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다이하츠 코펜입니다. 이 작고 깜직하고 독특한 차에 대해 알고 계신 분들보다 아직 생소한 분들이 더 많으실듯 합니다.(자동차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유명한 모델이지요) 다이하츠 코펜은 전세계 유일의 660cc 경차형 하드톱 컨버터블입니다.
다이하츠는 660cc 미만의 경차를 비롯해 소형자동차와 저공해 CNG(Compressed Natural Gas)차 등을 제조하는 회사입니다. 1907년 ’하쓰도키(發動機)제조’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다이하츠는 오사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998년 누적 판매량 2,000만대를 돌파했고 연간 80만대의 자동차를 제조하는 중견 업체로 성장했으며 1965년 전기 자동차 연구에 착수, 1969년 자사의 첫 전기 자동차를 선보인바 있습니다.
다이하츠는 경차인 미라(Mira)와 코펜(Copen)으로 특히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미라는 1980년 첫 모델이 출시된바 있으며 현재에도 일본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코펜은 660cc 경차 최초로 하드톱 컨버터블이라는 파격적인 컨셉을 앞세워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모델입니다. 다이하츠는 1967년부터 토요타와 제휴 관계를 유지하다가 1998년 토요타가 주식의 과반을 사들이면서 다이하츠의 모기업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차 제한이 배기량 1,000cc 미만, 길이 3.6m, 폭 1.6m, 높이 2m 미만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일본의 경우에는 660cc 미만, 길이 3.4m, 폭 1.48m, 높이 2m 미만 등으로 우리나라 기준보다 훨씬 엄격합니다. 일본에서 경차 기준이 마련된 것은 1949년으로, 당시에는 이 기준을 충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혹독하리만큼 엄격한 규제는 일본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경차들을 대거 보유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경차는 박스 타입입니다. 박스형 경차의 원조 역시 다이하츠인데, 탄도라는 모델이 2003년 출시되어 큰 인기를 구가하면서부터 박스형 경차가 일본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경차로 각광 받기 시작했습니다. 2014년에는 2세대 코펜과 허슬러가 출시되어 일본 시장에서 깜짝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허슬러의 경우 경차답지 않은 역동적인 디자인과 넓은 실내 공간으로 화제가 된바 있습니다. 실내 역시 접이식 탁자를 비롯 경차답지 않은 편의 장치를 곳곳에 갖추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현재 일본에는 약 70여종의 경차가 판매되고 있고 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 내수 시장의 35% 정도입니다. 뛰어난 연비와 높은 품질을 갖추고 있는 일본 경차가 국내 정식 수입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FTA 미채결로 인한 높은 세금 문제 때문입니다. 현재 일본 경차는 차종에 따라 800만원에서 1,800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합니다만, 국내 정식 도입할 경우 각종 세금이 붙어 최소 1,500만원에서 2,600만원대로 가격이 크게 오르게 됩니다.
특히 코펜이나 허슬러 같은 독특한 모델은 국내 수입할 경우 2,600만원 내외의 높은 가격을 형성하게 되는데, 가뜩이나 경차 시장이 위축되어 있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든 일본 경차가 많이 팔려나갈리 없으니 도입 자체가 고려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2002년 출시된 1세대 코펜은 원래 모터쇼의 컨셉트카로 소개되었으나 경차 최초의 하드톱 컨버터블이라는 독창성 때문에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되었고 이에 고무된 다이하츠가 양산을 결정,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코펜은 출시 이후 일본내에서 큰 인기를 구가했습니다만, 수제작 방식의 공정과 고회전 터보 엔진, 고가의 알루미늄 패널 등으로 채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대표적인 모델로 거론되었습니다. 이는 2세대 모델로 풀체인지 되는데까지 약 12년이 소요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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