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박물관이 자동차의 발명과 발전 과정을 포괄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BMW 박물관이 현대 자동차의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면, 포르쉐 박물관은 모터스포츠와 궤를 함께 한 정통 스포츠카의 역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포르쉐 박물관은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해 있습니다. 포르쉐 본사 옆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1976년, 총면적 620㎡의 작은 공간 위에 세워진바 있습니다. 당시 20여대의 자동차를 전시하는 소형 박물관이었으나 2009년, 1억 유로를 들여 초현대식 건물로 증축하면서 슈투트가르트의 새로운 명소가 되었습니다.
포르쉐 박물관은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에서 S-Bahn(독일 전철)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Neuwirtshaus(porscheplats) 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역 이름에 포르쉐가 포함돼 있어 구분하기 쉽습니다. 로터리를 중심으로 오른쪽 건너편에는 실린더 블록 모양으로 유명한 포르쉐 본사 건물이 위치해 있고 박물관 앞쪽으로는 대규모 포르쉐 쇼룸이 위치해 있습니다.
총면적 2만 1000㎡에 약 80여 대의 자동차를 동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는 포르세 박물관은 세 개의 큰 기둥 위에 건물이 비스듬히 떠받쳐 있는듯한 예술적 자태로도 유명합니다. 포르쉐 박물관은 오스트리아의 건축 사무소 ‘로만 델루간’에서 설계했고 전시된 자동차는 모터스포츠를 중심으로 지난 80년간 포르쉐가 이뤄온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포르쉐 박물관에는 보존 가치를 지닌 400여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80여 대를 선별,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전시가 이뤄집니다. 놀라운 것은 전시된 차량 모두 주행이 가능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포르쉐 박물관 관람료는 성인 기준 8유로입니다. 벤츠, BMW 박물관처럼 포르쉐 박물관 역시 오디오 가이드를 무료 대여해 줍니다. 물론 한국어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내부는 화이트톤의 현대적이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특징으로 합니다. 전시는 2층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입구에서 티켓을 발권 받은 후 매우 긴 에스컬레이터(층간이 매우 넓습니다.)로 이동하는 구조입니다.
슈투트가르트는 독일 자동차 업체의 성지와도 같은 도시입니다. 포르쉐를 비롯해 자동차 원조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본사가 위치해 있고 보쉬를 비롯한 유명 자동차 부품 회사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또 IBM, 휴렛패커드, AMD 등 IT 기업들의 유럽 본거지가 자리잡고 있는 산업 중심 도시이기도 합니다. 분지로 이루어져 언덕이 많았던 슈투트가르트는 말이 끄는 마차를 사용한 이동 및 운송이 쉽지 않았고 이런 지형적 조건이 자동차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현재 슈투트가르트의 자동차 관련 종사자 비율은 전체 인구의 1/3에 해당합니다.
포르쉐의 상징인 이중 방패 문양의 로고 역시 포르쉐가 슈투르가르트 지방에서 시작되었음을 나타냅니다. 포르쉐 로고는 1952년 포르쉐를 미국 시장에 들여온 맥스 호프만의 요구로 인해 탄생했습니다. 로고 가운데 노란 바탕의 검은 말은 원래 포르쉐 본사가 위치한 슈투트가르트 시의 문장입니다. 슈투트가르트는 10세기 경 기마대를 위한 말을 키우고 관리하던 장소였습니다. 말 문양 외부를 감싼 붉은색과 검은색 줄무늬, 사슴 뿔 모양은 슈투트가르트를 수도로 삼았던 뷔르템베르트(Weuttemberg) 왕국의 문양입니다. 이 두 문양이 합쳐져 지금의 로고가 탄생한 것입니다.
포르쉐 박물관 앞에는 붉은색 911 카브리올레 한 대가 주차돼 있는데, 이는 단순 전시물이 아닌, 관람객들이 돈을 지불하고 시승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시승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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