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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PC - 아직은 찻잔 속의 태풍
2006년 3월, 독일 정보 기술 박람회인 세빗에서는 MS가 비밀리에 기획해 온 오리가미 오리가미(origami/おりがみ) 프로젝트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UMPC(울트라 모바일 PC)라고 불리는 이 새로운 개념의 PC는 이후 MS와 함께 우리나라의 삼성과 대만의 아수스텍, 그리고 중국의 파운더 그룹을 시작으로 소니, 후지쯔를 비롯한 해외 기업들과 국내 중소 기업들에 의해 출시되었고, 이제 인텔의 UMPC 전용 모바일 플랫폼인 “Intel Ultra Mobile Platform 2007”에 기반한 2세대 제품들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UMPC는 원래 오리가미 프로젝트로 시작된 사업으로, 초기 UMPC군이 키보드를 내장하지 않은 슬레이트형 컨셉의 제품이기 때문에 환형으로 제작한 새로운 터치 스크린 방식의 입력 장치를 내장하고 있어 붙게 된 명칭입니다. 그러나 키보드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위해 슬라이딩 또는 컨버터블 형태로 키보드를 내장한 바이오 UX 시리즈나 후지쯔 라이프북 U1010이 등장하면서 UMPC는 특정한 규격을 갖춘 미니 PC라기 보다는 크기와 무게를 혁신적으로 줄여 극도의 모바일성을 강조한 초미니 노트북 PC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정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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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환형으로 제작한 새로운 터치 스크린 방식의 입력 장치
MS에서는 UMPC가 PDA와 같은 개인 소형 정보 단말기와 노트북 PC의 중간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바 있으며 실제 시장에 출시된 UMPC들 역시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을 가진 사용자들의 서브 PC 개념으로서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PC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당초 기대와 상당한 거리감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초기 발매된 UMPC들은 국내 사용자들의 PC 사용 습관에 비추어 사양은 부족했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쌌으며, 무엇보다 PC 기반의 장점을 내세워야 했기에 이것 저것할 수 있는 팔방미인이 되고자 했지만,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업무용 성격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또는 FUN 개념의 UMPC는 일반 노트북 PC를 잣대로 성능을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국내 인터넷 실정과 거리가 먼 저해상도와 극도의 휴대성을 추구한 PC임에도 2시간 남짓 버티다 꺼져버리는 빈약한 배터리는 UMPC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였습니다.
물론 UMPC가 차세대 모바일 PC의 가장 주요한 방향이라는 견해에 있어서는 노트기어 역시 동의합니다. 올해 말경이면 전국으로 확대될 와이브로 서비스와 이미 적잖은 보급률을 보이고 있는 HSDPA, HD 영상 전송까지 대응하는 802.11n 마이모 기술의 도입 등으로 무선 네트워크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는데다 미니노트북 PC를 중심으로 사용자들 간의 활발한 교류 및 새로운 PC 라이프 사이클이 형성되고 있어 UMPC 대중화에 청신호를 밝혀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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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시작 당시만해도 년간 수십만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며 차세대 모바일 PC환경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었고 그만큼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UMPC가 사업초기부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원인이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습니다만, 지난 2001년부터 약 6년간 최전선에서 노트북 PC 시장을 관찰해온 노트기어의 견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새로운 컨셉의 제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노트북 시장을 너무 쉽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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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UMPC 사업을 제안한 MS는 ’노트북 PC를 무조건 작고 가볍게 축소’해 주면 소비자들은 이를 혁신으로 받아들여주고,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구입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초창기 MS가 제안한 UMPC 스타일은 미니노트북 마니아들 사이에서 속된말로 ’양키 센스’라는 표현을 불러 일으켰는데요, 빈약한 해상도와 과거의 미니노트북을 답습하는 것 같은 지지부진한 스타일, 키보드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부족함이 증명된 오리가미 입력 방식 등이 사용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역부족이었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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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약 10여년 전에 등장해서 세간을 놀래킨 바 있는 도시바 리브래또나 미니노트북의 명품으로 불리웠던 소니 바이오 C1 시리즈, JVC의 에어웍스 시리즈, UMPC의 아이디어를 제공해준 소니 바이오 U 시리즈 등을 경험한 사람들은 더 이상 작고 가벼운 노트북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즉 단순히 작고 가벼운 컨셉으로 최상의 모바일 환경을 제공한다는 구태의연한 문구만으로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시선을 작고 가벼운 UMPC로 집중시키기 위해 더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예전 미니노트북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장점이었던 ’경제성’입니다. 과거 미니노트북을 보고 그 크기와 컨셉에 놀란 사람들은 ’생각보다 엄청난 가격대’를 듣고 또 한번 놀라야 했습니다. 보통 200여만원에서 옵션 몇가지를 추가하면 300만원에 근접했던 예전의 미니노트북은 ’형편 좋은 사람들이나 마니아급 사용자들의 장난감’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근접할 수 없었던 비싼 가격대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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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UMPC 전에 등장했던 미니노트북 역시 크기와 무게 면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도시바의 미니노트북인 리브래또 U100
따라서 초기의 UMPC가 과거 미니노트북이 보여주었던 독특한 컨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을만한 수준의 경제성을 확보했다면 UMPC를 보는 사람들의 시각도 많이 달라졌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로 하여금 ’이 정도 가격이면 한번 써봐도 큰 부담은 안되겠는걸’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UMPC라는 기기를 보다 많은 사람들의 손에 들려주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승부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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