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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결과를 나타냈을 때 사람들은 '기적'이라는 표현을 오래전부터 사용해왔다.
사실 이 '기적'이라는 표현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종교계의 '경전'들이다. 대표적으로 지금까지 총 20억부가 넘게 발행됬다는 인류 초베스트셀러인 성경에만 해도 각종 '기적'들에 대한 기록으로 가득하다.
가령, 이스라일의 구원자 모세가 이집트로부터 자신의 백성을 구출해내기 위해 - 성경 출애굽기에서 전반적인 개요를 볼 수 있다. - 10가지 각종 기적적인 재앙을 내리고 홍해바다를 갈랐다는 이야기, 선견자 엘리사가 하늘에서 불을 내려 군인들과 병거를 태웠다는 이야기 그리고 기독교의 창시자인 그리스도가 물 위를 걷고 병자를 고쳤으며 심지어 죽은지 3일이나 지나 장례까지 치룬 망자를 부활 시켰다는 이야기 등이 유명하다.
사실 고대 경전의 이러한 기록들은 '신의 의해 벌어진 초자연적인 현상'을 기록하여 신자들의 믿음을 고취시키기 위한 내용이지만, 오늘날 보면 그 '기적'들이라는 것이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다.
모세가 바다를 갈랐다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바다를 메워 육지를 만들기도 하며 섬과 육지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현수교를 놓기도 한다. 엘리사가 하늘에서 불이 내려오게 하여 군대를 불살랐다지만, 오늘날 인류는 수 초만에 수십만명을 괴멸시킬 수 있는 핵의 불을 하늘에서 내리게 할 수 있다. 그리스도처럼 죽은 사람은 살리지 못할지 모르지만 예전에서는 손도 못써보고 죽어야 했던 각종 전염병 및 질병들을 오늘날 인류는 정복해가고 있다.
다만 당시에는 이런 것들이 '기적'으로 불렸지만 오늘날은 '기술'로 불린다는 차이점만 있을 뿐이다.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 PC 들을 보면 기술의 발전 속도가 참으로 '빠르고도 놀랍다'라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데스크탑 PC 를 능가할만큼 강력한 성능에 고휘도 초대형 액정을 탑재한 모델에서부터 손바닥 위에 올라올만큼 작고 가벼운 모델, 그리고 11월 12일 소니가 발표한 9.7mm의 초슬림 두께를 지닌 바이오 X505까지 불과 2-3년 전만해도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제품들이 눈앞에 현실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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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타임머신이 실재한다면, 이런 제품들을 지니고 100년 전으로만 돌아가도 그것을 보는 사람들 입에서는 영락없이 '기적'이라는 말이 튀어나올 것이 분명하다.
오늘 리뷰에서 살펴볼 후지쯔의 Tablet 노트북 PC인 T3010도 최근 노트북 PC 계의 빠른 기술의 진보를 대변하는 첨단 모델의 하나이다.
물론 '펜으로 쓴 필기체를 직접 인식하는 방식'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MS에서 92년 '윈도우 포 펜 컴퓨팅'이라는 OS로 첫선을 보인바 있었으나 대중들의 무관심으로 사장된 실패 모델이 되었으며 2000년 컴덱스에서 발표된 타블렛 기능의 PC는 이를 모바일 형식으로 다듬은 응용작이였다. 후지쯔에서 최초로 출시한 '펜 타블렛'은 대중적이지 못한 컨셉으로 인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팔려나간 소량의 제품들도 PC로 활용되기 보다는 공장 재고 목록 작성용으로 일부 사용되는데 그쳤다.
모바일 컴퓨터의 선두주자였던 IBM이 2001년 봄 야심차게 내놓은 '트랜스 노트' 역시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생산이 전면 중단되어 '실패작' 명단에 올랐으며 늘 새로운 컨셉의 제품으로 시장을 뜰썩거리게 만드는 소니의 타블렛형 데스크탑 역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였다. 이렇듯 2000을 전후하여 Tablet PC 출시붐이 조성되는 듯하다가 시장 진입에 실패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당시 출시된 타블렛형 PC는 단순히 전자펜을 이용하여 모니터에 글이나 그림 등을 직접 입력할 수 있다는 점 외엔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었으며 하드웨어의 성능도 동시대 PC와 비교해서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다. 그렇다고 휴대하기 간편한 크기였냐면 그것도 아니었다. 가장 컴팩트했던 IBM의 타블렛형 노트북인 트랜스 노트의 경우도 웬만한 준올인원 노트북의 무게에 버금갔기 때문이다. 특히 정교하지 못한 인식률은 액정 모니터를 디지타이저로 활용하기엔 역부족이었고 호환되는 프로그램이 소수에 불과해 펜으로 정보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타블렛 PC 전용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야 했으며 저장한 정보를 일반적인 PC 환경에서 출력하는 방식도 불편했다는 점 등 효용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거기에 특화된 상품답게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지금보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조건을 두루 갖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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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2002년 가을, 전문가들 사이에서 사장된 아이템쯤으로 전락했던 Tablet PC에 다시 불씨를 당겼다.
MS사는 2002년 새롭게 출시되는 Tablet PC가 예전과는 달리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현재의 타블렛 PC는 타블릿PC를 `컴퓨팅, 커뮤니케이션, 전자책을 위한 것'(for computing, communicating, and e-books)이라고 강조했다. 이것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모바일 인터넷 환경과 기존의 PC 체계와의 완벽한 호환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데, 2002년 새롭게 발표된 Tablet PC에는 이 두 가지 요구사항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무선랜과 블루투스와 같은 강력한 무선 네트워크 기능이 탑재되어 있음은 물론 기본 OS도 윈도우 XP를 기반으로 개발되어 기존의 PC와 완벽하게 호환되며 인터페이스의 통일성도 유지하고 있어 기존 PC 사용자들의 이질감을 없앴기 때문에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MS사는 낙관하였다.
OS로 제공되는 윈도우 XP 타블렛 에디션은 현재까지 가장 안정적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윈도우 XP커널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각종 프로그램들을 일반 PC와 그대로 공유할 수 있으며 한 단계 더 진보하여 '음성 명령'을 통해서 아웃룩이나 워드 등의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텍스트를 입력하는 이른바 '딕테이션 기능' - 아쉽게도 한글 윈도우 환경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 을 갖추고 있고 전자펜을 사용하여 필기체와 그림 등을 섬세하게 입력할 수도 있다는 점, 또 전자펜으로 끄적거린 내용을 텍스트로 전환할 수도 있고 전자유도방식의 디지타이저 역할을 하는 액정은 펜만으로도 마우스나 키보드가 해야 할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할 때 발표자는 강조할 부분에 직접 '낙서'를 해가며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진행시킬 수 있을만큼 풍부한 융통성을 제공하는 기기라는 점을 들어 Tablet PC의 전망이 낙관적임을 역설한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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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Tablet PC를 이용하는 데에 가장 큰 문제는 그 활용성과 실효성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Tablet PC를 구매하고도 중요한 필기는 수첩이나 노트에 의존하고 있으며 간단한 웹 서핑이나 간단한 메모 등의 용도로만 Tablet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Tablet PC의 특화된 유틸리티가 여전히 미미하다는 것도 Tablet PC의 구매를 꺼리는 큰 원인이 된다. Tablet PC의 성공에 가장 큰 걸림돌은 하드웨어의 발전보다는 소프트웨어의 발전에 그 핵심이 있다.
새롭게 발매된 MicroSoft Office에는 'OneNote'라는 Tablet PC 전용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기존의 타블렛 PC 입력 장치와는 달리 Layer 개념을 도입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PhotoShop과 같은 layer 개념의 프로그램을 자주 이용한 유저라면 기존의 Windows 필기장 보다 훨씬 더 편리함을 느낄 수 있지만 Word나 웹서핑, 프로그래밍 등을 주로 하던 유저라면 새로운 개념의 OneNote를 손에 익히는 데 조금의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타블렛 PC의 인식 도구 모음을 활용하지 않아도 OnteNote에서 자체적으로 한글 인식 기능을 지원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인식을 위해서 필기입력 안내선도 지원한다는 점도 OneNote의 장점이지만 사용자들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생소한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이 아직까지는 지배적이다.
또한 엑셀이나 파워포인트와 같은 다른 오피스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아직 풀어야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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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들로 인해 실전 투입된 타블렛 PC의 첫 해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타블렛 PC가 첫선을 보였던 작년 말경에만 하더라도 대만의 비영리 연구단체인 정보산업연구소에서는 2003년 전세게 타블렛 PC 판매대수를 최소 100만대에서 최대 200만대까지 예상한 바 있었다. 또한 동연구소는 올 4분기 타블렛 판매대수는 30만대 정도에 육발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분기별로 증가추세를 기록하여 2003년 연말쯤에는 수요가 폭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인 예상은 현재로서는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타블렛 PC를 가장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는 대만의 에이서와 미국의 휴렛 패커드를 필두로 전세계 타블렛 PC의 매출이 부진했던 작년 말의 상황에서 호전되지 못하고 오히려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4/4분에 총 3천 5백대를 판매했던 에이서는 1/4분기에 들어 타블렛 PC의 매출이 50%나 감소했으며 HP의 경우는 타블렛 PC의 부품 주문량을 줄이고 있어 전반적인 매출 감소 추세를 반증하고 있다. 대만의 정보산업연구소에서 낙관적인 예측을 내놓았을 때 미국 유력한 시장조사기관인 IDC와 가트너 데이터퀘스트는 2003년 전세계 태블릿PC 판매 전망에 대해 '노트북PC의 1∼1.5％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는데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는 미국쪽의 예상이 적중하고 있는 셈이다.
초기 Tablet PC가 고전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비싼 가격대'이다. 200만원 초반대에서 300만원 초반대에 이르는 타블렛 PC의 가격은 점차 보급화 바람에 편승하고 있는 일반 노트북 PC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타블렛 PC로의 세대교체를 부르짖으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앞장서겠다던 MS가 당초 계획만큼 하드웨어 제조사들을 지원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매출 감소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렇듯 타블렛 PC가 당초의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는 하나 최근 센트리노 플렛폼을 탑재한 타블렛 PC가 하나 둘 출시되고 있으며 후지쯔 T3010도 센트리노 플랫폼을 탑재한 컨버터블형 Tablet 타블렛 PC 중 하나이다. 과연 Tablet PC가 초기의 불안한 출발의 기우를 떨쳐버리고 Post PC 시장의 주역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려 21세기 초, 인류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기술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후지쯔 T3010의 리뷰를 통해 그 가능성을 함께 점쳐보도록 하자.
T3010의 외형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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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Book T3010의 외관은 후지츠의 서브노트북 시리즈 S 시리즈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상판과 본체부의 모습은 기존의 S6120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느껴질만큼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후지츠는 유사성을 가진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통일성을 강조하면서도 각각의 제품군에 그들만의 특징을 강조하여 '제품 독립성'을 유지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창조적인 독립성이 점점 줄어들면서 '식상함'을 호소하는 유저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는 앞으로 후지츠가 풀어가야 할 가장 큰 문제점일 것이다. T3010은 가장 최근에 발매된 Tablet PC 이자 새로운 컨셉의 PC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제품 디자인과 일치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새로운 구조와 설계가 적용된 최신 제품'이라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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