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기아의 준중형 세단인 K3 1.6 디젤입니다. 오토기어는 지난 3월 10일자로 K3 1.6 가솔린 모델의 시승기를 제공해 드린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시승기에서는 가솔린 모델 대비 차이점인 1.6리터 디젤 터보 엔진 부분에 촛점을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앞선 시승기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K3는 기아자동차가 포르테 후속으로 내놓은 준중형 모델로 2012년 처음 출시됐습니다. 기아는 90년대 초반, 현대 엘란트라와 함께 준중형 세단 시대를 연 세피아를 시작으로 스펙트라, 세라토, 포르테로 이어지는 준중형 라인업을 유지해 왔습니다.
K3는 기아의 중형 세단인 K5와 준대형 세단인 K7 등장 이후 출시되었으며 차급에 맞게 K3라는 명칭을 부여받았습니다. 기아의 K 이니셜에 3, 5, 7, 9의 숫자를 조합한 형태여서 기억하기 좋고 소비자들에게 전체 라인업을 각인시키는 효과도 나름 크지만, 상당수의 소비자들로부터 BMW의 네이밍을 그대로 따라했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습니다.
사실 기아도 이러한 작명법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듯 한데, 중형 세단인 K5는 해외 시장에서 기존 모델의 이름인 옵티마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준대형 모델인 K7은 카덴자(Cadenza)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K3는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세라토’로, 미국에서는 ’포르테’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K9 역시 영어권 소비자들에게도 괴이한 이름이라는 평을 듣는 쿠오리스(Quori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아차는 새로운 이름보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 잘 알려져 있는 모델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판매에 이득이 되기에 다른 이름을 사용한다는 입장입니다만,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아직 충분한 인지도를 쌓지 못하고 있는 기아차가 BMW 작명법을 따라 3, 5, 7, 9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국제 시장에서 ’조롱의 대상’이 될 것임에는 자명한 일입니다.
뜬금 없이 모델명 얘기가 길어졌군요. 어쨌든 오랜 시간 기아차를 접해 왔고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느낌보다는 긍정적인 느낌을 더 많이 갖고 있는 시승자 입장에서 K3, 5, 7 식의 작명법은 ’수입차 못지 않은 경쟁력 있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의지 정도로 봐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다시피 K3는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모델인 아반떼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차입니다. 현대차나 기아치나 한 솥밥을 먹는 처지이기 때문에 두 모델을 다른 회사가 만든 독자 모델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 없는 일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K3는 적지 않은 부분에서 아반떼와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3 1.6 디젤의 외형 사이즈는 길이 4,560mm, 폭 1,780mm, 높이 1,435mm, 휠베이스 2,700mm이며 공차 무게는 1,340kg입니다. 아반떼의 경우 길이 4,550mm 폭 1,775, 높이 1,435mm로 K3가 미세하게 크며 휠베이스는 2,700mm로 두 모델이 같습니다. 공차 중량은 아반떼 디젤이 1,305~1335kg(수동/자동 변속기 차이)로 K3가 약간 무겁지만 역시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소 과장된 헤드램프 디자인과 역동적인 선의 조화를 특징으로 하는 아반떼와 달리 적당한 볼륨감과 차분함을 특징으로 하는 K3의 특성상 시각적으로 아반떼보다 좀 더 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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