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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바이오, 그 쓸쓸한 퇴장을 지켜보며
이 기사는 3개의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등록일시 : 2014-02-13 오전 1:20:25 


일반 소비자 PC 시장의 축소는 비즈니스 사업 기반이 거의 전무한 소니 바이오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Y 시리즈나 C 시리즈, E 시리즈처럼 바이오 특유의 컬러를 잃어 버린 제품들을 양산하며 표류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이며 노트북과 태블릿의 괴상한 이종 교배를 시도하면서 소비자 PC 환경과는 동떨어진 ’마이크로소프트식 변종’들을 양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말이 좋아 노트북과 태블릿의 장점을 합친 것이지, 실상은 노트북보다 가격은 비싸고 태블릿으로 쓰기에는 휴대성이나 사용 편의성이 크게 부족한 ’돌연변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2010년 이후에도 혁신성은 여전히 건재하였습니다. 특히 2011년 여름 선보인 바이오 Z217은 지금의 울트라북의 방향성을 정확하게 제시한 제품으로 13인치대 노트북으로는 당시 최고 수준인 1.1kg대의 무게와 16.65mm의 두께, 정규 전압의 i7 듀얼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고성능 휴대 노트북이었습니다. 특히 높은 그래픽 퍼포먼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외장형 블루레이 콤보 드라이브에 AMD 라데온 HD 6650M 칩셋을 넣어 외부 연결 방식으로 외장 그래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소니다운 발상으로 꼽힙니다. Z217 시리즈 역시 300만원이 넘는 초고가로 인해 ’잡음’도 많았지만 소니의 혁신성이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델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인텔 4세대 프로세서 출시와 함께 발표한 바이오 프로 11, 13 시리즈 역시 주목할만한 제품입니다. 13.3인치 멀티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도 무게를 1.06kg으로 경량화한 바이오 프로 13과 11.6인치 멀티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델로는 가장 가벼운 870g의 무게를 자랑하는 바이오 프로 11은 휴대 노트북의 최장자인 소니의 기술력을 과시하는데 손색이 없을만한 제품이었습니다.

여기에 작년 11월, 노트북 최초로 멀티 플립 힌지라는 독특한 구조를 적용하여 큰 화제가 되었던 바이오 피트 멀티 플립 13, 15 시리즈도 나름 독특한 시도였습니다. 디스플레이가 앞뒤로 회전하면서 노트북 모드와 태블릿 모드로 변신하며 전자 액자처럼 스탠드 모드로도 활용이 가능한 바이오 피트 멀티 플립 시리즈는 기존 컨버터블 제품들과 달리 노트북의 기능성을 확장한 신선한 아이디어라는 호평을 얻은바 있습니다.



하지만 소니의 문제는 ’잘못된 방향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 소비자 PC 시장이 2010년 이전이라면 최근 3년간 소니가 선보인 제품들은 원활한 사업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을만합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굳어진 바이오의 제품 컬러에 부합되지 못했던 다수의 모델들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플래그쉽 모델들은 소니의 혁신성을 견인하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2010년 이후 효율적인 컨텐츠 소비 기기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에게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가치의 고급형 노트북 PC와 컨버터블 형태의 변종 태블릿들이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다는데 있습니다.

바이오 Z217시리즈, 바이오 듀오 11, 바이오 프로 13, 바이오 피트 멀트 플립 등 소니가 지난 3년간 선보여온 플래그쉽 라인업들이 디자인, 소재, 휴대성, 노트북 PC로서의 가치 부분에서 경쟁 모델을 압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뛰어난 생산성보다는 효율적인 소비를 위주로 하는 일반 소비자들 눈에는 ’필요 이상으로 비싸면서 태블릿에 비해서는 여전히 사용 편의성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제품’으로 비춰졌습니다.



소니가 선보이는 플래그쉽 제품들의 완성도가 우수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했지만 정작 인터넷 접속, 영화 감상, 단순한 게임 등이 PC 활용에 전부인 일반 소비자들 눈에는 ’돈 많은 사람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사치품’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30-50만원에 판매되는 적당한 태블릿 하나만 있으면 PC 활용에 어려움이 없는데다 휴대성, 배터리 부분에서도 이점을 누릴 수 있는데, 필요도 없는 생산성을 위해 그 몇 배의 지출을 하려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음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더구나 노트북 PC는 태블릿에 비해 컨텐츠 소비 편의성도 떨어지고 휴대성, 배터리 부분에서도 약점을 안고 있으니 소비자 시장에서 버텨낼 재간이 없을 수 밖에요.

물론 이는 소니가 독자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태블릿을 포스트 PC로 주창하고서도 10년 가까이 삽질을 거듭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일반 소비자들과는 동떨어지는 클럭 경쟁으로 과도한 성능의 PC를 비싼 값을 치루며 구입하도록 주도한 인텔로 인해 십수년간 PC 업체들의 제품 생산은 획일화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의 환경보다는 신규 OS, 새로운 하드웨어의 출시에 맞춰 규격화된 제품을 찍어내야 했던 PC 업체들은 정해진 틀 안에서 무게와 두께를 줄이는 정도의 우물안 혁신에 안주해 왔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폭발적으로 보급되면서 노트북 PC 진영을 위협해도 이를 저지할만한 마땅한 제품을 내놓을 수 없었고 이는 곧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소비자의 컨텐츠 소비 환경이 책상 위에서 소파, 침대, 대중 교통 수단으로 옮겨졌지만, PC 진영은 여전히 책상 위를 떠나지 못한채 몇 십그램의 무게, 몇 밀리미터의 두께를 줄이거나 액정을 앞으로 꺾을까, 뒤로 꺾을까, 두 개로 분리할까, 아니면 아예 반으로 접을까?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고민만 해왔으니, 태블릿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저지하고 시장을 지켜낼 수 없었음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컨텐츠 소비에 필요한 ’최소한’만 남겨두고 불필요한 부분들은 모두 털어 버렸어했지만 어리석게도 PC는 10년전 아니 20여년전의 원형 그대로를 유지한채 두께, 무게와 같은 의미 없는 숫자 놀음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아이패드와 같은 경량 태블릿이 등장하여 탈 윈도우 생태계가 조성되고 영화나 음악감상을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며 자투리 여가를 즐기는데 적합한 다양한 앱들로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하는 태블릿이 등장했다면 PC 역시 그에 준하는 제품으로 시장 지키기에 나섰어야 했습니다. 특히 소니처럼 비즈니스 기반 없이 소비자 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브랜드는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인만큼, 그 어떤 업체보다 발빠른 대응을 했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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