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도 훨씬 넘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바이오 505EX를 처음 접했을 때의 그 감동을 잊을수가 없을 정도로 제게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노트북이었습니다. 그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만큼은 요사이 출시되는 최신 서브 노트북에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초창기 505 모델에는 제미 있는 두 가지 특징이 있었는데, 바로 로고와 스타일러스 펜이었습니다.
N505부터 바이오 노트북의 로고는 상판 음각 형태로 출시되었습니다만, 초창기 505에는 프린트 방식의 로고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프린트가 상당히 정교하고 실감났는지라 손으로 만져보기 전까지는 영락없는 음각로고로 착각하게 만들었답니다.
그 다음이 정체불명의 스타일러스 펜입니다. 일본에서 505EX를 처음 보았을 때 액정 왼쪽 측면에서 튀어나오는 스타일러스 펜을 보고 '와~ 이 노트북 액정은 터치스크린인가보다...'라는 생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런데 노트북을 구입하고 보니 액정은 일반 노트북과 다를 것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까? 뒤늦게 사양표와 메뉴얼을 뒤져보았지만 터치스크린 기능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습니다. 그럼 이 스타일러스 펜의 용도는 무엇이었을까요?
기가막히게도 터치패드에서 손가락 대신 사용하라고 만들어주었다는군요. 바이오 노트북에는 초창기부터 ALPS사의 감압식 터치패드가 사용되었는데, 감압식 패드였으니 스타일러스 펜으로 누르든 손가락으로 누르든 또 연필 지우개로 누르든 커서는 움직일 수밖에요... 이런 것을 무슨 첨단 기능이라도 숨어있는 듯이 포장했던 소니의 상술이 얄궂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기발하다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여튼 장식품에 불과한 스타일러스 펜이지만 시쳇말로 '뽀대'하나는 일품이었습니다. 이 펜이 거의 무용지물임을 알았음에도 주변에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손가락 대신 이 펜을 이용하여 터치패드를 사용했었습니다. 액정 상판 옆구리의 커버가 열리면서 날렵한 펜이 튀어나오는 모습을 보며 그 누가 무심한 표정을 지을 수 있었겠습니까! ^^;
505EX 를 시작으로 저는 바이오 노트북 탐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구입하여 사용했던 기종들이 더 있습니다만 그다지 특기할만한 기종들도 아니었고 또 얘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 2부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기로 하겠습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3부에서 계속하도록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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