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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 2010년 노트북 시장을 돌아보다
이 기사는 3개의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등록일시 : 2010-12-01 오후 11:07:18 


한 때 노트북 PC는 ’21세기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19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반부터 노트북을 써오신 분들은 당시 노트북 PC가 얼마나 귀한 기기였었는지를 실감하실겁니다. 당시 IBM 싱크패드 가운데 상위 버전인 600X, T20P, A20P 등은 권장 소비자 가격이 1000만원을 호가하였으며 90년대 중반, 도시바의 테크라 8000 시리즈는 BMW와 함께 미국에서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졌을 정도였습니다. 총탄도 막아내는 듀랄루민 재질의 특수 보호 가방이 40-50만원에 판매되었던 적이 있었으니, 당시 노트북 PC의 위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가실겁니다.



사진설명 : 무시무시한 가격을 자랑하던 IBM의 최상위 모델인 A 시리즈 P 라인과 싱크패드 전용 도킹 시스템

그러부터 20여년 남짓 지난 지금, 1000만원을 호가하던 고성능 노트북은 200만원 내외로, 적어도 300만원은 줘야 구입이 가능했던 표준 노트북 PC는 100만원을 넘기느냐 마느냐가 문제일 정도로 가격이 쪼그라들었습니다. 아예 1000만원이면 33대를 사고도 몇 만원이 남는 넷북이라는 놈이 밑바닥을 휩쓸고 있는지라 현재의 노트북 시장은 그야말로 ’피바다’라 표현할 수 있을만큼 불꽃 튀는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이나 자전거, 오토바이 시장, 하다 못해 남는게 없다고 항상 징징대는 백색 가전 시장도 화폐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에 맞게 가격이 오르는 판에 노트북 시장은 되려 가격이 꼬꾸라지는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으니,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거라는 기대감으로 많은 시설투자와 브랜드 마케팅을 펼쳐온 제조사들은 그야말로 낭패를 보고 있는 셈입니다.



사진설명 : 제가 세상에 등장한게 잘못이라고요? -.-;;

기술 축적에 따른 발전 속도가 놀랍도록 빠른데다 그 어떤 제조업보다 대량 생산 체계를 통해 단가를 인하할 여지가 큰 IT 산업의 특성상 노트북 PC의 가격 하락은 예정된 수순이겠습니다만, 최근 노트북 시장에서 발생하는 가격 곤두박질 현상은 인텔의 무모한 삽질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었습니다. 코어2 듀오 라인업으로 전세계 모바일 시장 90%를 점유하며 부러울 것 없이 잘나가던 인텔이 2008년 6월, 갑자기 아톰이라는 넷북용 프로세서를 발표하면서 노트북 시장이 꼬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인텔이 아톰 프로세서를 내면서 ’저개발 국가를 위한 저렴한 모바일 PC’ 또는 ’개인을 위한 완벽한 새컨더리 PC’를 위한 플랫폼임을 밝혔습니다. 해프닝이 되어 버리고 만 네크로폰테 교수의 100달러 노트북이 화제의 중심에 서 있을 때 발표된 아톰 플랫폼인지라 ’인텔도 뭔가 이슈가 될만한걸 내놓고 싶었던게 아닐까?’라는 시각으로 바라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만, 사실 인텔의 속내는 ’가격 문제 때문에 노트북 PC를 구입하려하지 않는 기존 PC 사용자들까지 모두 고객으로 쓸어 담겠다’는 과도한 욕심이 숨어 있었습니다.



일단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넷북은 인텔의 기대 이상으로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출시된지 3년이 채 안되는 짧은 시간만에 전체 노트북 시장의 20%를 점유하는 놀라운 아이템으로 자리잡았으니 말입니다.  이렇다할 홍보도 없었고 적극적인 이벤트도 없었으며 인텔이 업체에게 보장하는 이른바 백마진도 없었지만 아톰은 지난 2년 6개월간 그야말로 날개 돋힌듯 팔려나갔습니다. 최근 애플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무서운 상승 곡선이 한풀 꺾이기는 하였습니다만, 신제품 출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해당합니다.

넷북의 장점이라면 역시 저렴한 가격과 작고 가벼운 설계입니다. 10인치가 주를 이루고 있는 아톰 프로세서 탑재의 미니노트북은 가방 안에 쏙 들어갈만큼 작은 사이즈로 제작되며 무게는 제품에 따라 1킬로그램에서 1.4킬로그램 사이이며 가격은 30만원 중반대에서 50만원 중반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소 5시간에서 최대 10시간에 달하는 배터리 구동 시간은 휴대용 노트북 PC로서의 넷북의 활용성을 극대화시켜줍니다. 물론 성능은 일반 노트북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수준인데다 크기 제약으로 사용 편의성도 크게 떨어지지만, 매일 휴대하면서 인터넷에 접속하고 문서를 꾸미며 영화감상, 음악감상, 간간히 게임도 즐기는 용도로 쓰기에는 넷북만큼 편리하고 부담 없는 제품도 없습니다. 여기에 휴대 인터넷의 보급은 넷북의 판매량에 날개를 달아주었죠.



하지만 제조 업체 입장에서 넷북은 절대 고마운 아이템이 아닙니다. 팔리기는 잘 팔리는데 팔아도 별로 남는게 없는 계륵같은 존재이기 때문이죠. 워낙 원가 절감 경쟁이 치열한 아이템인데다 넷북을 생산하는 제조사들이 너무 많아 시장이 온전하 성숙하기도 전에 포화상태가 되어버렸고 규격화된 사양으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형 디자인이나 소재로 차별화를 꾀하다보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형국이 되어 버리기 십상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넷북의 차별화를 꾀하기 보다는 가격을 관리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으며 시중에 출시되어 있는 다양한 수의 넷북들이 특별한 개성 없이 비슷비슷하게 만들어져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진설명 : 아톰의 등장으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ULV 기반의 프리미엄 경량 노트북 PC

문제가 여기에서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넷북은 비슷한 제품간의 경쟁을 통해서 제 살만 깎아먹는데 그치지 않고 표준 노트북의 가격을 끌어 내려 노트북 시장 전체를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가소성이 적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30-40만원이면 구미에 맞는 제품을 얼마든지 고를 수 있는 넷북의 존재는 ’제 값을 받아야할 표준 노트북’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격 한계선을 끌어 내려 전체 시장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아톰 프로세서로부터 직격탄을 맞은 아이템은 ULV(초저전력) 프로세서 제품군입니다. 아톰 프로세서가 출시되기 전까지만해도 ULV 프로세서를 탑재한 초경량 노트북 PC는 200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대접받아 왔습니다. 성능은 크게 떨어지지만 장시간 배터리 사용에 적합한 초저전력 프로세서를 탑재하여 휴대성을 높였고 인텔은 이런 초저전력 기술이야말로 모바일 기술의 핵심임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아톰 프로세서의 소비 전력이 기존 ULV 프로세서의 1/4 밖에 않으면서 가격은 1/10 이상 저렴한게 문제였습니다. ULV가 듀얼로 진화하고 데이터 처리 성능면에서 아톰을 앞서기는 하지만 10배나 넘는 가격을 설명할 수 있을만큼 상품성을 확보하지 못함을 드러냈으며 배터리 구동 시간도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넷북에 비해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결국 아톰의 등장은 ULV 프로세서 제품군의 상품성을 완전히 망가뜨렸고 인텔은 고심끝에 ULV를 이름만 CULV로 바꾸어 저렴한 울트라씬 컨셉으로 방향을 전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CLUV 프로세서를 탑재한 울트라씬은 넷북과 또 다른 파괴력으로 표준 노트북 시장을 위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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