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수입차를 제외하고 SUV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택이 존재합니다. 현대자동차 투싼, 싼타페, 기아자동차 스포티지R, 쏘렌토, 한국지엠 캡티바, 르노삼성차 QM5, 쌍용차 코란도C, 렉스턴 등입니다. 물론 현대차 베라크루즈와 기아차 모하비가 있고 CUV인 한국지엠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가 있지만 앞의 두 차는 풀체인지가 필요한 모델이고, 트랙스와 QM3는 SUV보다는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생각해야합니다.
다른 차종도 그렇지만 한 회사에서 판매한 모델이 컴팩트SUV와 풀사이즈 SUV 밖에 없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선택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2013년 국내에서 판매된(국산차 한정) SUV를 포함한 다목적 차량(트랙스, 올란도, 로디우스, 쏘울, 카니발 포함)은 35만9511대로, 승용차 77만7516대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35만대 중 현대차와 나머지 회사의 판매량은 차이가 꽤 큽니다. 싼타페 DM 경우 신차 효과도 있지만 지난해 7만8772대가 판매됐으며, 한국지엠 캡티바는 772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습니다. 르노삼성차 QM5의 판매량은 5356대에 불과했습니다. 1위 업체와 다른 업체간 판매량의 차이가 10배가 나는 것입니다.
판매량이 저조하다보니 해당 차종에 신모델을 내놓기에도 역부족입니다. 한국지엠 캡티바는 이전 윈스톰에서 디자인과 일부 기능을 개선해 판매 중이고, 르노삼성차 QM5는 2007년 출시된 이후 풀체인지 시점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컴팩트 SUV와 풀사이즈 SUV 그리고 현대, 기아가 번갈아가며 내놓는 전략에 경쟁업체들은 더 어려운 싸움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SUV에서 2가지 라인업을 구성한 바 있습니다. 2006년 출시한 윈스톰 그리고 윈스톰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스포츠성을 강화한 2007년 출시한 윈스톰 맥스입니다. 두 차량은 디자인이 비슷해서(물론 차주가 보면 완전히 다른 차입니다) 큰 차별성을 두지 못하고 2년만에 단종됐지만, 북미에서는 캡티바 스포트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입니다.
캡티바 스포트는 젊은층을 겨냥한 SUV로 호주에서는 홀덴, 유럽에서는 오펠 브랜드로 판매해 왔습니다. 윈스톰과 플랫폼은 공유하지만 전장은 더 짧고, 전고도 낮습니다. 서스펜션은 윈스톰에 비해 좀 더 단단하게 했으며, 스티어링 휠도 민감하게 셋팅한 것이 특징입니다.
어떻게 보면 윈스톰맥스는 국내 출시 당시 윈스톰과 다른 차로 마케팅을 했어야 하는데, 윈스톰에서 파생된 다른 트림정도로 인식되면서 타깃인 젊은층을 공략해보지도 못하고 단종되야 했습니다. 국내보다 해외 판매를 목적으로 태어난 차량이기 때문에, 차량 성격 자체가 국내가 아닌 유럽스타일로 국내 실제 소유자들에게는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은 차이기도 합니다.
윈스톰 맥스는 국내서 2.0 디젤 모델만 출시됐지만, 북미에 판매되는 캡티바 스포트는 2.4 가솔린 모델로 도요타 RAV4, 혼다 CR-V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지는 않지만 북미에서 시승한 캡티바 스포트 모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북미에서 판매되는 캡티바 스포트는 4기통 2.4리터 가솔린 엔진(180마력/6700rpm, 2.8kg.m/4900rpm)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전륜구동 모델입니다. 연비는 미국 기준으로 9.77km/l(23mpg)이며, 시내 8.5km/l(20mpg), 고속 11.9km/l(28mpg)입니다. 실제 고속도로와 시내를 7:3 비율로 300km 가량 주행한 결과 연비는 9.1km/l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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