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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돼지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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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1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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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시
: 2002-09-12 오후 8:27: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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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LG사의 광고중
디지털 세상이잖아요? 뭐? 돼지털?
별것 아닌 광고 카피가 필자를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말장난에 불과한 카피에 웬 유치한 반응이냐고 시큰둥해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사연을 듣기 전에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는 말라.
바로 위의 카피에서 등장하는 늙수레한 아주머니의 거침 없는 표현은 필자가 잦은 디지털 카메라 기변으로 새 카메라를 박스채 집에 들고 올 때마다 그것을 보신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단어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디지털이라는 말은 '손가락이나 동물의 발가락'이라는 의미를 가진 디지트 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니 돼지털이라고 부른다해서 뭐가 어색하겠냐마는, 알고보면 별 것 아닌 디지털이라는 원리는 20세기를 넘어 21세기 초를 사는 우리 인류의 생활을 정신 없이 변화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밥통 하나를 사더라도 박스에 대문짝 만한 글씨로 '디지탈 뭐가 이러니 저러니..라고 써있을 정도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병폐도 심각한데 컴퓨터와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으로 수많은 젊은 세대들은 넘쳐나는 데이타 홍수 속에 일명 '정보 불안증'이라 불리는 심각한 노이로제에 걸려 있으며 미디어의 발달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독서 기피증' 환자들로 바꿔놓았다.
디지털 기기를 많이 접하다보면 머리가 더 좋아질 것 같아도 사실은 그 반대이다.
보다 편하게, 보다 쉽게, 보다 직관적인 것만을 접하다보면 자연히 두뇌가 해야 할 일은 그만큼 줄어들고, 몸을 쓰지 않으면 근육이 퇴화되고 골격이 약해지듯 두뇌도 활동이 둔화되면 모든 지각 및 감각 기관을 제어하는 대뇌피질은 차갑게 얼어붙어 마치 '툰드라'지방처럼 부분적인 영구 동토층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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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사람에게 매우 유용한 행위이다. 오늘 꺼내고자 하는 이야기도 바로 '독서'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읽을 것이 쏟아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현관에 놓여지는 두툼한 신문으로부터 시작하여 하루에도 수백 권 이상 쏟아지고 있는 각종 신간들,
수천종에 달하는 주간지, 월간지, 심지어 문틈이나 우편함을 가득체우는 각양각색의 광고지까지 온통 읽을거리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읽을거리 홍수'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독서량은 얼마나 될까?
조사 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국민들이 한 달 동안 읽은 책의 평균 권수는 1인당 1.14권이었는데, 이는 10년 전에 비해 약 30% 정도 감소한 수치라고 한다.
전체적인 평균을 내보면 한국 성인은 연간 9.7권의 책을 읽는데, 20代의 연평균 독서량은 13.6권, 30 代는 11.1권, 40代는 9.1권, 50代는 4.4권으로 나이가 올라갈수록 독서율이 낮아 진다고 한다.
읽는 종류를 보자. 남자의 경우 독서의 44.7%가 소설이며, 다음은 잡지(27. 2%), 전문서적(25.8%), 만화(22.3%), 수필(12.4%), 종교서적(8.3%), 시(7. 4%)의 순서이다.
여자는 소설(60.8%), 잡지(38.1%), 수필(24.5%), 시(18%) , 종교서적(15.3%), 만화(12.9%), 전문서적(9.9%)의 순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의 전체 독서량이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갤럽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독서량은 10년전인 1992년에 비해 약 35% 이상 감소하였다고 한다.
더욱이 리서치&리서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 달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남녀의 비율이 놀랍게도 56%에 이른다고 하니 실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화관광부의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은 연간 1.6회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일반 성인의 경우 공공도서관 이용률이 11%로, 10명 중 9명은 1년간 한 번도 공공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하니 요즘 사람들이 얼마나 책읽기를 잊고 사는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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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인류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성경 - 하지만 가장 안 읽혀지는 책이기도 하다.
사실,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손에 책 대신 CDP, MD, MP3 같은 미니기기들 혹은 PDA, 노트북 컴퓨터 등의 휴대용 단말기들을 쥐고 다니게 되었다.
집에서 보내는 여가 시간의 대부분도 TV, DVD, 인터넷, 컴퓨터 게임 등이 차지해버렸다. 굳이 책장을 넘기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들어오며, 문학 작품을 읽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첨단 컴퓨터 그래픽이 동원된 특수효과 만빵의 영화들을 비롯해 각종 다양한 영상들을 TV, VCR, DVD 등을 통해 손쉽게 얻을 수 있으니 '독서'를 위한 시간을 내기가 어디 쉽겠는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를 꼽으라면 누가뭐래도 단연 크리스트교의 경전인 '성경'이다.
16세기 초 스페인에서 최초의 단행본이 발간된 이후 지금까지 약 20억부가 넘는 전무후무한 배부수를 기록했으며 현재에도 매년 수천만권씩 발행되고 있는 초유의 베스트셀러이다.
20억부라면 전세계 인구 3명당 1권씩은 돌아갈만한 양이다. 우리나라에도 책꽂이에 성경 한권 안꽂혀 있는 가정이 드물정도로 성경은 많은 사람들이 소유한 책중의 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 중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1%도 안된다는 말이 믿겨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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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빠진 말 중에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이 있다.
양식이라 함은 쉽게 말해 '밥'이다. 밥 즉 식사를 제 때 하지 못하는 일이 지속되면 위장병이나 영양실조 등으로 몸이 쇠약해짐은 물론 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마음의 양식인 독서를 제 때 하지 못하는 일이 지속되면 두뇌의 전반적인 활동 즉 지각, 상상, 언어 등을 총괄하는 대뇌피질에 '영구 동토층'이 형성되어 올바른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없는 정신적 피폐함을 가져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각 개인의 '인격'에도 상당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게 된다.
'독서'란 인류의 정신적이고 가치적인 소산의 원동력이되는 '문화적 힘'을 제공하는 요람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기 위해 첨단 제품들과 친숙해지고 컴퓨터를 잘 다루기 위해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좋지만, 그로 인해 정신적 힘의 근원인 '독서'를 소홀히 하는 일이 생겨서는 안될 일이다.
한번 멈추어 생각해보라.
'내가 최근에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게 책을 읽었던 적이 언제'였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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