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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2] 윈도우 태블릿 PC - 재도약을 위해 필요한 것들
이 기사는 3개의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등록일시 : 2013-01-16 오후 12:12:56 


최근 윈도우 8 기반의 멀티 터치 형태의 태블릿 PC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습니다. 태블릿 PC는 원래 2001년 트렌스메타사의 Tablet PC 개발 참여를 계기로 본격화 되었으며 컴팩, 도시바, 인텔, 후치쯔, 소니 등 많은 PC 제조업체들이 가세할 것임을 발표하였습니다. Tablet PC 계획이 본격화된지 1년만인 2001년 11월, 빌게이츠는 Tablet PC가 5년 안에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PC가 될 것이라고 장담한바 있습니다. 그리고 2002년 가을,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컴덱스 개막식에서 빌게이츠는 1시간 30여분 간에 걸친 기조연설 가운데서 차세대 PC로서의 Tablet PC의 가능성을 역설하였으며 곧바로 몇가지 Tablet 프로그램이 추가된 Windows가 발표되었습니다. 메이저 PC 업체들이 Tablet PC들을 본격적으로 내놓은 시점은 2003년 초입니다.



`컴퓨팅, 커뮤니케이션, 전자책을 위한 것’(for computing, communicating, and e-books)이라는 기치 아래 의욕적으로 시작된 태블릿 PC 사업은 이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모바일 PC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전락하였습니다. 대부분의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태블릿 PC’ 시장에서 손을 뗀 2010년, MS과 경쟁 관계의 애플은 아이패드를 전격 출시 ’Tablet PC가 5년 안에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PC가 될 것’이라는 빌게이츠의 예연을 대신 성취시켜 주었습니다. 애플과 MS의 오래된 역사를 꿰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실로 ’아이러니한 일’이 연출되고 만 것입니다.

MS 태블릿이 대중화에 실패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가격적인 부분과 휴대성 부분에서 확실한 이점을 제시하지 못했다.



초기 태블릿 PC는 노트북 PC 기반에 전자 유도식 디지타이저를 추가한 형태였습니다. 노트북의 하드웨어와 OS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스타일러스 펜 입력이 가능한 디지타이저를 추가하였고 펜입력 모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키보드를 없앤 슬레이트(판 형태) 타입이나 상판이 스위블되는 컨버터블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기존 노트북의 구조를 활용하다보니 노트북 대비 두껍고 무거워 휴대성이 떨어졌으며 디지타이저, 복잡한 힌지 구조 또는 키보드 기능의 외부 도킹 시스템 채용 등으로 제작 단가가 높아져 가격적인 이점을 확보할 수 없었습니다. 포스트 PC로서 새로운 입력 방식을 제시하기는 하였지만 이 한가지 장점을 위해 부가적으로 희생된 부분이 많았으며 일반 노트북 대비 초기 구입비가 높다는 점은 태블릿 PC의 대중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였습니다.

휴대성은 크게 기구 자체의 무게와 배터리 구동 시간으로 규정됩니다. 휴대용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휴대에 적합한 무게의 마지노선을 1kg 정도로 봅니다. 즉 1kg 초반을 넘어가면 그것이 노트북이든, 태블릿이든 원활한 휴대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초창 태블릿 PC가 출시되기 시작하였던 2003년 상황은 지금보다 무게에 좀더 관대했습니다만, 당시에도 경량 휴대 노트북 PC의 무게가 1kg 초반대였음을 감안하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기존 노트북에 디지타이저, 스위블 형태의 복잡한 힌지 구조가 적용되다보니 초기 태블릿 PC는 노트북 대비 약 30-40% 정도 무겁게 제작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휴대 노트북 수준인 1kg 초반대의 무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키보드를 제외한 슬레이트 방식으로 제작을 해야 했는데, 이경우 익숙한 입력 디바이스의 부재로 인해 더 큰 불편이 대두되었습니다. 디스플레이 직접 입력 방식은 제품을 한 손에 들고 휴대했을 때 빛을 발하는데, 최소 1kg 중반을 넘기는 초기 태블릿 PC는 휴대용 PC가치 부분에서 확실한 이점을 제공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2-3시간 정도면 꺼져버리는 빈약한 배터리 성능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생산성과 새로운 입력 방식을 모두 잡으려다보니 노트북과 대등한 수준의 하드웨어로 설계되었고 이는 추가 배터리 없이 외부에서 원활한 사용이 어려운 상황을 연출하였습니다. 초창기 태블릿 PC 사용자 가운데는 구조적으로 떨어지는 휴대성과 짧은 배터리 시간을 커버하기 위해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상태에서 어께에 멜 수 있는 자작 케이스를 만드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입니다.


2. 태블릿 PC를 위한 사전 준비가 미흡했다.



태블릿 PC를 포스트 PC로 제시한 MS는 단순히 하드웨어적인 특화만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안일하게 생각한듯 합니다. 다시 말해 기존의 PC가 하드웨어적인 완성도가 아닌 윈도우를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입니다.

노트북에 디지타이저를 추가한 형태이긴 하였지만 태블릿 PC는 기존 노트북 PC와 성격이 크게 다른 모바일 기기였습니다. PC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이 크게 프로세서, 그래픽 칩셋, 메모리, 저장 장치, 디스플레이, 키보드를 비롯한 입력 장치 등으로 구분됩니다만, 이 가운데 디스플레이와 입력 디바이스인 키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입니다. TV와 같은 가전 제품과 달리 PC는 프로세서가 처리하는 데이터를 모니터로 출력하며 사용자가 직접 입력 디바이스를 통해 출력물의 많은 부분을 제어하는 생산적 기기입니다. 때문에 PC 사용 환경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입력 디바이스의 변화는 곧 PC 사용 환경 자체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는 기존 키보드와 마우스에 최적화되어 있는 윈도우 외, 태블릿 인터페이스에 적합한 새로운 개념의 OS가 필요하며 사용자들이 태블릿 PC라는 새로운 생태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함을 의미하였습니다. 하지만 MS는 기존 윈도우 XP에 필기장 정도를 추가한 태블릿 에디션을 제공하는 정도로 안일한 대처를 하였고 디지타이저가 부착되어 있음에도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몰랐던 일반 사용자들은 초기 태블릿 PC를 ’노트북보다 휴대성은 떨어지면서 가격은 쓸데 없이 비싼 제품’으로 낙인 찍고 말았습니다.

’기존 노트북 PC에 터치 기능까지 넣었는데 윈도우 기반에서 문제가 될리 없다’고 MS는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오히려 ’더 편리하게 윈도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태블릿 PC에 관심을 나타내는 사람들의 생태계는 일반 노트북 PC 유저들과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사진설명 : 과거 노뜨 이민우씨의 주도 하에 2004년부터 약 3년 정도 유지되었던 태블릿 PC 사용자 모임인 블사조의 오프 장면 - 사진의 인물은 공학도인 윤동현씨, 당시 모임의 유일한 여성 맴버였던 최성희씨, 일러스트레이터 양석환씨(시계 방향으로)

실제 리뷰어는 초창기 다양한 채널에서 주관하는 태블릿 PC 사용자 모임에 참석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모임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블릿 PC’를 노트북의 확장형 모델이 아닌, 전혀 다른 성격의 모바일 PC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태블릿 PC는 단순히 스타일러스로 디스플레이 입력이 가능한 노트북 PC의 한 종류를 넘어 기존 노트북 PC에서 할 수 없는 많은 재미와 생산적 가치를 지닌 ’유망주’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기존 윈도우에서 제대로 역량 발휘가 되지 않았던 디지타이저 활용도였습니다.

당시 태블릿 PC의 활용도라봤자 웹서핑시 마우스 대신 펜으로 콕콕 찍는 것과 필기장을 이용한 수기 작업, 기존 태블릿에서 했던 그림 작업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나마 이것도 높은 발열과 소음, 조루(?) 배터리 등의 문제로 인해 그리 효율적이라는 느낌을 주지도 못했습니다. 사용자들 차원에서 아무리 디지타이저의 활용도를 높이려 애를 써봐도 이내 한계에 부딛히고 마는 윈도우의 제약은 ’태블릿 PC에서 특별한 재미와 가치를 기대했던 초창기 유저들을 실망하게 만들었고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들의 재구매를 포기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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