
국내산 노트북 사용자들의 가장큰 불만은 제품의 완성도나 경제성 문제보다는 '팔고나면 그만'인 국내 제조사들의 무책임한 '사후 대처'인데, 국내 노트북 점유율 1위 업체인 삼성도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 이번 이벤트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기존 SX10 구입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번 센스 이벤트가 단순한 가격적인 혜택을 주는 행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용량 추가 배터리 제공을 통해서 X10의 가장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는만큼 이벤트 기획 초기부터 기존 구입자들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한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측은 3-4월에 X10을 구매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용량 배터리와 충전기를 당초의 출시 가격대에서 크게 낮춘 9만9천원에 공급하기로 하여 나름대로 기존 구입자들을 충분히 배려했지만, 이미 단기간 가격 하락 효과로 인해 X10의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뒤에 취해진 조치인지라 큰 실효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
|
_1.jpg)
사진설명 : 최고 사양을 자랑하는 IBM의 T40G1U도 사용자를 잘못만나게 되면 100만원대의 저가형 노트북보다 못할 수 있다.
최근 노트북 가격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노트북 PC는 일반인들이 선뜻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따르는 고가품에 속한다. 특히 시장을 선도하는 최신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의 가격은 아직도 300만원대를 호가하며 일단 구입하게 되면 여느 전자 제품보다 빠른 속도로 가격 하락이 진행되는 소모성 제품이다.
따라서 노트북 PC를 구입하기 전에 개인적인 '필요성'과 '활용도'에 따른 충분한 사전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노트북 PC는 적절한 시기에 구입하여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가치가 배가되거나 반감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실 노트북의 가격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사람들중 상당수는 노트북PC를 통해 얻게되는 창조적인 작업이나 일의 능률 향상에 따른 이득보다는 '최신 노트북을 값싸게 소유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으며 이런 부류의 사람들의 손에 들어간 노트북 PC는 제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는 최신 기종이라 할지라도 '개발의 편자'처럼 오디오 플레이어, 인터넷 단말기 혹은 값비싼 게임기로 전락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노트북 PC를 구입한 날로부터 손해를 보느냐 아니면 이득을 얻느냐'는 노트북 시장 상황이나 가격 하락에 따른 외적인 요소에 큰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오로지 '당신의 손'에 달린 문제인 것이다!
- 노트기어(notegear@notegear.com)
|
|
이
기사는 1개의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전 [1]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