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일본 조립 PC 매장인 파소콘코보에서 특별한 노트북이 판매됐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작안의 샤나]의 캐릭터 디자이너인 이토 노이지가 디자인한 ’시로 츠바키(Shiro Tsubaki)’라는 노트북이 25대 한정 판매되었다. 노트북은 판매 개시와 함께 품절되었으며 1월 11일까지 구입 희망자 중 추첨을 통해 15대를 추가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얼마나 특별한 노트북이었기에 판매와 동시에 품절이 되었을까?
판매된 노트북의 사양은 시시하게도 일반 넷북과 다를게 없었다. 인텔 아톰 N280 프로세서, 메모리 2GB, 945GSE 칩셋, 320GB 하드디스크 등의 흔히 볼 수 있는 10인치 넷북이었다. 단순히 일반 넷북에 상판 디자인만을 바꿔 넣은 것뿐인데, 일반 제품 대비 가치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와 같이 노트북 상판에 특별한 디자인을 넣은 한정판 모델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상판 디자인 소재는 미소녀에서 에반게리온과 같은 유명 에니메이션 캐릭터, 디즈니 한정 노트북 등 매우 다양하며 최근에는 사용자가 직접 상판에 그림을 그려 넣을 수 있는 스티커 키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일본에선 이런 캐릭터 일러스트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을 ’이타(痛)’라고 부른다. 이타는 원래 아프다는 의미인데, 제품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그림을 그려 넣는 작업이 제품의 원 상태를 훼손한다는 것에서 비롯된 단어가 인터넷 누리꾼들의 입을 거쳐 부여된 명칭이라고 한다.
’시로 츠바키(Shiro Tsubaki)’노트북에 한정판다운 특별함은 없다. 그러나 단순히 그림 하나가 상판에 추가됨에 따라(어떤 그림이냐가 관건이겠지만) 제품의 가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불경기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접목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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