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푸조의 중형 라인업인 508입니다. 푸조 508 시리즈는 1.6 디젤 터보 엔진 (120마력/3,500rpm, 30.6kg.m/1,750rpm, 연비 16.2km/l)을 탑재한 모델과 2.0 디젤 터보 엔진 (180마력/3,750rpm, 40.8kg.m/2,000rpm, 연비13.2km/l)을 탑재한 모델로 나뉩니다. 두 모델 모두 6단 자동변속기와 매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모두 전륜(2WD) 구동이며 독특하게도 패들시프트가 2.0 모델이 아닌 1.6 모델에만 장착되어 있습니다.
508 시리즈는 ’유니크’함으로 대표되는 푸조의 독특한 외형 디자인을 벗어난 최초의 모델이기도 합니다. 물론 초기 모델의 경우 모니터를 센터페시아 하단에 배치하는 엉뚱함(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 제자리를 찾았습니다.)과 실내 공간이 충분함에도 경량 로드스터에나 어울릴법한 팝업식 컵홀더를 넣었고 실내 수납 공간 활용성에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등 프랑스 특유의 시니컬(?)함이 엿보입니다만, 외형 디자인을 비롯한 전반적인 구성은 국내 소비자들의 호감을 얻을 수 있을만큼 대중성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모델입니다.
푸조 508 1.6의 외형 사이즈는 길이 4,830mm, 폭 1,838mm, 높이 1,455mm, 휠베이스 2,815mm이며 공차 중량은 1,610kg입니다. 비슷한 중형 라인업인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E220 블루텍 기준)의 경우 길이 4,880mm, 폭 1,855mm, 높이 1,470mm이며 휠베이스 2,875mm, 공차 중량 1,790kg으로 508이 E 클래스에 비해 약간씩 작습니다. 판매 가격은 1.6 디젤 터보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4,290만원, 2.0 디젤 터보 엔진을 탑재한 GT가 4,690만원입니다.
과거 푸조에서 볼 수 있었던 과도한 선과 면의 조합 대신 무난하면서 중형 세단의 안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디자인을 특징으로 합니다. 2013년까지 푸조를 대표하는 디자인 코드는 ’펠린룩(Feline Look)’이었습니다. 과장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 램프로 대표되었던 펠린룩은 고양잇과 동물을 모티브로한 디자인이었습니다. 첫 펠린룩은 1999년 출시된 6세대 206부터입니다. 이전까지 이탈리아 피닌파리나를 통해 디자인되었던 구조에서 벗어나 푸조 그룹이 독자적으로 모델 디자인을 시작하면서 펠린룩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펠린룩은 2008년에서 2011년 모델까지 가장 도드라지게 나타났는데, 이 때문에 ’푸조 = 고양이 형상’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잇과 동물(특히 사자)의 얼굴을 모티브로 했다고는 하지만 프랑스를 벗어난 그 외의 지역 소비자들 눈에는 ’멋있기 보다 부담’스럽게 다가왔을법한 펠린룩은 508 시리즈를 시작으로 모습을 감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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