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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포터블 PC부터 20 세기말까지 Toshiba와 함께 노트북계의 발전을 주도하며 노트북 시장을 이끌던 IBM은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변수를 만나게 된다.
노트북과 같이 이동성을 갖춘 휴대용 PC가 진화하고 PC 업계에서 'Mobile'이라는 단어가 정립되어 감에 따라 업체간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었으며 IBM은 신기술과 강력한 개성으로 노트북 수위자리를 노리는 후발업체의 파상 공세를 받아 내야만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현재 노트북을 비롯한 세계 PC 시장을 호령하는 '델'의 등장을 들 수 있다. 갑작스런 탄생과 함께 ‘가격경쟁력’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앞세운 델컴퓨터는 빠른 속도로 기업시장과 일반 커머스 시장을 잠식하여 순식간에 세계 PC 시장 1위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당설하여 IBM을 아연실색케 하였다.
또한 A/V전문 회사이자 가전 왕국으로 알려져있던 소니의 출현도 IBM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 충분하였다. 강력한 멀티미디어의 기능과 사용자들을 사로잡는 수려한 외형으로 “디자인도 하나의 기능”이라는 새로운 등식을 만들어 버린 SONY의 '바이오'노트북은 노트북 PC가 더 이상 비지니스용이 아닌 '엔터테인먼트용'으로서 다양한 기능을 지니고 있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에 더해 서버 시장의 강자였던 후지쯔, 전통적 강호인 컴팩, 노트북의 영원한 강자 도시바 등이 자사를 대표하는 개성 넘치는 모델들을 쏟아내어 2000년 이후 세계 노트북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의 형국을 연출하여 IBM의 입지를 점점 죄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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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노트북의 강자로 완전히 자리잡은 SONY의 Z1
'종말론'과 'Y2K' 등으로 떠들썩했던 세기말을 무사히 지내고 새로운 세기를 시작하는 2000년(사실, 서수 체계인 역법에 의하면 진정한 21세기는 2001년부터 시작하지만)에 들어서 노트북은 미니, 서브, 올인원, 준올인원의 형태로 확연하게 구분이 지어지는데, 이 것은 IBM의 ThinkPad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0년 이후, IBM은 서브(슬림)형 X시리즈, 준올인원(스텐다드)형은 T시리즈, 올인원 형은 A시리즈로, 가격적인 부담을 줄인 보급형 R시리즈로 독특한 라인업을 형성하였다.
그럼 여기서 잠깐 현재까지 라인업되고 있는 T시리즈와 X시리즈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자.
ThinkPad 570의 뒤를 잇는 모델로 등장한 X시리즈는 여러모도 '획기적인 모델'로 대접받을만 하다. 가장 눈여겨 볼 점은 LG에 의해 ODM 방식으로 전량 생산되었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LGIBM이 고수했던 기형적인 가격정책(주: 미국에서는 T와 X가 가격이 비슷한 것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T의 가격이 상당히 높았다.)에서 예외가 된 모델이 되기도 했다.
Intel의 Celeron 500MHz~Pentum III 600MHz를 CPU로 장착하고 1.64Kg의 무게를 가지고 있었던 X20은 그 후 2002년까지 X21. X22, X23, X24까지 꾸준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으며 IBM ThinkPad시리즈 중에 국내 사용자들 층을 가장 많이 확보한 최고의 베스트 셀러였다.
특히 X20과 X21의 경우 각종 포털 사이트의 커뮤니티사이트에서 이들 기종만으로 수천명의 회원을 보유한 매머드급 동호회가 등장할 정도로 국내 노트북 사용자들의 사랑을 한껏 받았다.
물론, 지난해(2002년) 말에 출시되었던 X30이 초슬림화 또는 ODD의 내장 등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경쟁사의 제품에 비해 기존의 형태에서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여 매니아들에게 적잖은 실망을 안긴 것이 사실이지만, 올해 들어 Intel의 새로운 플랫폼인 센트리노를 탑재한 X31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다시 명예 회복을 하는 중이다.
특히, 듀얼안테나로 전파를 수신하는 무선 네트워크 기능에 있어 타제조사의 제품과 확연히 구별되는 성능을 자랑하고 있어 Mobile 시대의 기수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일관된 평가이다. 그러나 최근 1.3kg의 경량화 모델에도 광학 콤보드라이브가 탑재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현재의 X 시리즈의 형태로는 다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IBM에서는 귀기울여야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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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센트리노 기반의 IBM의 신모델 X31
X시리즈와 마찬가지로 2000년 들어서 새로 정립된 T시리즈는 손꼽히는 명품이였던 ThinkPad 600X의 계보를 잇는 제품으로서, 이동성과 뛰어난 성능이라는 노트북의 원천적인 요구사항 이외에도 최고급형 노트북이라는 또 하나의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분히 만족해줄 만한 고급 기종으로 자리를 잡았다.
T시리즈는 X시리즈와 마찬가지로 T20이후로 2002년까지 T21, T22, T23, T30을 거치는 동안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노트북의 표준'으로 자리를 매김하며 적잖은 매니아 층을 확보했다.
X31과 마찬가지로 센트리노를 탑재한 ThinkPad T40시리즈는 뛰어난 성능 이외에도 기존의 둔탁하고 투박한 외형에서 완전히 벗어나 서브노트북 못지 않은 슬림함과 휴대성을 실현하여 'T'시리즈 중에 최고의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능 역시 고급형 노트북답다. 구동시 갑자기 멈추더라도 데이터가 원상복구 되고 해킹을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보안 기능이 추가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의 정식 법인인 LGIBM에서도 기존의 고가격대를 점차 적정수준으로 하향조정 함에 따라 많은 사용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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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최근 주목을 받는 T시리즈의 새로운 모델 T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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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ThinkPad의 라인업을 간단하게나마 정리를 해보았다. 그런데 잠시 멈추어 생각해보면 한가지 기종이 빠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LGIBM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XNOTE이다.
사실 X노트는 LGIBM이라는 로고를 달고 나왔지만, 알고보면 앞으로 LG가 지향하는 노트북 정책에 대한 야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1996년 말 IBM과 51:49의 지분으로 정식 합작법인을 설립한 LG는 판매수익에 있어서의 피해를 감수하는 대신 '기술 이전'과 '자체 브랜드 인지도 강화'라는 반대급부를 추구하였다.
이러한 다소 기형적인 체제를 유지한 결과 'LG'는 COMPAQ의 프리자리오를 ODM방식으로 생산, 보급할 정도로 노트북 제조 기술이 급신장하였으며 노트북 벤더로서 자생이 가능한 기술력을 확보하여 차후 자체 브랜드화를 진행시킬 충분한 가능성을 갖추게 된 것이다.
물론, 기존의 IBM의 ThinkPad와는 완전히 다르고 오히려 COMPAQ의 보급형 모델인 프리자리오에 거의 흡사한 외형을 가지고 있고, ThinkPad가 지닌 기본적인 개성조차 가지고 있지 않아서 ThinkPad 매니아들로부터 적대심에 가까운 냉대를 받으며 탄생했지만 의외로 시장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으며 가능성을 보여준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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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야 할 과제
IBM은 분명 지금까지 노트북계에서 늘 타제조사보다 한발 앞서가는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노트북의 강자로 군림을 해왔지만, 앞으로 노트북계의 지존으로 군림하게 될 것이라는 보증은 어디에도 없다. 어쩌면 이미 곳곳에서 쇠락의 기운이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우리나라 노트북 시장 점유율을 보면, LGIBM은 지난 1분기의 판매실적에 있어서 삼성, HP, 삼보 등에 뒤져 4위에 그치는가 하면 한창 세력을 불려나가고 있는 도시바에 근소한 차이로 쫓기는 입장마저 되었다.
노트북에서 이미 많은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성공한 브랜드 중에 하나로 자리잡은 LGIBM이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최근의 센트리노 모델에 와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IBM은 2002년까지 기존의 모델에서 거의 변화를 느끼지 못할 만큼 평이한 모델을 출시하며 IBM의 혁신적인 신제품을 기다리던 사용자들에게 반복되는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또한 IBM의 ThinkPad가 고수하고 있는 고가격 정책 또한 시장 점유율 하락에 한 몫 단단히 하였다. 최근들어 신제품 출시 가격대가 대폭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웬만한 중고 자동차의 가격에 육박하는 TP의 높은 가격은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장애물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최근 불고 있는 노트북 PC의 가격 파괴 바람과 지속적인 경기 침체 현상은 저렴하고 성능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여 TP의 시장 점유율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노트북이 더이상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닌, 일반인들의 생활 필수품으로 점차 자리를 잡가가고 있다는 것도 TP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제조사들의 기술이 상향평준화 되고 있고, 센트리노와 같이 획일화된 부품의 사용으로 노트북 기종간의 성능 격차가 대폭 줄어들고 있는 지금, 과거와 같은 명품마케팅이나 고가 정책은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다는 것이 유통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이다.
따라서 TP가 현재 떨어진 국내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브랜드 이미지만이 아닌 노트북 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되찾기 위해서는 타제조사와 경쟁 가능한 현실적인 가격정책과 과거에 보여주었던 혁신적인 신모델 개발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근래에 보였던 진부함을 최근모델에서 털어버리고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IBM이 가격적인 면에서도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공격적인 정책을 펼친다면 노트북 시장에서 '챔피언'자리를 탈환하는 일은 어쩌면 시간문제일지도 모를 일이다.
-노트기어(red802@notegear.com)-
*기사에 필요한 이미지 등의 자료의 수집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LGIBM사의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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