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차의 근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내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음은 물론 승승장구해온 해외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지난 5월 내수 시장 판매량은 5만 4,990대로 전년 대비 8.2%나 감소했습니다. 현대차는 월 1월부터 5월까지 단한번도 작년 동기간 실적으로 넘어서지 못했을 정도로 심각한 내수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성장을 견인해온 해외 시장 판매 역시 심상치 않습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글로벌 시장 기준 38만 9,299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6.4% 감소한 수치입니다. 우려되는 부분은 해외 시장에서 절대적인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 북미 시장과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입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미국 시장에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3%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1월부터 5월까지 판매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전년 대비 3.9%의 성장세를 보이며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특히 성공적인 다운사이징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수요 확대에 나섬에 따라 북미에서의 입지가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굳게 믿고 있는 중국 시장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한 8만 22대를 판매하는데 그쳤습니다.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은 엔저 탓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현대차의 최대 라이벌인 일본 브랜드가 엔저로 높아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북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으며 유럽을 비롯해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도 아베 노믹스를 앞세운 엔저 효과를 단단히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품질과 인지도 부분에서 아직까지 현대차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차가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으니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이 하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무엇보다 현대차의 위기는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현대차가 최근 10년간 초고속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내수 시장에서 거둬들인 자본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2년간의 추이를 보면 현대차 특유의 성장 공식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때 내수 시장 점유율 60%를 상회했을만큼 강한 지배력을 행사했던 현대차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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