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냄새 나는 노트북 전문웹진

현재위치: HOME > 리뷰리스트 > 노트북리뷰

상기 리뷰 제품의 사양과 실제 판매되는 제품의 사양 간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15.4 인치 와이드 액정으로 다시 태어나다 - 센스 X30 (제 2부)

이 기사는 11개의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등록일시 : 2004-01-27 오후 4:34:19

사진설명 : SX30에 기본 제공되는 SC 어댑터의 모습

이제 마무리…

지혜의 왕 솔로몬이 기록한 성경 전도서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천하의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다"(전도서 3장 1절)

지금은 웬만한 가정의 화장실에 두 세 병쯤은 있을법한 '가그린'(구강청정제의 한 종류)은 처음 국내에 도입되었던 15년 전만해도 사람들의 시선을 전혀 끌지 못한 실패 아이템으로 취급받았다.

웬만한 치약보다 서너 배 비싸고 양치액 성분이라 사용이 헤픈 구강청정제는 구강 건강의 중요성과 구취가 원활한 대인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둔감했던 당신의 사람들에겐 불필요한 '사치품' 쯤으로 치부된 것이다.

이면에 있어서 타블렛 PC도 마찬가지이다. 타블렛 PC가 처음 대중 앞에 공개된 것은 2000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컴덱스'에서였다. MS의 회장 빌게이츠는 개막 연설에서 '윈도우 OS를 종이처럼 편하게 쓴다'라는 골자 아래 타블렛 PC를 소개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처음은 아니었다. 펜으로 쓴 필기체를 직접 인식하는 방식은 이미 MS에서 92년 '윈도우 포 펜 컴퓨팅'이라는 OS로 첫선을 보인바 있었으나 대중들의 무관심으로 사장된 실패 모델이었으며 2000년 컴덱스에서 발표된 타블렛 기능의 PC는 이를 모바일 형식으로 다듬은 응용작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당시 '타블렛 PC'의 발표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선은 다분히 비판적이었다.

결국 MS의 발표에 이어 후지쯔에서 최초로 출시한 '펜 타블렛'은 대중적이지 못한 컨셉으로 인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팔려나간 소량의 제품들도 PC로 활용되기 보다는 공장 재고 목록 작성용으로 일부 사용되는데 그쳤다. 모바일 컴퓨터의 선두주자였던 IBM이 2001년 봄 야심차게 내놓은 '트랜스 노트' 역시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생산이 전면 중단되어 '실패작' 명단에 올랐으며 늘 새로운 컨셉의 제품으로 시장을 뜰썩거리게 만드는 소니의 타블렛형 데스크탑 역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초기의 타블렛형 PC가 실패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당시 출시된 타블렛형 PC는 단순히 전자펜을 이용하여 모니터에 글이나 그림 등을 직접 입력할 수 있다는 점 외엔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었으며 하드웨어의 성능도 동시대 PC와 비교해서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MS가 타블렛 PC에 최적화된 새로운 OS인 윈도우 XP 타블렛 에디션을 내놓았고 노트북 PC의 사양도 펜으로 직접 입력하는 타블렛PC를 구성하기에 부족함이 없어졌다. 또한 무선랜의 대중화는 타블렛 PC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점차 고조시키고 있는 추세이다.

결국 타블렛 PC를 비롯하여 멀티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와이드 모델과 같이 한때 아웃사이드 제품으로 최급받던 모델들이 최근들어 다시 노트북 사용자들의 관심 품목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은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다는 솔로몬의 잠언처럼 주변 환경과 사람들의 필요가 잘 맞아 떨어져야 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작년 초 삼보에서 15.2인치 액정을 탑재한 와이드 모델 G7 시리즈가 선보일 때만 해도 일각에서는 와이드 액정이 탑재된 노트북을 일시적인 유행 정도로 여겼으나 최근 거의 모든 노트북 제조사들이 사양과 사용 편의성을 높인 와이드 모델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는 점은 와이드 모델이 유행을 넘어 노트북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각광받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삼성 SX30은 그간 여러 제조사들의 와이드 모델이 보여준 투박하고 두터운 이미지를 말끔히 벗고 표준형 못지않은 슬림함을 과시하며 15.4인치 액정을 탑재한 모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가볍다. 초기 SX10의 단점이었던 부족한 배터리 효율 문제를 해결하였으며 휘도와 시야각이 향상된 액정과 성능이 크게 향상된 9.5mm 슬림 콤보 드라이브를 통해'나만의 홈씨어터'를 구성할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아직까지 발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며 전체적인 성능에 비해 떨어지는 하드디스크를 기본 채용하고 있다는 점, 본체부의 넓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표준형 모델과 차별화가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점 등은 차후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할 수 있겠지만 리뷰 과정 전반을 통해 살펴본 삼성 SX30은 비즈니스용 모델이 갖추어야할 조건과 멀티미디어 환경에 필요한 기능성이 적절하게 조화된 균형잡힌 노트북이다.

SX30을 한 마디로 표현하지면 '물 만난 고기'라는 말씀!

- 노트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