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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테잎만한 노트북' - 1996년 도시바의 리브레또 20에 붙여졌던 별명이었다.
Windows 95를 OS로 한 초소형 노트북‘Libretto’는 원래 이탈리아어로 "작은 책"을 의미한다. '리브레또 20'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840g이라는 엽기적인 무게와 210 x 115 x 34mm에 불과한 작은 크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윈도우 95가 쌩쌩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그야말로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당시 PDA의 최고봉으로 불렸던 애플의 뉴튼의 크기도 리브레또보다 훨씬 컸기 때문에 과연 이렇게 작은 몸집을 가진 물건이 노트북 PC인가에 대해 대부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야말로 비디오테입만한 노트북에서 윈도우가 구동된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일본에서 처음 출시된 리브레또 20의 사양은 다음과 같았다.
DX-475 램 8메가(MAX20), 하드 디스크 270MB, VGA CL-GD7548 graphics accelerator1MB, 6.1 인치 640 x 480 pixels, 65536 color, 88-key QWERTY keyboard, 13mm pitch, 210 x 115 x 34mm의 컴팩트한 크기, 840g의 무게, Windows 95 등...
Toshiba는 최대한 제품을 소형화하기 위해서 당시 노트북 판매 세계 1 위에 걸맞는 최신 기술로 거의 모든 칩셋을 보드 하나에 집적해버렸으며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였던 8.5mm의 초박형 270MB의 HDD를 사용했다. 그에 더해 노트북 액정으로는 최초로 6.1 인치라는 손바닥만한TFT 액정을 세상에 소개하였다
리브레또가 출시되자 소비자들은 이제 진정한 의미에서 '휴대용 노트북'이 나왔다는 사실에 열광하였으며 당시 노트북 판매 세계 1위였던 Toshiba는 '미니노트북 왕국'이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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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니노트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엽기적인 사이즈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되는 14mm 키피치 키보드는 웬만한 남성들의 손가락이 안착하기도 힘겨웠으며 빈약한 성능, 형편없는 확장성, 구색에 가까운 내장 배터리 등 당시의 미니노트북은 크기만이 아니라 성능과 편의성에 있어서도 비디오테잎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철저하게 앤터테인먼트를 추구하며 미니노트북 열풍을 일으킨 소니의 바이오 C1은 1998년 첫모델부터 최근에 출시된 C1mel에 이르기까지 약 5년간이나 탄탄한 마니아층을 자랑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올해들어 서브급 이하의 컴팩트형 노트북이 센트리노라는 새옷으로 강력하게 무장하고 1KG 초반대의 경량화를 실현하며 넉넉한 배터리 효율까지 갖추게 되자 더 이상 설 땅을 잃고 바이오 TR과 합체하고 마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소니 바이오의 특징을 가장 잘 대변해주었던 모델인 C1은 강력한 휴대성과 철저한 재미로 똘똘뭉친 엔터테인먼트 머신으로서 미니노트북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의 포문을 열어준 선구자적인 모델이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C1의 단종설이 서서히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C1에 열광하던 마니아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미니노트북의 대명사로 불리며 수많은 노트북 사용자들을 매료시켰던 C1 시리즈 대신 소니가 선택한 미니노트북라인은 2002년 상반기 크루소 867MHz CPU, 6.4 인치 XGA급 액정을 달고 첫선을 보였던 바이오 U 시리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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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이오 U 시리즈는 바이오 미니노트북 라인의 주력 모델로 개발되었다기 보다는 일종의 '실험적 모델'이라는 성격이 짙었다. 바이오 U 시리즈의 출발은 2000년 가을 68만 화소의 디지털 캠코더를 달고 태어난 '엽기 노트북'의 원조 바이오 PCG-GT1이였다.
6.4인치의 손바닥만한 회전식 액정에 XGA급 해상도를 구겨넣고 옆구리에는 당시 디지털 캠코더와 동급의 68만 화소 비디오 카메라를 달았으며 애기 손톱보다 작은 키보드가 바퀴벌레처럼 다닥다닥 붙어있었던 기이한 모습의 GT1은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더군다나 윈도우 환경에서 멀티태스킹에 취약했던 크루소 칩셋이 탑재되어 있어 촬영한 동영상 재생시 잦은 끊김현상은 물론 웬만한 컴퓨팅 작업에서도 버벅대는 등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컨셉을 보여준 탓에 GT1는 최고의 '엽기노트북'임과 동시에 바이오 노트북군에서 '가장 실패한 모델'이 되어버렸다.
결국 하드크기만을 늘린 손부끄러운 업그레이드 모델인 GT3를 끝으로 세상에서 종적을 감추는 듯했다. 워낙에 별난 컨셉인지라 시장에서는 철저하게 외면을 당했지만 GT 시리즈는 미니노트북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혁신적인 모델임에는 틀림없었다. 특히 6.4인치 크기에 XGA 해상도를 집적하여 미니노트북의 취약점인 작은 액정에 따른 저해상도 문제를 개선할 여지가 충분함을 증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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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소니 바이오 PCG-U3의 모습
소니는 GT시리즈에서 얻은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2년 봄, 거추장스러웠던 카메라를 떼고 돌아가는 목을 고정시키는 등 적절하게 윤색하고 다듬은 모델인 바이오 U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바이오 U를 처음 선보인 소니의 움직임에는 조심스러움이 역력하였다. 몇 번의 출시 연기를 비롯하여 일본 내에서만 출시를 국한 시키는 등 출시 초기부터 U 시리즈의 베이스였던 GT의 실패를 상당히 의식하는 듯했다.
그러나 '경박단소'로 대변되는 일본인의 취향과 바이오U의 특징은 보기 좋게 맞아떨어져 바이오 U는 출시와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으며 인텔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크루소 TP 5800 867MHz CPU를 탑재하여 멀티태스킹에서 적잖은 약점을 보였음에도 184.5x 139 x 30.6의 작은 사이즈와 820g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라는 강력한 장점은 사람들의 시선을 충분히 자극할 만했다.
특히 바이오 U의 최대 장점은 기존의 '미니노트북'이 변칙적인 사이즈와 액정 해상도를 지니고 있어 일반 노트북 사용자들로부터 이질감을 느끼게 한 것에 비해 작지만 일반적으로 노트북 PC에 채용되는 4:3 비율의 XGA급 액정이 탑재되어 있는 정상적(?)인 외형의 제품이었다는 점이다.
바이오 U는 한마디로 말해서 일반 노트북을 절반으로 축소해 놓은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옆으로 길다란 모습을 하고 있었던 기존의 미니노트북에 거부감을 갖고 있던 사람들도 한번쯤은 눈여겨 보게 만들었다.
U 시리즈는 작고 가벼운 외형적인 장점으로 늘 휴대할 수 있음은 물론 PDA류의 기기들이 지니지 못한 강력한 컴퓨팅 환경, 편리한 인터넷 접근성 등의 장점을 지니고 있어 최근 불고 있는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 또는 퍼베이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 환경에 가장 적합한 컨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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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6.4인치의 크기는 노트북 액정이라기보다는 차량용 TV를 연상시키는 극단적인 사이즈이고 14mm에 해당하는 키보드 키피치는 이미 도시바 리브레또 초기 시리즈에서 그 살인적인 불편함이 입증된바 있기 때문에 U에 대한 높은 관심만큼 폭발적인 수요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과거 GT시리즈의 쓰라린 실패를 어느 정도 보상받았다고 할만큼의 성공을 이끌어 낼 수는 있었다.
이후 소니는 2003년 초, CPU의 사양을 약간 상향조정한 마이너 업그레이드 모델인 U3를 선보였으며 바이오 U 시리즈는 기존의 미니노트북군과는 또 다른 나름대로의 영역을 확보하며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였다.
하지만 서두에서도 잠깐 언급하였다시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IT 분야에서 '작고 가볍'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라는 변명은 더이상 정당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게 되었다.
최근 불고 있는 '센트리노' 열풍은 십 수 년동안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발전해온 '올인원'과 '서브노트북'의 격차를 무색하게 만들어 놓았으며 얼마전 일본의 파나소닉사는 광학콤보드라이브를 내장하고서도 1.29kg이라는 초경량 표준형 모델인 W2시리즈를 내놓아 '작고 가볍기만 하면 성능은 떨어져도 용서할 수 있다'라는 기존의 관념에 찬물을 끼얹어 버렸다.
그간 뛰어난 마케팅 능력과 화려한 디자인, 독특한 컨셉으로 노트북 시장 진입 6년만에 각종 수위자리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소니지만 '외적인 요소'만으로는 급격하게 성능주의로 전환되고 있는 현재의 치열한 노트북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은 당연한 이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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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소니는 2000년 가을 바이오 PCG-C1VJ 모델부터 약 3년간을 줄기차게 고집해왔던 트랜스메타 크루소 CPU를 과감하게 버리고 윈도우 계열에서 어느 정도 성능 검증을 받아낸 인텔 Pentium-M 쪽으로 기수를 돌릴 수 밖에 없었으며 이는 크루소를 구린소라고 부르며 거부감을 나타내었던 바이오 미니노트북 마니아들에게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소니가 크루소를 버리고 인텔 'Banias' 기반의 모바일 셀러론 CPU를 첫번째로 탑재한 미니노트북은 바로 바이오 U 시리즈의 최신작인 U101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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