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혼다의 입지는 미미합니다. 국내에 판매하는 차량의 모델이 최근에는 늘어났지만 시빅, 어코드와 CR-V가 주력이며, 국내에서 판매할 생각이 없는 것인지 새로운 자동차 라인업만 보면 팔릴 차가 아니라 안팔릴 차만 내놓고 있습니다.
3세대 CR-V 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할 때도 있었지만, 이후 엔고와 독일차의 득세로 인해 다른 일본차 브랜드와 함께 엔트리 수입차 브랜드로서 입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혼다의 입지는 크지 않고, 해외에서도 혼다의 판매량은 400만대를 넘는 수준이어서 800만대에 달하는 현대기아 뿐 아니라 1000만대 수준인 토요타, 820만대 수준인 닛산(르노-닛산)에 비해서도 한참 떨어집니다. 물론 260만대 수준인 스즈키나 130만대 수준인 마쓰다에 비해서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지만 , 혼다는 언제나 판매량을 적절한 수준에서 조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혼다는 1948년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에 창립한 이륜차, 자동차 전문업체로, 창업초기에는 이륜차(바이크)를 전문적으로 생산했지만, 이후 자동차와 로봇, 최근에는 제트기까지 사업영역을 넓혔습니다. 매출은 2014년 연결기준 11조8412억엔(약 109조1000억원)으로 일본 기업 중 3위에 해당합니다. 파나소닉과 소니가 7조7000억엔인 것에 비하면 높지만, 토요타 자동차(25조6919억엔)에 비하면 45% 수준입니다.
판매량과 매출 모두 혼다는 토요타의 40~45%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기술력과 정통성면에서는 오히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혼다가 규모에 비해서 혁신적인 회사로 평가받는 이유는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의 독특한 기업철학 때문입니다.
1906년 일본 시즈오카 하마마쓰에서 태어난 혼다 소이치로는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도쿄의 자동차 수리점 ‘아트상회’에서 일을 하면서 자동차와 기계에 대한 열정을 키워나갑니다. 이후 동해정기중공업에서 사장까지 지내지만 지진으로 인해 공장이 붕괴되는 경험을 겪고 퇴직한 뒤 1년간 휴식을 통해 향후 구상을 합니다.
1946년 40의 나이에 현재 혼다의 모체가 된 혼다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소장에 취임합니다. 1948년 혼다 주식회사를 설립한 뒤 바이크를 생산하고, 1963년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어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로 성장시킵니다. 혼다 소이치로의 역할이 혼다에서 중요한 이유는 그가 철저히 기술 중심의 사람이었고, 보수적인 일본 기업문화와 달리 매번 혁신적인 제품과 시도를 진행했으며, 경영과 소유를 철저히 분리한 것은 현재 일본 기업 문화에서도 쉽게 내릴 수 없는 결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991년 사망한 혼다 소이치로는 다른 기업 대표들과 마찬가지로 사후에 미화된 부분도 있고, 혼다 내에서도 자신의 고집을 꺽지 않아 내부 구성원들과 마찰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일찍부터 모터스포츠에 열광한 자동차인이었습니다. 혼다는 1963년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기도 전인 1962년 F1에 출전을 밝혔습니다. 자동차를 만들기도 전에 세계 최고의 자동차 업체들이 실력을 겨루는 F1에 나간다는 배포 큰 발표를 한 것입니다.
혼다 소이치로는 자동차 시장에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세계 무대에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의 결정은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의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아트상회에서 분리해 자동차수리공장을 운영하던 1936년 직접 제1회 일본 전국 자동차 경주대회에 선수로 출전한바 있습니다.(첫 출전에서 사고를 당해 이후 공식적인 선수 생활을 하지 않습니다)
당시 일본은 전후 시대로 심각한 경기악화 시기입니다. 혼다 소이치로는 일본 내에서 자동차로 성공한 뒤, 해외시장으로 나가자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1위를 하면 자연스럽게 일본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F1 출전 의지를 밝힙니다.
하지만 당시 F1은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지배하는 시기였습니다. 페라리, 포르쉐, 메르세데스 벤츠 등 이미 모터스포츠에서 입지를 확보한 기업들에게 아직 자동차를 만들어보지도 못한 일본 바이크 제작 업체가 F1에 참가한다는 발표는 웃음꺼리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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