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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리뷰 제품의 사양과 실제 판매되는 제품의 사양 간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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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 딜레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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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1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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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시
: 2002-08-20 오후 7:48: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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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란 참 묘한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 매순간순간 '숫자'라는 넘에 얽매여 살고 있다. 매일 아침 출근을 위해 일어나야 하는 시간도 숫자로 되어 있고 바쁜시간 직장까지 나를 데려다 주는 버스도 숫자로 구분되어 있다.
매달 받는 카드 명세표의 숫자는 우리를 울렸다 웃겼다 하고 늘 들여다보지만 여전히 늘지 않고 줄기만 하는 예금 통장 잔고도 숫자로 되어 있다. 어디 그뿐인가... 시집, 장가 못간 올드 피플들은 매년 쌓이는 자신의 나이 - 역시 숫자- 가 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숫자는 참 묘하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아라비아 숫자(상용 숫자)는 사실은 인도에서 발명된 것이라고 한다. 로마 숫자가 유명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숫자를 발명한 나라가 로마인줄 알고 있지만 그건 큰 오해다. 더구나 로마 숫자에서는 상용숫자에서 없어서는 안될 '0'도 없다.
이 '0'은 어느 때인가 아라비아 상인들에 의해서 사용되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재밌는건 이렇게 우리 생활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숫자'를 누가 발명했는지, 언제 발명되었는지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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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때문에 우리는 참 많이도 속고 산다. 가장 흔히 속는건 상업 광고에서다. 90만원대요! 라고 해서 가보면 99만9천 9백원이다. 100만원에서 100원 빠졌지만 90만원 대는 90만원대다.
뭐 이 외에도 각종 할인 혜택 적용률, 할부 이자 적용률 심지어는 리터당 자동차 연비까지 업체측에서 제공하는 그럴듯한 숫자놀음으로 우린 늘 속으면서 살고 있다.
숫자로 사람을 속이는건 상업계만이 아니다. 언론도 자주 우리를 속인다.
그 예가 이번 월드컵의 다음과 같은 기사이다.
2002 한.일 월드컵 대회에서 한국전이 벌어진 7차례의 `길거리 응원'에 나선 `붉은 인파'가 전 국민의 47%에 이르는 연인원 2천193만명인 것으로 추산됐다. 경찰에 따르면 `길거리 응원' 인파는 지난 4일 폴란드전 50만명, 미국전 77만명, 포르투갈전 279만명, 이탈리아전 420만명, 스페인전 500만명, 독일전 650만명,터키전 217만명 등 모두 2천193만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면서 이번 월드컵에 전국민의 절반이 길거리로 쏟아져나와 한국을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고 주장했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었던 일이었다고 말이다.
음... 길거리 응원단이 총 2천 193만명이었다고? 우와!!! 진짜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이네?
정말 그랬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뉴스 보도를 조금만 유의해서 보면 이건 새빨간 거짓말임을 금방 알 수 있다.
길거리 응원단으로 집계된 2천193만명은 단 1번의 경기에서가 아니라 7번에 걸친 전 경기에 걸쳐 길거리로 나온 사람을 모두 합친 숫자이다. 즉 철수라는 사람이 한국이 경기를 한 7번 동안 모두 길거리로 나왔다면 철수가 7명이 돼버린거다. 정확히 계산하려면 2193만명을 7회로 나눠야 한다. 그러면 고작 313만명이 조금 넘는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는 우리 국민의 약 7%에 해당한다.
어떻게 7% 가 전국민의 절반인 47%로 둔갑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도 이 문제를 걸고 넘어가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만큼 숫자는 속임수의 천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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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숫자놀음에 가장 많이 놀아나는 사람들이 있으니 다름 아닌 컴퓨터 사용자들이다.
"이 제품은 자그마치 인텔 팬티엄 4 2GHz를 달고 나왔기 때문에 무지하게 빠릅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요렇게 쌉니다!!"
이런 광고를 한참 보고 있던 김씨는 이렇게 생각한다. '오~! 2GHz라면 내가 쓰는 1GHz의 컴퓨터보다 2배는 빠르다는 말이로군!'
결국 이런 생각에 집에 있는 6개월도 안된 멀쩡한 컴퓨터를 헐값에 처분하고 있는돈 없는돈 털어 두 배나 빠를 것 같았던 팬 4 컴퓨터를 산 김씨.. 결과는 이전 것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걸 알게되고 적잖게 당황하게 된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컴퓨터 제조사들의 허울 좋은 숫자 놀음에 속아넘어갔기 때문이다.
사실 CPU 클럭의 과열 경쟁으로 근 2년간 CPU는 엄청난 속도의 성장을 거듭했다. 약 3-4년 전에만 해도 100NHz가 빨라지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1년 정도였다. 그런데 요즘들어 CPU 클럭의 발전 속도는 그 끝을 알 수 없을만큼 빠른 속도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얼마전 PCMagazine에 보니 한 CPU개발 관련 업체 엔지니어가 말하기를 나도 CPU 발전 속도가 때때로 무섭게 느껴 진단다..
그런데 문제는 CPU의 놀라운 발전 속도가 아니라 컴퓨터는 무조건 CPU의 속도에 따라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는 것처럼 일반인들을 오해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CPU가 컴퓨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알다시피 컴퓨터는 CPU, 메인 보드, 램, 하드디스크, 그래픽 카드, 사운드 카드, 랜, 광학 드라이브, FDD와 같은 자기 드라이브 등의 다양한 부품들이 유기적으로 동작하는 통합기기이다.
컴퓨터에서 CPU(Central Processing Unit) 가 가장 핵심 부품으로서 각종 명령을 수행하고 주변 장치들을 통제하는 등 인간에게 있어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의 두뇌가 신체의 일부분에 불과하듯 CPU도 컴퓨터를 이루는 부품중 하나에 불과하다.
'아이디어가 아무리 훌륭해도 그것을 실행할 사람이나 자금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듯 CPU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CPU의 연산 결과를 사용자가 판독가능하게 출력해주는 나머지 주변 장치들이 그 속도를 감당해 낼 수 없으면 그것 또한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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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CPU 속도 전쟁에 불을 당긴 AMD XP
사실 CPU 클럭만 변태적으로 발전을 거듭한 결과, 메인보드, 메모리, 하드 디스크, 그래픽 칩셋 등과 같은 부품들의 데이타 처리 속도는 CPU에 비해 형편 없이 느린 거북이들이 돼버렸다.
메인보드의 경우 가장 최근에 발표된 845 칩셋의 시스템 버스 클럭이 400MHz로 여전히 CPU 속도의 4/1도 안되며 그래픽 램의 경우 이제 겨우 300MHz 정도의 클럭에서 버벅거리고 있다.
그래도 이것들은 약과이다. CPU의 빠른 속도의 가장큰 걸림돌은 바로 하드디스크이다. 스핀들 모터의 회전속도가 가장 빠르다는게 10000RPM이다.
CPU는 불과 2년 동안 3-4배의 성장 속도를 보였건만 이넘의 하드디스크는 그때나 지금이나 저장 용량과 인터페이스상의 속도 증가 빼고는 달라진게 별로 없다. 그러니 아무리 팬티엄 4 2.5GHz의 초고속 CPU가 장착된 컴퓨터를 구입한들 체감속도는 기대치에 형편없이 못미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일반적인 상황에서 CPU가 컴퓨터의 전체 처리 속도를 좌지우지하는 비율을 따져보면 후하게 계산해도 20%가 될까말까다.
그렇기에 컴퓨터를 팬티엄 3 1GHz사양의 셋트에서 팬 4 2GHz셋트로 업그레이드 한다 할 때 'CPU가 두 배로 빨라졌기 때문에 100%의 속도 증가가 있을 것이다..' 라고 단순하게 계산 했다가는 큰코를 다치게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팬티엄 4 칩셋은 클럭당 데이타 처리 능력에 있어서 팬티엄 3 투알라틴 칩셋보다 상당히 뒤지는 결과를 나타냈다. 즉 클럭이 두배로 증가했다고해서 CPU 빠르기도 똑같이 2배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 맞는 계산은? 메인보드, 램, 하드 등의 부품 처리 속도가 일부 향상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팬티엄 4 2GHz 컴퓨터 셋은 팬 3 1GHz 컴퓨터 셋에 비해 - 사용되는 부품간에 격차와 수행하는 작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 최고 30% 이상의 체감 속도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격차는 단순 사용자들, 이를테면 워드나 웹서핑, 영화감상 등 컴퓨터를 기초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 더욱 더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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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필자가 아무리 침튀어가며 열변을 토해봤자 혹자는 그래도 팬티엄 4 2GHz가 달린 컴퓨터면 얼마나 빠를까... 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긴 어려울게다.
하긴 필자도 얼마전 쌩쌩 잘돌아가던 팬 3 800의 테스크탑을 서브로 앉히고 팬티엄 2.2GHz의 데스크탑셋을 들여놨으니 큰소리 칠 자격이나 있겠는가...
어쨌든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숫자라는 넘은 참으로 요상한 넘이다.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으니 말이다.
그저 바라는게 있다면 더 나이 먹기 전에 은행의 예금 잔고 숫자나 쑥쑥 올라갔으면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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