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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노트북 시장의 다크호스는 단연 에버라텍이었습니다."
다크호스란 원래 경마에서 ’실력을 알지 못하는 말’이 유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되는 말을 제치고 우승을 따낸 사건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이 말은 점차 선거나 스포츠 경기 등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단어로 사람들의 입을 자주 오르내리게 되었는데요, 가령 정치적인 뚜렷한 기반이 없는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 한다든지, 국제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거둔바가 없는 무명 선수가 의외의 선전을 펼칠 경우 ’다크호스가 출현했다’는 식으로 표현합니다. 영어에서 다크(dark)라는 단어는 ’어두운’, ’검은’. ’검은 머리’ 등의 의미 외에도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2004년 여름까지만 해도, 삼보는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던 ’그저 그런 국내 업체’쯤으로 인식되었습니다. 데스크탑 PC 시장에서는 절대적인 위치를 고수하며 삼성과 함께 장기간 데스크톱PC 2강 체제를 유지해 왔으며 해외 시장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기록했을만큼 활발한 영업을 전개해 왔지만, 유독 노트북 PC 시장에서만큼은 초라한 성적표에 머물러 왔으니, 아무도 삼보가 에버라텍이라는 브랜드로 국내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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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에버라텍 시리즈 제 1호인 에버라텍 3200 시리즈
2004년 6월, Averatec3200 시리즈라는 낯선 모델명으로 국내 시장을 두드렸던 삼보는,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은 노트북 자체의 기기적 우수성과,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대규모로 실시하는 품질 평가단 이벤트, 지속적인 신모델 출시로 노트북 시장의 가격 파괴와 동시에 높아진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두가지 목적을 빠른 속도로 달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소비자들이 숨에 벅찰 정도로 연달아 출시된 에버라텍 시리즈는 6개월이 채 못되는 짧은 시간만에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여 갔으며 급기야 2004년 12월에는 브랜드 노트북 PC의 마지노선이라 일컬어지는 100만원대를 무너뜨리면서 90만원대 노트북 시장을 열어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노트북 PC 가격대를 재정립하는 위력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Averatec이라는 브랜드에 소비자들의 눈길을 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에버라텍 5500 시리즈는 데스크탑 시장에서 인정받은 샘프론 2600+라는 CPU(인텔의 보급형 모델인 셀러론 프로세서가 아닌 Petium-M 프로세서에 준하는 성능을 자랑하는)와 가격에 비해 고급스러운 기본 사양을 앞세워 연말 성수기를 맞은 시장 상황과 PC 교체 주기가 맞물려 국내 업체로서는 최초로 단일 모델 월 1만대 판매라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Averatec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에 자신을 얻은 삼보는 공식적으로 드림북 라인의 단종을 발표하고 2004년을 "제 2도약의 해"로 삼은바 있습니다. 삼보가 에버라텍 시리즈의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은 비단 국내 판매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철저하게 소비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사양과 가격의 꼭지점을 찾기 위해 지난 3년간 준비해온 삼보의 야심작 에버라텍은 2004년, 미국 시장에서 소니를 따돌리며 4위에 해당되는 놀라운 판매 실적을 올렸으며, 2005년 초에는 베스트바이(BestBuy), 컴퓨에스에이(CompUSA), 서킷시티(Circuit City), 월마트(Wal-Mart) 등의 대형 유통 채널을 확보해 미국 소비자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갔습니다. 특히 에버라텍 5500 시리즈의 선전으로 2005년 1,2월 시장에서 2위인 LG를 근소하게 따라붙으면서 단숨에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한 삼보는 AMD와 이마트, 홈쇼핑 등과의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총 15만대 판매 달성하여 LG를 제치고 국내 노트북 시장 순위 2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을 정도로 에버라텍 시리즈의 성공은 눈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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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에버라텍 중흥의 기수들 -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3200 시리즈, 6200 시리즈, 5500 시리즈, 6300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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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13.3인치 와이드 액정을 탑재한 경량/슬림형 모델인 에버라텍 4200 시리즈
Averatec 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은 지난 4월 17일, 13.3인치 와이드 액정을 탑재한 슬림/경량형 모델인 4200 시리즈와 10.6인치 와이드 액정을 탑재한 컴팩트형 모델인 에버라텍 1000 시리즈의 출시가 발표된 시기였습니다. 2세대 센트리노 플랫폼인 인텔 소노마가 적용된 제품이 완전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시기에 149만원이라는 충격적인 가격대에 출시될 것이라고 발표되었던 13.3인치 경량 노트북 PC인 에버라텍 4200 시리즈와 동일 컨셉의 제품들이 모두 200만원 중반대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비싼 제품군이었던, 광학드라이브 내장의 10.6인치 컴팩트형 모델이면서 역시 149만원이라는 놀라운 가격대에 발표된 에버라텍 1000 시리즈에 대한 노트북 사용자들의 관심은 문자그대로 폭발적이었습니다. 제품이 발표되자마자 노트북 전문 싸이트를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에서 에버라텍 4200과 1000 시리즈는 최고의 화제거리가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제품 출시 시기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었기 때문에 제품 출시와 함께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특히 에버라텍 4200 시리즈와 1000 시리즈는 인텔 최신 칩셋 탑재로 강력한 성능을 구현할 뿐만 아니라, 블루, 레드, 그린, 오렌지, 핑크, 버건디, 화이트, 웨딩로즈로 구성된 8가지 다양한 톤의 색상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었습니다. 고객이 선택 사양으로 주문할 경우, 칼라 변경이 가능해 -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함 - 고객의 개성을 나타내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에 초기 저가형 이미지로 굳어진 에버라텍 브랜드의 이미지를 끌어 올리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에버라텍 4200과 1000 시리즈의 사용자 평가단을 모집할 때만해도 사람들은 삼보가 놀라운 가격대에 선보이는 이 두 제품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노트북 인사이드와 노트기어에 양분되어 공지된 사용자 평가단 이벤트에 무려 1000여명 가까운 신청자가 몰렸다는 점은 두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반증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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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10.6인치 컴팩트형 모델 최초로 100만원대 중반의 저렴한 가격을 선언하여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에버라텍 1000 시리즈
하지만 ’좋은 일이 있으면 이를 방해하는 나쁜 일도 많이 생긴다고 했’(호사다마 : 好事多魔)듯이, 삼보가 PC 사업부분과는 관계 없는 분야에서 무리한 확장을 시도하였던 것이 원인이 되어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는 소식은 한마디로 충격이었습니다. 더구나 에버라텍 시리즈로 노트북 시장에서 유례없는 호경기를 누리고 있는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노트북 사용자들은 삼보의 법정관리 소식에 한동안 어리둥절한 반응을 나타내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이로 이해 세간의 관심을 증폭시켰던 에버라텍 4200 시리즈와 1000 시리즈의 출시는 회사 정상화 시점까지 연기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현재 삼보는 회사 정상화를 위한 절차를 성공적으로 밟아나가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로 인해 세간의 관심만 증폭시키고 출시를 미루어야 했던 에버라텍 4200 시리즈와 1000 시리즈가 출시 지연에 따른 우려를 말끔하게 씻고 시장에서 활발하게 판매 - 당초 기대만큼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지는 못하고 있으며 에버라텍 4200의 경우 케이스 크랙 문제로 한 때 진통을 앓기도 하였지만 -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99만원에서 89만원으로 가격을 더욱 낮춘 저가형 모델인 에버라텍 6100 시리즈와 ATI X700 칩셋을 내장한 100만원 중반대의 고사양 모델 에버라텍 6500, 12인치 경량형 모델인 3700 시리즈 등 거의 모든 라인업이 초반의 인기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어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삼보 컴퓨터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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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초저가형 노트북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에버라텍 6100 시리즈
에버라텍 시리즈는 데스크탑 PC의 교환주기를 맞이한 사람들을 노트북 사용자들로 유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갖을만 합니다. 즉 기존 PC 사용자들을 노트북 비기너로 유입시키는 고리 역할을 함으로서 PC 환경의 세대 교체를 더욱 가속화시키는데 일조한 브랜드라는 점입니다. 일단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모델로 노트북 PC의 편리함을 맛본 사람들은 이후에도 노트북 PC로 기변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전체 노트북 시장 규모를 키우는 면에서도 긍정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에버라텍의 선전은 타 경쟁사들을 자극하여 비슷한 컨셉의 보급형 노트북 PC를 시장에 대량 공급하게 만드는 도화선이 되었고 이는 곧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짐을 의미합니다. 물론 저가형 노트북 PC로 시장이 재편됨에 따라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문제, 환율등락에 따른 변수 등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아직까지 연 1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국내 노트북 시장의 규모를 빠른 속도로 확대시키는 도화선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노트북PC 시장은 전년대비 20%의 성장세를 보이며 침체됐던 국내 PC시장에 새로운 촉매로 급부상을 하였는데요, 이같은 호재를 이끌어 내는데 삼보의 에버라텍 시리즈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음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노트북 가격파괴 현상은 ’노트북의 대중화’를 적어도 1년 이상 앞당겼으며 일반 사람들의 관심을 PC쪽으로 끌어들여 고사 직전의 데스크탑 시장의 분위기까지 동반 상승시키는 촉매 역할까지 하였습니다. 여기에 저가형 노트북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 프리미엄급 노트북 시장도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다만, 프리미엄급 노트북 시장은 기존의 유명 브랜드의 대형 모델에서 작고 가볍지만 성능이 우수하며 외형적 개성이 분명한 제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어 앞으로의 노트북 시장이 양분화 현상을 강하게 보일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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