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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고 투박한 게이밍 노트북은 이제 그만 - ROG 제피러스 M GM501

이 기사는 5개의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등록일시 : 2018-04-26 오전 11:35:14

디자인

게이밍 노트북은 비주얼이 곧 경쟁력이지요. 간혹 표준 노트북같은 게이밍 노트북이라는 타이틀로 심심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출시되지만, 무게나 사이즈의 이점이 확실하지 않는한 게이밍 노트북으로서의 디자인 경쟁력은 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이 좋아 표준 노트북같은 게이밍 노트북이지 펙트를 지적하면 ’개발비 덜 쓰고 그냥 저렴하게 많이 팔겠다’는 의도인 것이지요.

사실 디자인은 비싼 부품을 쓰는 것 이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경력 충분한 디자이너 고용에 따른 인건비도 문제지만 특화된 디자인은 소재, 가공에서부터 차별성이 있어야 합니다. 소재가 비싸지면 가공이 더 섬세해야 하고 마감이 고급스러울수록 수율은 낮아지게 됩니다. 결국 최종 가격은 평범한 모델에 비해 몇 배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죠. 그럼에도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건 프리미엄급 게이밍 노트북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보통은 소재 특화보다는 조형으로 승부를 많이 봅니다. 스탤스기를 모티브로 했다거나 게임 캐릭터(가령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기괴한 시각적 장치를 넣어 먼가 게임 속에서 튀어나온듯한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죠. 대신 외장 재질은 성형 가공이 쉽고 비용이 저렴한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하는겁니다. 그런데 이런 공법은 사이즈 제한이 없는 대형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에서는 가능한데, 군살을 최대한 깎아낸 스키니 형태의 슬림 게이밍 노트북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두께, 무게를 최대한 덜어내고 스펙은 스펙대로 고성능 딱지를 붙이기에 적합하려면 일단 소재 자체를 비싸게 가야 합니다. 노트북에서 비싼 소재는 크게 알루미늄 합금(듀랄루민도 AL7005 계열의 알루미늄 합금이죠), 마그네슘 합금, 카본 파이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특화된 소재도 두께가 얼마냐, 표면 가공을 어떻게 했느냐, 얼마나 조형미 있게 다듬었느냐에 따라 단가는 크게 차이납니다.

ROG 제피러스 M GM501의 외형 케이스는 한마디로 슬림형 노트북 최고의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고급스러우면서 메탈 소재의 특징을 잘 살렸습니다. 상자에서 제품을 꺼내 놓자마나 ’이거 비싸겠는데?’라는 생각이 번뜩 들 정도로 독창적이면서 차별화된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상판은 메탈 소재 특유의 차갑고 단단한 질감을 잘 살렸고 대각선을 중심으로 헤어라인 패턴도 세로와 대각선으로 교차하도록 만들었으며 중앙 부분의 실선에도 약간의 각을 넣어 조형미를 한껏 살렸습니다. 케이스 가공 전문가가 아니라도 ’이거 돈좀 썼겠는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한 마감을 보여주었습니다.

후면 힌지부도 아주 독특합니다. 정교하게 파인 홈과 그 홈으로 살짝 들어나 있는 본체 후면부, 그리고 중앙 부분에 작게 자리잡고 있는 인디케이터와 섬세한 배열구들이 상당히 고급스러운 조화를 보여줍니다. 측면부에 얇은 몰딩처럼 넣은 금색 가공 띠도 프리미엄 제품다운 분위기를 과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