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HOME > 주변기기 > 기획기사
   상기 리뷰 제품의 사양과 실제 판매되는 제품의 사양 간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소니 바이오, 그 쓸쓸한 퇴장을 지켜보며
이 기사는 3개의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등록일시 : 2014-02-13 오전 1:20:25 


소니 바이오 화려했던 18년간의 PC 사업을 접는다는 소식은 2014년 상반기, IT 시장의 최대 이슈입니다. 소니의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3% 미만이지만 PC 업계 전반에 워낙 큰 영향력을 행사해 온지라 소니의 PC 사업 철수는 많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소니의 PC 사업 과정을 요약하는 글에서부터 바이오에 담긴 개인적인 추억과 한시대를 풍미했던 브랜드의 퇴장을 안따까워하는 애가(哀歌)까지 다양한 기사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소니 바이오가 처음 PC 사업을 시작했던 배경이나 초기 제품들의 출중함, 세계 PC 업계에 미친 영향력 등은 이미 기존 소니 리뷰들을 통해 충분히 언급해 드린바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반복할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소니의 PC 사업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며 적지 않은 수가 소니가 조만간 PC 사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릴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업계 전반에서도 소니 바이오의 갑작스러운 사업 포기 소식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면서도 내심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입니다.

소니가 18년동안 유지해온 PC 사업을 포기한 주된 이유는 ’급격한 매출 감소’에 기인합니다. HP, 델, 레노버와 달리 소니는 매출의 대부분을 소비자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데, 2010년 이후 소비자용 PC 시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폭발적인 보급으로 인해 노트북 수요가 크게 축소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강력한 생산성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업무 처리가 이루어져야 하는 비즈니스 PC 시장과 달리 소비자 PC 시장은 ’컨텐츠 소비’에 촛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따라서 노트북에 비해 가격 접근성, 휴대성, 배터리 성능, 사용 편의성이 더 좋은 태블릿 PC가 잘 팔릴 수 밖에 없는 환경인 것입니다.



소니 바이오의 사업 실패는 일각에서 지적하고 있는 ’무리한 고가 정책’에 기인한다기 보다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 PC 시장의 트랜드를 정확하게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노트북 PC가 스마트폰, 태블릿에 밀려 고전을 하고 있는 주된 이유를 ’포스트 PC’의 부재로 꼽고 있는데, 소니 바이오의 실패도 이에 기인합니다. 언뜻 보면 ’소니만큼 혁신적이고 과감한 컨셉의 제품들을 쏟아낸 브랜드가 없는데, ’포스트 PC의 부재가 소니 바이오의 실패의 원인이 되었다’는 말이 선뜻 납득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PC 시장을 분석해보면 소니 바이오의 실패는 ’포스트 PC 부재’에 기인함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면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PC 시장은 여전히 IT 시장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주력 제품인 노트북 PC 부분의 감소율은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특히 2010년 이후 PC의 중심축이 데스크톱에서 노트북으로 전환됨에 따라 데스크톱 출하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태블릿의 영향을 크게 받는 시장은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컨슈머 시장입니다. 강력한 생산성을 바탕으로 창조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각종 데이터 입력과 다양한 서식, 통계 자료를 효율적으로 유지/관리해야 하는 비즈니스 PC 시장의 경우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필요로 하는 유통 시장을 제외하면 태블릿이 파고들 틈이 넓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체 사용자의 70% 이상이 인터넷에 접속하고 영화, 음악 감상을 즐기며 전자책, 캐주얼 게임 등으로 여가를 즐기는 컨슈머 시장의 경우 ’효율적인 컨텐츠 소비’에 최적화된 태블릿은 생활 패턴을 변화시켜 주는 ’포스트 PC’로 보일만 합니다.

소니는 바이오 사업 초기부터 PC 시장의 근간이 되는 기업 시장을 외면하고 전적으로 소비자 시장에만 주력해 왔는데, 2010년 이후 태블릿의 급격한 보급으로 일반 사용자들의 PC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했음에도 이에 대응할만한 ’포스트 PC’를 제시하지 못했고, 결국 급격한 매출 감소를 이기지 못해 사업 포기 단계에까지 몰린 것입니다.



사실 소니가 그동안 고수해온 ’프리미엄 전략’은 2010년까지만 해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이브리드 그래픽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한 모델로 유명한 바이오 Z 시리즈의 경우 해외 시장에서 ’중고차 가격’에 육박할 정도로 터무니 없이 비싼 노트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조기 매진 사태가 벌어질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바 있고 2009년에 선보였던 초슬림 울트라 포터블 모델인 바이오 X 시리즈 역시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으로는 유일하게 1500달러를 넘기는 극악 무도한 가격으로 도마에 올랐으나 13.9mm의 초슬림 사이즈, 760g의 범접하기 어려운 휴대성을 장점으로 적잖은 마니아층을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2010년 봄, 바이오 Z 시리즈의 정점을 찍어준 VPCZ117 시리즈는 아직도 소니를 대표하는 수작으로 꼽힙니다. 당시 모바일 노트북으로는 유일하게 색재현력 100%(NTSC 기준)를 구현했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모듈 4개를 RAID로 구성, 현재 출시되는 SATA3 SSD 대비 두 배에 해당하는 읽기 속도를 구현하였고 지포스 GT 330M 칩셋과 내장 그래픽을 스위치 조작으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그래픽 시스템, 여기에 DVD 수퍼 멀티 드라이브까지 우겨 넣은 상태에서 1.41kg의 초경량 구조를 이끌어낸 기술력은 4년이 지난 현 시점에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문제는 이후 부터입니다. 2010년 CES에서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컨텐츠 소비에 최적화된 아이패드를 들고 나와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디지털 컨텐츠를 즐기는 모습을 시연하였습니다. HD영상을 비롯해 디지털 컨텐츠의 폭발적인 수요는 이를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휴대 단말기를 절실히 필요로 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이전까지는 휴대성이 떨어지고 배터리 구동 시간이 길지 못했던 노트북 PC를 사용하거나 5인치 내외의 PMP와 같은 휴대 AV 단말기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9.7인치의 시원한 화면과 한 손으로 들고 인터넷, 영화 감상 등을 즐기는데 어려움이 없고 한 번 충전에 하루 정도는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패드의 등장은 일반 PC 사용자들의 생활 환경을 바꿔 놓았다고 할 수 있을만큼 혁신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아이패드의 대성공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졌고 7인치에서 11.6인치에 이르는 다양한 규격의 태블릿들이 시중에 쏟아져 나오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PC 사용 환경이 극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반 사용자들이 PC로 하는 작업이라고 해봐야 인터넷에 접속하여 정보를 얻고 자신이 자주가는 커뮤니티나 SNS를 관리하며 영화보기, 음악 듣기, 간단한 게임 즐기기, 문서 작성 등이 고작인데, 이런 용도라면 노트북에 비해 하드웨어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태블릿으로도 전혀 불편이 없을만한 수준입니다. 오히려 이런 단순 작업들은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보다 오래 지속되는 배터리 성능, 한 손으로 들고 사용할 수 있을만큼 작고 가벼운 구조, 컨텐츠 소비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직관적인 OS, 단순한 용도에 걸맞는 저렴한 가격 조건이 관건입니다. 태블릿은 일반 소비자들의 PC 사용 환경을 절묘하게 파고 들었고 결국 사람들의 손에서 노트북을 밀어내고 PC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아이템으로 등극하였습니다.

결국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주도권을 태블릿에 빼앗긴 노트북 PC는 급격한 매출 축소에 따른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였습니다. 2009년까지만 해도 노트북 PC는 적어도 2015년까지 매년 17%대 성장을 거듭하며 승승장구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태블릿의 등장 이후 노트북 PC의 성장 곡선은 급격히 꺾였고 2011년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충격적인 상황에 몰렸습니다.

  이전 [1] [2] [3] 다음   
 
[ 아래 스팸방지 글자를 입력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