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
강영구(kanghayam@hanmail) 나는 개인적으로 큰 것을 좋아한다. 특히 여자와 노트북은 더욱 그렇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여자가 너무 크면 아기자기한 맛이 없다고. 더구나 노트북은 휴대성을 강조하다보니 크면 클수록 대접을 받을 수 없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조건 큰 게 좋다. 내가 처음 노트북을 접한 건 1997년 가을이었다. 아내를 졸라 용산에서 거금 370만원을 주고 아범 380D라는 모델을 신품으로 구입했다. 허나, 처음 그 녀석을 살 때의 각오와는 달리 나는 그다지 녀석과 친해질 수 없었다. 너무 바쁜 나날들이었으므로... 2년 뒤 나는 새것처럼 윤기가 나는 그 녀석을 들고 처음 구입했던 용산 매장을 찾았고 45만원에 그대로 양도해줬다.
노트북을 보관하시는 게 취미신가 보네요... 점원의 흐린 말꼬리를 뒤로 한 채 씁쓸하게 매장을 빠져나오는 내 손에는 삼성센스 820이 들려 있었고... 1주일 뒤 나는 또다시 엄청난 발열과 액정의 눈부신(?) 변화에 두손을 들고 센스도 팔아치워 버렸다, 헐값에. 그 후론 절대 삼성 센스는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무지 노력 중이다. 그리고 3년 가까이 나는 대략 40여종의 노트북을 사고 팔고 또 사곤 하였다.
그 중 팔할이 소니 바이오였다. 여지껏 사용해본 노트북 라인 중에서 바이오는 어느 것 하나 나를 실망시킨 녀석이 없었 다. 내가 잠시 바이오를 벗어나 델 노트북에 애정을 보였던 시간이 몇개월 되지만 결국은 큰놈이 소니에서 나오면서 나는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이 큰놈을 덥석 물고 늘어진 것이다. 바이오 지랄엑슈!!! 그렇다, 지금부터 나는 이 녀석에 관하여 썰을 풀려고 하는 것이다. 처음 이 녀석을 데리고 집에 들어가던 날 아내는 내게 다짐하듯 한마디, 딱 한마디만을 내뱉었다. 걔보다 더 큰 놈은 더 이상 안나오겠죠?
아내도 나의 빅신드롬을 익히 알고 있던 터였다. 나는 지독한 노트북 업글병 환자다. 여지껏 내 손을 거쳐간 노트북 중 어느 것 하나 원래의 제 모습으로 말끔하게 타인에게 돌아간 친구는 하나도 없다. 미약하나마 자판에 한글 스티커라도 하나 붙이고 나갔다. 성격탓일 것이다. 교환병, 업글병, 중증의 정신분열병과도 같은 어찌할 수 없는 나의 지랄병이다. 지금 나는 미산 GRX570을 쓰고 있다. 처음 내손에 들어 왔을 때 이 친구는 상당히 가벼운 모습이었다. 나는 서둘러 이 친구의 뇌와 심장을 바꿔버렸다.
얼굴이 상할까봐 두꺼운 아크릴로 마스크도 해줬고 가슴팍에 아티스고무 스티커도 덕지덕지 붙여 주었다. 뇌이식은 쉽지가 않았다. 원래 영문 윈도 엑슈피홈을 달고 나온 녀석에게 한글 윈도 엑슈피프로를 이식해주었더니 잘돌아가다가도 조그다이얼 네베게이션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아는 동료가 소코 지랄엑슈를 구입했길래 그 복구시디를 빌려다가 이 녀석에게 인식시켰 더니 지께 아니라면서 더 이상 못가겠다고 생떼를 쓰는 것이다. 허나 바이오를 오래 써본 사람은 알리라.
결코 이 정도에서 포기한다면 진정한 바요맨이 아니라는 것을. 어디서 힘들게 도시바 60기가 5400 RPM 16메가 버퍼 하드를 구할 수 있었다. 물론 9.5미리짜리다. 다 아시겠지만 바이오 지랄이나 지랄엑슈는 12미리 하드는 줘도 못먹는다. 들어가질 않는다는 말이다. 이 하드를 소코 지랄엑슈(GRX3LP) 뱃속에 집어 넣고 복구시디를 돌린 후 다시 내 미산 지랄엑슈에 이식시켰더니 모든 것이 완벽하게 들어 맞았다. 역시 쌍둥이는 좋은 것이다. 메모리도 1024로 업글 시켰다. 물론 아무런 문제없이 쌩쌩 돌아간다. 최근에 내가 사용해본 내놓으라하는 노트북들... 도시바 5105-S701, IBM A31P, T30 등등 그 친구들보다 나는 얘가 좋다. 왜냐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16.1인치의 이 친구 얼굴도 주먹만하게 보이긴 하지만 다른 노트북들이 이 친구보다 훨씬 월등한 성능이나 안정성을 보인 게 아니였으므로 더욱 더 나는 아기자기한 성능의 이 친구가 이뻐 죽을 지경이다. 이전에 잠시 사용했던 바이오 지랄구리(GR9E)와 비교했을 경우 넓고 환한 액정은 차치하더라도, 외관이 더욱 단단해졌으며 키보드감이 예전 XR의 키감 을 되찾았고, 스피커 사운드도 크게 향상되었다는 점이 맘에 든다. 그리고 도시바나 아범과 비교할 경우 발열과 팬소음에서 정말 최고의 노트북이라는 것이 다. 뭔 놈의 펜4 노트북이 열이 없고 팬소음이 없는 것인지...소니의 기술력은 인정해줄만 하다는 것이다. 참 이 친구 데려오기 전에 잠깐 미산 R505EL이라는 소코 MFL 형제 모델을 사용했었는데 그 친구도 팬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귀를 대고 들어야 들릴 정도였으니... 허나 오른쪽 자판으로 열은 조금 올라왔었다는 기억이 난다. <
이
기사는 1개의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전 [1]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