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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호국의 달이다. 그 덕에 이맘때가 되면 나라를 위해 산화하신 애국 선열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해도 ‘애국’이라는 단어를 ‘밥’이라는 말만큼이나 많이 듣고 자랐다.
초등학교 – 그 때는 국민학교라고 불렀다. – 에 갓입학하던 시절, 어머니 손에 이끌려 반강제로 등록한 ‘웅변학원’에서는 의미도 잘 이해못하는 ‘반공’ ‘애국자’라는 단어를 수도 없이 쏟아내기 위해 가냘픈 목에 힘줄을 세워야 했으며 학교에서는 선생님께서 늘 ‘국산품을 애용하는 길이 나라사랑의 길’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하셨다.
그러나 로또복권 수백억의 대박을 꿈꾸며 남보다는 자신의 안위에만 집중하는 이기적이고 황금만능주의의 극단 속에 살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 있어서 과거에 무조건적인 의미로 통용되던 ‘애국’이라는 단어는 케케묵은 ‘된장’처럼 군둥내를 풍기는 말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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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의 유명 브랜드 노트북 제조사들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부터 우리나라의 PC 시장은 그야말로 노트북의 무한 경쟁 시대로 돌입하였다.
가끔 노트북 전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외산 노트북을 선호하는 글을 올린 사람들을 '매국노'로 비난면서 국산 노트북 사용을 강요하는 이들과 또, 이들의 의견에 강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 간의 열띤 논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데 국내 브랜드 노트북을 사용하자고 종용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것이 애국하는 길이다’라는 말로 귀결되고 만다.
예전에 필자가 독일 여행 중에 독일인 친구와 함께 전자수첩을 구입하기 위해 독일 시내로 쇼핑을 나간 적이 있다.
이 친구는 제품을 꼼꼼히 살피고 난 후에 필자에게 독일제품이 아닌 프랑스의 제품을 권했다. 당시 독일과 프랑스는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미묘한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었음으로, 독일인 친구의 제안은 실로 의외였다.
필자는 "독일인이 독일 제품을 구매해야 경쟁국가인 프랑스를 이길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친구는 "비록 프랑스인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감정에 얽매여 상품을 구입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또 "우리나라가 프랑스를 이기기 위해서는 제품의 경쟁력이 앞서는 것인데, 저렴하고 품질이 앞선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자국의 제품 품질향상에 도움이 된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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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을 사고 파는 행위는 합리적인 사고에 바탕을 둔 경제행위이다. 동일한 가격이라면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경제행위이다. 경우에 따라서 가격이 비싸더라도 고품질 혹은 신뢰성 있는 기업의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합리성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경제행위이다.
지금은 어떤 나라도 상호주의의 원칙 아래에서 주고 받는 교역관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경제원리’가 절대적인 원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국경이라는 지리적인 제약은 이미 그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으며 다국화 다변화를 통한 세계화가 이루어진 현 시점에서 '애국심'이라는 논리에서 야기된 잘못된 선택은 어떤 식으로든 자국에 피해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만일 국산품이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적정한 품질을 갖고 있지 못한데, 단지 '국산품'이라는 이유로 구매를 강요받아야 한다면 이는 소비자와 기업, 더 나아가서는 국가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는 악순환이 될 뿐이다. 뭐.. 이와 관련된 원론적인 얘기는 필자보다 이글을 읽는 노트기어 가족들이 더 잘 알고 있을테고 많은 경제 전문가들에 의해 누차 강조된 말일테니 이 쯤에서 복잡스럽고 장황한 서론은 접어두도록 하고…
서두부터 어줍짢은 이야기를 풀어놓은 이유는 이번에 리뷰에서 다룰 노트북이 바로 국내 PC 제조사 중 부동의 2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삼보의 센트리노 노트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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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트북 생산 업체로서 삼보는 국내 노트북 시장의 3위에 해당하는 점유율(2002년 말 기준)을 지키면서 십수년에 걸쳐 한국 노트북 PC 시장을 선도해온 기둥과 같은 기업이다. 물론 전체 규모나 시장 점유율에 있어 삼성 센스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컴퓨터 전문 기업’인 삼보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3,4년 전만해도 국내 브랜드의 노트북은 유수 외국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서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였다. 품질면에서 열세를 나타냄음은 물론 외형 디자인, 각종 소프트웨어 지원 등에 있어서도 십수년 시장 개척으로 얻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앞세운 외산 하드웨어 벤더들에 비해 어느 정도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브랜드 노트북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품질임에도 ‘국산품 애용’이라는 '애국심'에 적잖은 득을 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애국’이라는 단어가 과거에 비해 많이 퇴색되어 오늘날의 신세대에게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되고 있듯이 국내 브랜드 노트북 PC들도 최근들어 ‘환골탈태’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삼성이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노트북인 X10을 선보임으로 국내산 노트북 제조기술이 이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유감없이 증명하였으며 국내 2위 업체인 삼보 역시 15.2인치 액정을 탑재한 ‘와이드북’과 같은 다목적 노트북을 통해 국내산 노트북의 품질과 디자인이 외산 노트북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음을 증명하였다.
따라서 국산 브랜드 제품이니까… 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지금부터 삼보가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서브형 센트리노 노트북인 HB Series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 제품인지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철저하게 '사용자'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노트북의 성능을 살피고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꼼꼼하게 비교해 본 뒤 합리적인 선택에 따라 제품을 구입하는 합리적인 자세야 말로 장기적인 차원에서 국내 노트북 제조사들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일 테니, 이 리뷰를 보는 독자들도 우리나라 브랜드의 제품이 외산 브랜드의 제품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해보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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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는 1980년에 자본금 1천만원이라는 크지않은 규모로 시작하여 회사 설립 10년만에 세계최초로 배터리 내장형 '랩탑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해내는 성과를 이룩해 낸바 있으며 지금은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PC 전문 기업이다.
최근 일본을 자주 왕래하는 사람이라면 ‘소텍’이라는 제조사를 잘 알 것이다. 삼보는 97년 소텍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일본에서 혁신적인 컨셉의 제품들을 선보이는데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한 때 미국에서 PC 소매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했던 미국 판매 법인인 ‘이머신즈’도 삼보에 의해 설립되었다.
노트북 시장에 있어서 삼보는 2002년 하반기에 삼성, HP에 이어 점유율 3위를 탈환하며 나름대로의 튼튼한 기반과 폭넓은 사용자층을 갖고 있다. 최근 센트리노 플렛폼을 앞세운 외산 노트북 제조사들의 발빠른 국내 진출로 인해 노트북 시장에서 조금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TG 와이드 노트북이나 HB Series등을 발표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계획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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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세계의 어떤 노트북과도 어깨를 나란히 견줄만한 삼성의 X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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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