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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엽기’라는 단어가 인터넷을 뒤덮기 시작했다. 초창기만해도 ’엽기’라는 단어는 ’그로테스크’하고 기괴한 장면이나 물건들에 조심스럽게 사용되었지만 보통명사화 되어버린 지금에 와서는 조금만 특이하고 조금만 별스럽다고 느껴지는 것들에는 어김없이 ’엽기’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이 거의 관례처럼 되어버렸다.
이런 이유로 늘 새롭고 혁신적인 모델링을 시도하는 소니 바이오 노트북에는 일반 유저들로부터 ’엽기’노트북이라는 닉넴임을 지닌 모델이 몇 가지 있다. 엽기라는 말을 제일 처음 들었던 기종은 노트북에 68만 화소의 디지털 캠코더를 결합시킨 GT시리즈였다.
컨셉 자체가 독특하기도 했지만 가장 놀라웠던 것은 6.4인치의 손바닥만한 액정에 XGA(1024*768)에 해당하는 해상도를 구겨넣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노트북으로서 혹은 디지털 캠코더로서 분명한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던 어눌함 때문에 GT시리즈는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제품화한 과감한 소니’라는 평가를 남기고 시장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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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두번째 '엽기 노트북'이라는 닉네임을 얻은 기종이 바로 바이오 GRX이다.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단연 16.1인치라는 초대형 액정이 탑재되어 있는 최초의 노트북이기 때문이다.
물론 Gateway사의 600시리즈도 15.7인치 액정과 4Kg에 달하는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지만 노트북 PC의 액정의 크기가 16인치를 넘긴건 GRX 시리즈가 처음이다.
하지만 단순히 크게 만들었다고 해서 특별한 노트북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노트북의 액정 크기가 커지게 되면 당연히 노트북의 덩치도 커지고 무게 역시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이동성이 크게 약화되어 '모바일 PC'라는 원래 노트북이 지니는 목적에서 크게 어긋나게 되며 전력소모가 심한 대형 액정으로 인해 외부에서 배터리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도 극히 제한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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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노트북을 평가하면서 가장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표현이 있는데 바로 '이 모델은 데스크탑 대체용 모델....' 등과 같은 표현이다.
요사이 노트북의 성능이 괄목할만큼 향상되어 데스크탑과의 성능 지수를 점차 좁혀가고 있기 때문에 데스크탑 대신 노트북 PC를 이용하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나 데스크탑과 노트북은 엄연히 사용 용도에 있어서 넘을 수 없는 경계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유행하고 있는 '데스크탑 대체용'이라는 말은 제조사들에게 일종의 면죄부를 주어 노트북이 크고 무겁다면 노트북으로서의 본연의 기능인 이동성이 떨어지거나 외부 전원인 배터리의 성능이 좋지 않아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식으로 사용자들을 오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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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의 크기가 용도에 따라 커질수도 있고 작아질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노트북은 모바일 PC로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난 다음 노트북을 데스크탑 대체용으로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이동중에 사용할 것인지는 사용자들의 활용도에 따른 문제인 것이다.
그럼 GRX52G/B(이하 GRX52)의 외형을 살펴보도록 하자.
GRX52의 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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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X를 박스에서 꺼내게 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결같은 반응을 나타낸다.
"와~ 정말 크다!"
16.1인치 액정을 탑재한 노트북답게 GRX52는 노트북계에서 최고 덩치를 자랑한다. GRX52는 큰 덩치에 걸맞게 차분한 검회색계열로 도장되어 있다. 상판 재질은 마그네슘 합금이며 색이 짙기 때문인지 기존의 ’기스대장’으로 불리우던 GR 시리즈에 비해 표면강도는 강해 보인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상판 넓이가 워낙 넓어서인지 4.4cm의 적지않은 두께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치 서브 노트북처럼 상당히 슬림(?)해 보인다는 것이다.
상판 디자인은 기존의 GR시리즈와 동일하다. 중앙부에 음각된 바이오 로고가 보이고 그 아래엔 "SONY" 제품임을 알리는 상표가 부착되어 있다.
노트북의 크기를 고려하여 GR에 비해 짙은 검은색 계열의 칼라를 사용하였는데, 덕분에 상판을 열어 액정의 크기를 보기 전까지는 그리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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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판을 열어보자.
상판 전면부 중앙에 있는 고정 레버를 오른쪽으로 밀면 본체와 상판을 고정시켜주는 두 개의 고리가 움직이면서 상판이 들린다. 노트북이 큰 만큼 상판을 고정시켜주는 고리도 무척이나 크다.
GRX52의 상판을 열면 대문짝(?)만한 액정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액정을 감싸고 있는 베젤이 얇고 노트북 본체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 등이 그 크기에 있어서 일반 데스크탑용 LCD 모니터의 16인치와는 차원이 달라보이게 한다.
체감 크기로 따지자면 19인치 CPT 모니터에 해당하는 초대형 사이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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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현
