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우리는 그런거 몰라요! - 장기적인 불경기에 시달리고 있는 상업계 관계자들이 들으면 실로 부러움을 살만한 꿈같은 표현이나, 실제 전문가형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불과 1년 전만해도 전문가급 디지털 카메라로 분류되는 DSLR - 디지털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 - 의 가격대는 최소 300만원 이상에서 800만원대에 육박했으나 올들어 200만원 내외로 급격하게 하락하였으며 최근 캐논에 의해 출시된 EOS 300D의 경우 광각과 표준을 커버하는 번들랜즈를 포함하여 145만원대에 출시되면서부터 고급형 디지털 카메라의 품귀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300D로 인해 DSLR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급증하자 현재 200만원 내외로 판매되고 있는 EOS-10D 역시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버렸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이들의 중고 시세 또한 신품 가격 대비 90%에 근접하고 있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캐논 EOS-10D의 경우 카메라 매장에 선입금을 하고 예약 순번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와같은 현상은 물건 확보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대형 인테넛 쇼핑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DSLR 카메라 중고 매매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www.slrclub.com의 경우 하루 평균 수백건에 달하는 중고 매물중 DSLR 카메라도 수십기 이상 올라오는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물건들이 당일 판매완료되고 있어 최근 불고 있는 DSLR 카메라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이와같은 현상은 보급형 최상위 모델들에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소니코리아는 사이버샷 시리즈 최상위 모델이자 DSC-F717의 후속모델인 800만 화소대 디지털 카메라 DSC-F828의 예약 판매를 실시하였다. 기간은 11월 18일부터 12월 14일까지였고 예약 판매 가격은 카메라 + 128MB 메모리스틱을 포함한 패키지가 1499000원, 본체만 예약할 경우 1449000원이었는데, 놀랍게도 예약판매를 실시한지 3일만에 전량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예약 판매를 실시한 소니 관계자들까지 놀라게한 폭발적인 반응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150만원을 상회하는 고급형 디지털 카메라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이유는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1인 1디카'의 유행탓이기도 하지만 공급업체 스스로가 물량을 조절하여 사람들의 갈증을 쉽게 풀어주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에 물건이 과도하게 풀릴 경우 희소성이 떨어지고 타사 대응 제품과의 가격 경쟁까지 맞물리게 되면 일정 기간 제품 시세를 유지할 수 없다는 전략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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