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BMW F15 X5 30d입니다. BMW X5는 현행 모델은 3세대로, 2013년말 출시되었습니다. 1세대 모델은 1999년 등장했고 2세대 모델은 2006년 등장했으니, 정확히 7년만에 풀체인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X5는 원래 5인승 구조였으나 2세대부터 이르러는 5인승에 더해 7인승 모델이 추가된바 있습니다. 2세대 7인승 모델은 국내 정식 수입이 되지 않았지만 3세대 7인승 모델은 30d에 한해 정식 수입되었습니다.
3세대 X5는 기본이 되는 30d 모델과 30d에서 출력을 높이고 M 스포츠 옵션을 추가한 40d M스포츠 에디션, 3리터 트윈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 최고 381마력, 최대 64.3kg.m 토크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모델인 M 50d, 4.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 최고 450마력, 최대 66.3kg.m 토크를 발휘하는 50i 모델로 나뉩니다. 판매 가격은 30d 5인승 모델이 9,330만원, 7인승 모델이 9,790만원, 40d M스포츠 에디션이 1억 1,190만원, M 50d 모델이 1억 3,790만원이며 가솔린 모델은 아직 공식 출시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물론 BMW의 할인 정책으로 실제 구입가격은 공시 가격보다 낮습니다. X5 전모델에는 xDrive가 기본 적용되어 있으며 자동 8단 변속기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원래 4륜 구동형 SUV는 험로 주파를 목적으로 고안된 장르입니다. SUV는 미국에서 탄생한 자동차 형태입니다. 1930년대 후반, 미국 정부가 육군의 정찰 차량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체로키, 코만치, 랭글러 등이 4륜 구동 SUV의 효시입니다. 랜드로버 역시 SUV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입니다. 1948년 다목적 군용차를 민간용으로 공급을 시작으로 전세계 최고급 SUV의 대표 주자로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물론 여러 번의 인수 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인도 타타 그룹에 인수되는 등 최고급 SUV 브랜드로서 수난을 겪기도 했습니다.
여러 번의 인수 합병 과정에서 랜드로버는 1994년부터 2000년까지 BMW에 잠시 소속된 적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BMW의 유명한 X5가 탄생하게 됩니다. 즉 당시까지 SUV를 생산한 경험이 없었던 BMW가 ML 시리즈로 프리미엄 SUV 시장을 선점한 메르세데스 벤츠와 경쟁을 펼치기 위해 당시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있던 랜드로버를 전략적으로 이용한 것입니다.
BMW가 로버 그룹을 인수했던 것은, 세계 최고의 SUV 차량 제조 업체인 랜드로버사를 인수하여 SUV의 핵심 기술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이었는데, 단순히 랜드로버식 SUV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세단의 최강자로서의 경험과 기술력을 SUV에 이식하기를 원했고 그 결과로 탄생한 모델이 바로 X5입니다. 결국 BMW는 1세대 X5 출시 직후인 2000년, 로버 그룹을 해체하였고 이 과정에서 랜드로버는 포드에 매각되었다가 2008년 6월, 인도 타타자동차에 매각되었습니다.
BMW의 라인업은 숫자를 네이밍으로 사용하며(M을 제외하고) 알파벳은 엔진 타입을 표시하는 목적으로 숫자 뒤에 붙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X5는 알파벳이 숫자보다 먼저 붙는 형태로 명명되었습니다. 이는 X5부터 BMW의 사륜 구동 기술로 알려지기 시작한 ’xDrive’를 강조하기 위함인데, 이후 SUV 형태로 출시된 모델에는 모두 알파벳 ’X’가 숫자 앞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SUV 특유의 둔탁한 생김새와는 달리 1세대 X5는 최소한의 오프로드 성능만 남긴채 모든 기능을 달리기 성능에 집중하였고, BMW는 이러한 X5의 독특한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SUV(sport utility vehicle)이라는 명칭 대신 SAV(Sport Activity Vehicle)라는 명칭을 최초로 사용하였습니다. 일반 SUV가 ’우수한 험로 주파 성능을 기반으로 각종 스포츠 활동에 적합한 다목적 차량’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반면 BMW는 ’X5를 운전하는 것이 곧 스포츠 활동의 일환’이라는 뉘앙스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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